月刊 아이러브 PC방 12월호(통권 397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안녕하세요’란 인사가 무색하게, 저 2023년은 12월호를 마지막으로 제 할 일을 마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려 합니다. 이게 올해가 다 지나도록 저를 소개하지 않고 어영부영 넘어가려 한 정가놈 탓입니다. (소개할 생각 없었는데요) 저저 버르장머리 좀 보세요. 그나마 저번에 트랜지스터 삼촌이 한 번이라도 언급 안 해줬으면 그냥 까먹고 넘어갔을 놈이라고 저게.

뭐 아무튼 지난달 일 마무리하고 나도 좀 쉬려는데, 트삼촌이 슬쩍 언질을 줍디다. “그래도 다음 달이면 마지막인데 송년회라도 해 어떡해?” 내가 사람도 아니고 어차피 2024년 딱 되자마자 사라질 운명인데 거창하게 송년회는 좀 그렇고, 올해 일기 좀 쓰신 분들 중 몇몇한테 송년사 좀 받아봤습니다. 이 정도는 괜찮지? (안 괜찮아도 그냥 하실 거잖아요) 그거야 그렇지. 그러니까 잘 듣고 지면에 잘 받아적기나 하라고.

(모니터 스탠드는 없네. 안 만나셨어요?) 그놈 그거 결국 1년 가까이 창고에만 있다가 정신줄 놓고 자기가 TV 스탠드라며 LG, 삼성 나오라고 난리를 쳤대요. (저런… 가엾게도…) 그래서 스탠드한텐 송사를 못 받았고, 또 SATA 포트 아가씨는 못 참고 다른 HDD랑 또 바람피우다 걸려서 커넥터랑 소송 중이래. 옆에 USB 포트가 오지랖 부려서 도와주는 모양이더라고. (나 참 별… 그러면 누구누구한테 받으셨어요?) 밑에 보면 알잖아! (혹시 제가 성질나는 인상인가요? 왜 다들 나만 보면 성질을 못 부려서 안달일까!)

트랜지스터 - 에 또, 우리 2023년 선생이 저물어가신다고 하니 슬프면서도 감회가 새롭습니다. 지금도 인간들은 우리를 더 작게 만들어 옆 트랜지스터 코털 두께도 잴 수 있게 하려고 합니다만, 그래도 시간은 흐른다고, 2023년이 얼마 남지 않으니 그래도 올 한해 잘 버텼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내년에는 AMD인가 그 친구가 공정을 4㎚까지 줄인다고 하는데, 어찌됐든 잘 버텨봐야죠. 올 한해 수고하셨습니다.

가상 7.1채널 - 벌써 올해 다 가고 2023년도 이제 끝이네~ 음향기기는 올해나 내년이나 딱히 별일 없겠네~ 근데 커버 낡고 더러워진 건 해 바뀌면 좀 갈아줬으면 좋겠네~ (어휴 여전히 정신없으시네) 딱히 할 말 없는데 뭘 말해달라는건지 모르겠네~  우리 여전히 바쁜데 송사고 자시고 귀찮은데~ 뭐 아무튼 간다니까 잘 가란 말 한마디는 남기네~ 2024년에는 9.1채널쯤 나오려나 모르겠네~

시스템 책상 - 음,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난 경쟁자가 별로 없어서 경계심이 좀 풀어지긴 했는데, 저번에 일체형 책상이 시장에서 활약하는 걸 봤더니 나도 뭔가 좀 불끈불끈하더라고. 2023년 선생이 한해 동안 여기저기 협잡질을 열심히 해준 덕에 나도 소재라던가 형태라던가 등등 뭔가 개선해볼 여지가 좀 생긴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선 뭐 2023년도 수고 좀 했단 소리지. 고생 많았소. 내년엔 나도 진화 좀 해서 더 나은 책상이 돼야지.

서빙로봇 - 아니 2023년 아저씨한테 말고, 이거 받아적고 있는 기자놈, 나좀 봅시다. (저요? 왜요 바쁜데) 하! 저번에 11월 13일에 당신이 쓴 기사 말이야, 내가 지금보다 더 나아져야 PC방 사장님들이 날 볼거라면서! (맞잖아요. 그래서 만드는 사람들한테 이렇게 저렇게 좀 개선해보세요 하는 식으로 쓴 건데) 그게 하루이틀에 되는 일이냐고요! 가뜩이나 요새 나 찾는 일이 줄어서 속상한데 살살 좀 합시다! 2023년? 가던지 말던지! (저게 진짜)

웹캠 - …뭐 2023년이 아니라 5년 전에도 나 찾는 사람은 없었는데 이제 와서 올해가 잘 가네 마네 해봐야 딱히 달라지는 것도 없는데 굳이 송년사를 해줘야 하나 싶은 생각도 드는데 그래도 한번 가면 끝인 사람, 아니, 해를 그냥 이러고 보내는 것도 좀 거시기하고 어떤 말을 해줘야 하나 고민은 되는데 딱히 할 말은 없고 (저기요, 말이 어디가 시작이고 끝인지 모르겠는데 일단 시작이든 끝이든 하셔야) 그래요 뭐… 가세요… (이게 송사야 장송곡이야)

열 - 부탁을 받긴 했는데, 나야 겨울이 좋은 존재라서 겨울이 길었으면 하는 마음인데, 한해를 기준으로 하면 추운 날이 시작할 때쯤이면 해가 끝나잖아요? 그래서 어차피 내가 잘 보여야 하는 해는 가는 해가 아니라 오는 해라 이 말이에요. (이야 라인 탈 줄 아시네) 하하 어차피 길어도 2개월이면 가는 해를 뭐 잘 가라 할 필요 있나요? 오는 2024년 형님한테 올 한해 잘 부탁드립니다~ 하는 게 나한테는 더 나은 (너 이리와봐) 에고 들으셨네 하하 저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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