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0대 규모 PC방은 중국 PC방을 연상케 한다(이미지=중국PC방)  
- 연이은 초대형 PC방 등장 이슈, 이번에는 부평에 PC 500대 규모 PC방 오픈

지금으로부터 1년 전, 서울 지역 PC방 업주들을 바짝 긴장하게 만든 사건이 있었다. 서울에서 최대 규모인 PC 412대 ‘C PC방’이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해당 PC방이 오픈할 당시 시간당 이용 요금을 300원으로 책정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현재, 이번에는 인천과 부천 지역 PC방 업주들이 초대형 PC방의 오픈 소식에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서울 ‘C PC방’의 경우 서울에서만 최대 규모지만, 최근 인천 부평역 인근에 오픈한 것으로 알려진 ‘E PC방’은 PC 대수가 자그마치 500대 규모라고 전해졌다.

이 같은 공룡 PC방의 출현은 사실상 지방에서부터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대전 지역에서 PC 대수 400대 규모로 오픈한 ‘O PC방’이 실질적인 공룡 PC방의 시대를 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부평에 새로 오픈한 ‘E PC방’도 ‘O PC방’의 직영점이다.

과거 대전에서 ‘O PC방’이 오픈할 당시 ‘O PC방’은 전국 최대 규모로 유명세를 타면서 동시에 PC방 업계에서는 악명 높은(?) PC방 프랜차이즈로도 불렸다. 그 이유는 큰 규모를 무기로 전형적인 박리다매 형식의 저가정책을 강행해 인근 PC방 상권을 초토화 시켰기 때문이다.

1년 전, 서울 중랑구 망우동에 출현한 ‘C PC방’ 역시 같은 이유로 악명(?)을 떨치기는 마찬가지였다. ‘C PC방’ 인근에 위치한 160대 규모의 ‘A PC방’이 요금을 500원으로 인하하자, 이에 자극을 받은 ‘C PC방’은 300원으로 요금을 책정한 상태로 매장을 오픈했다.

당시 서울 최대 규모의 ‘C PC방’과 대형 PC방인 ‘A PC방’의 출혈경쟁은 서울 지역 PC방 업주들을 극도의 긴장상태로 몰고 갔다. 이 사태를 중재하기 위해 인문협 임원들이 발 벗고 나서기도 했었다. 현재 ‘C PC방’은 600원의 요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대형 PC방 간 출혈경쟁이 소형 PC방에 주는 압박은 엄청났다. 인근지역의 한 거주자는 “‘C PC방’이 오픈하고 출혈경쟁이 이어지자 최근까지 인근에 3~4개의 PC방이 문을 닫았다”고 언급했다. 그렇다고 해서 두 대형 PC방이 큰 이익을 내고 있는 것도 아니라는 소식이 파다하다.

중랑구의 한 PC방 업주는 “기존에 있었던 ‘A PC방’이 ‘C PC방’의 출현으로 매출에 타격을 입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C PC방’도 오픈 이후 1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큰 이익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들었다.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1년이다. ‘C PC방’의 PC 업그레이드 시기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인근의 업주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부평에 새로 오픈한 전국 최대 규모의 PC방은 PC 대수 규모가 500대라고 홍보하고 있지만, 정작 실제 운영 규모는 360여대인 것으로 파악되었으며, 현재는 나머지 PC 대수를 늘리기 위해 건물주와 협상을 진행 중인 상황이다. 실제 전국 최대 규모 PC방으로 등극하기에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투자자들의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시간이 앞당겨 질 가능성도 있다.

아직까지 PC 대수가 500대는 아니지만, 이 소식을 접한 PC방 업주들은 벌써부터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인근의 중소형 PC방 업주들을 걱정하는 경우가 많았고, 파급효과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의견들도 많았다. 이러다가 자칫 유행처럼 전국에 500대 규모의 PC방이 대거 출현해 주변 상권을 흡수하는 것 아니냐며 긴장하는 모습도 역력하다.

한 PC방 업주는 “500대 규모라면 반경 10km 상권은 직접적인 영향권 아래 놓일 것으로 예상되고 크게는 인접한 다른 도시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규모와 저가정책으로 밀고 나오면 정말 당해낼 요량이 없기 때문에 50~60대의 생계형 PC방들은 적잖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한국인터넷PC방협동조합 최승재 이사장은 “자본주의 사회에 초대형 PC방의 출현은 막을 수도 없고, 딱히 비판할 수도 없다. 하지만 가격파괴를 시도한다는 것은 큰 문제다. 분명 또 다른 대형 PC방이 출현해 그 보다 낮은 이용요금을 받을 것이고, 이 같은 문제가 반복되면서 끝을 알 수 없게 될 것이다. 초대형 PC방은 시대의 흐름이라 어쩔 수 없다지만, 저가정책만큼은 우려스럽다”며 대형화보다 더 큰 문제로 저가정책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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