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PC방 프리미엄 혜택을 일반 가정으로 유출하고 있는 VPN 서비스의 근절이 본격적으로 공론화되기 시작한 해다. VPN 서비스가 시작된 지 8년 만이다. 이에 그동안 PC방 업계에서 VPN 근절을 위해 어떤 움직임이 있었는지, 근본적인 해결책은 무엇인지 알아봤다.

8년 전에 처음 등장한 VPN
PC방 프리미엄 혜택을 일반 가정으로 유출하는 일명 VPN은 2007년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는 PC방과 게임사가 PC방 유료과금 및 정책 등에 대한 갈등이 어느 정도 진정국면으로 접어들고 PC방 프리미엄 혜택이 점차 강화되기 시작하던 때다.

당시 이 같은 문제가 불거졌음에도 PC방 업계에서는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PC방의 상황이 지금처럼 어렵지 않았기 때문이다. 출시하는 신작 게임마다 흥행을 거두면서 집객에 기여했고, VPN 업체의 수나 규모가 크지 않아 지금처럼 심각한 상황을 예상하지 못한 것이다.

2014년 업계 최대 이슈로 부상
이 같이 문제점을 인식하고도 방치해 뒀던 VPN 서비스는 2010년 이후부터 그 규모가 급속히 커지기 시작했다. 보다 전문적으로 VPN 서비스 서업을 진행하는 업체들이 등장했고 게임유저들의 이용률도 크게 증가했다.

PC방 업주들이 VPN 서비스로 인한 고객 감소 현상을 체감하기 시작한 것은 2014년이다. PC방 업계 전체에 매출 감소 현상이 두드러졌고, 그 원인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전면금연화, 모바일 게임시장 성장 등과 함께 VPN 서비스가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많은 PC방 업주들은 고객들로부터 집에서 VPN 서비스를 통해 PC방 프리미엄 혜택을 받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고 실제 PC방 고객 수는 크게 감소했다. PC방 업주들의 무관심 속에 심각한 수준까지 시장이 커진 것이다.

공론화 나선 PC방 단체
이처럼 문제가 심각해지자 2015년에 PC방 단체에서 본격적으로 문제 제기에 나섰다. 한국인터넷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이사장 임순희, 이하 콘텐츠조합)이 PC방 업주들로부터 제보를 받아 게임사에 VPN 업체 목록을 전달하고 제재를 요청하기 시작했다.

콘텐츠조합은 게임사 관계자, 통신사 관계자 등과 간담회를 개최하면서 VPN 업체 근절을 위해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게임사가 자발적으로 VPN 업체를 제재하던 차원에서 더 나아가 처음으로 PC방 업계가 주도적으로 VPN 퇴출에 나선 것이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PC방 업주들의 적극적인 참여였다. 콘텐츠조합은 홈페이지와 PC방 커뮤니티 등에서 PC방 업주들로부터 VPN 업체에 대한 제보를 상시적으로 받기 시작했다. 이에 지금까지 게임사에 제재를 요청한 VPN 업체 수만 60여 곳에 이른다.

가시적인 성과, 움츠러든 VPN 시장
VPN 업체 근절을 위한 행보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이후 VPN 시장은 눈에 띄게 축소됐다. 우선 PC방 업주들의 꾸준한 모니터링에 힘입어 새로 등장하는 VPN 업체들마저 게임사에 꾸준히 제재 요청이 이뤄져 왔고 인기 게임들의 프리미엄 혜택 재판매가 중단되기 시작했다.

게임사의 본격적인 제재가 이뤄지자 VPN 업체들은 운영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서비스 중단을 선언했다. 특히 1세대 VPN 업체들이 줄줄이 시장에서 철수하는 등 시장 규모가 급속도로 축소됐다.

하지만 여전히 가야할 길은 멀다. 아직도 VPN 업체 제재는 게임사 약관 위반에만 의존해야 하며, VPN 서비스를 이용 중인 게임유저에 대한 제재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아 신생 업체가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고 이를 이용하는 게임유저들 또한 여전하다.

이 때문에 2016년에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PC방 업계의 최대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론화를 통해 소기의 성과를 거뒀지만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하지 않는 한 모니터링과 제재가 반복되는 지루한 공방전이 이어질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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