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특정다수가 이용하는 PC방 업종의 특성 상 응대해야할 손님 중 업주의 인상을 찌푸리게 만드는 손님도 적지 않다. 이런 꼴불견 손님 중에서도 ‘진상’ 손님과 ‘먹튀’ 손님은 PC방 업주들 사이에서 단연 최고의 화젯거리임에 분명하다.

여러 꼴불견 손님 유형 중에는 ‘진상’, ‘먹튀’ 외에도 '얌체'가 있다. 이들은 ‘진상’이나 ‘먹튀’처럼 매장의 분위기를 저해하거나 업주의 분노를 유발하지는 않지만 하는 행동이 왠지 얄미운 그런 손님이다.

얌체는 그 유형도 여러 가지다. 먼저, 대표적인 유형으로 화장실 및 난방기 등을 이용하고 매장을 떠나는 ‘생리형 얌체’가 있다. 이들에게 PC방은 생리적 욕구를 해결하거나 추위를 피할 수 있는 장소일 뿐 요금을 지불하고 PC를 사용해야 하는 업소라는 인식이 부족하다. ‘생리형 얌체’가 업주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이유는 단순히 매출에 도움이 되지 않아서가 아니라 양해를 구하지 않고 필요한 욕구만 충족시키면 된다는 이기주의  때문이다.

비슷한 유형으로 ‘거지형 얌체’도 있다. 이들은 생리적 욕구해결에 급급한 ‘생리형 얌체’와 비슷한 듯 다른 유형으로, PC방을 자선단체로 여기는 손님 유형이다. 매장에 놓인 방향제, 티슈, 핸드폰 충전 케이블 등의 비품을 가져가고, 커피, 라이터 등을 무료로 제공하지 않으면 투덜거리기도 한다. 최근 한 PC방 커뮤니티에는 1.8L 용량의 물통 2개를 들고 찾아온 손님이 매장 정수기에서 물을 가득 받아 갔다는 게시물이 올라오기도 했다.

다음으로 ‘게이머 얌체’도 업주가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얌체 손님이다. PC방이 ‘거지형 얌체’에게 자선단체라면 ‘게이머 얌체’에게는 아이템 창고다. 이들이 PC방을 찾는 목적은 PC 이용이 아니라 PC방 업주가 제공하는 쿠폰을 받아 이를 활용해 게임 아이템으로 바꾸는 것이다. 때문에 매장에 채 1시간도 머무르지 않으면서 여러 장의 쿠폰을 요구하는 경우가 태반이라 업주들에게 얄미운 손님일 수밖에 없다.

‘클로킹 얌체’도 빼놓을 수 없는 유형이다. 이들은 ‘일시정지’ 상태를 장시간 유지하거나 이용요금을 내지 않은 채로 좌석만 차지하고 앉아 있는 손님이다. ‘클로킹 얌체’라는 이름은 한 PC방 업주가 이들은 육안으로는 확인할 수 있지만 매출 상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스타크래프트> 유닛의 투명 능력, ‘클로킹’에 빗댄 것에서 유래되었다. 이들은 운영에 별 도움이 안 되니 제재를 가해야 하지만 손님의 PC방 이용에 제약을 두는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어 제재가 조심스러운 유형이다.

이런 얌체 손님과 관련해 한 PC방 업주는 “다년간 PC방을 운영하면서 수많은 ‘먹튀’, ‘진상’ 손님을 상대하다보니 내성이 생겼다”며 “이제는 ‘얌체’ 손님이 귀엽게 보이는 수준에 이르렀다. 장기간 PC방을 운영한 업주들은 내 말에 공감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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