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S, PC방을 대상으로 수신인 문화체육관광부로 적혀있는 공문 발송
- PC방 업주들, “압박용 공문, 상업적인 의도에서 철저히 계산된 행위”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는 최근 수신인이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광부)로 적혀 있는 공문을 PC방에 발송하고 있다. 문광부 주무관과 사무관의 실명이 적혀있던 지난 공문과 똑같은 내용의 공문이라 PC방 업계에서는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PC방 운영체제의 정품 소프트웨어 정책 안내’라는 공문은 지난 9월, 수신인란에 문광부 저작권보호과 담당자의 실명이 노출되어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문광부에서는 의도를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고, MS에서는 실명이 노출된 것은 공문 발송 담당자의 실수였다고 과오를 인정했다.

하지만 지난 10월 중순부터 최근까지 PC방에 발송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같은 공문에는 수신인란에 ‘문화체육관광부’라고만 적혀있다. 해당 공문은 문광부 관계자들의 실명이 빠진 것 만 빼곤 줄 바꿈이나 띄어쓰기조차 같다. 말 그대로 같은 공문인 셈이다.

이에 대해 문광부 관계자는 황당하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공문에서 실명이 거론된 바 있는 담당 공무원은 “지난번 공문이 발송된 이후 MS에 문의를 시도 했지만, 담당자와 연결이 되지 않았다. 같은 공문이 PC방에 또 다시 발송되고 있다는 사실이 황당할 따름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해당 공문은 문광부가 저작권자의 입장을 업무에 참고하기 위해 받은 것이다. 문광부는 MS의 어떤 의도에도 관련되지 않았다. 해당 공문이 반복적으로 PC방에 발송되고 있기 때문에 담당 공문원의 실명이 거론된 점에 문제는 없는지 검토를 진행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반면 MS는 이번 공문발송이 특별히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MS 관계자는 “지난번 공문에 실명이 거론된 것은 실수가 맞다. 하지만 문광부에서도 MS의 저작권 개념을 참고하고 있다는 점을 PC방 업주들에게 안내하기 위해 공문을 발송한 것이다. 과거에도 수신인이 문광부로 되어 있는 저작권 관련 공문을 PC방에 발송한 적이 있다”며 과민한 반응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PC방 업주들은 무척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문광부가 MS의 저작권 개념을 인정했다는 것인지, 문광부와 MS가 전략적 제휴관계에 있다는 것인지, 공문을 발송한 MS의 정확한 의도와 공문의 의미가 무엇인지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MS가 PC방에서 윈도우즈7 판매량을 늘리기 위한 업주 압박용 공문이 아니겠냐는 이야기가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문광부는 단순히 공문의 내용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한 것 뿐이지만, MS에서 수신인이 문광부로 되어 있는 공문을 의도적으로 PC방에 발송함으로써, MS의 정책이 문광부의 정식 승인을 받았다는 의미로 확대 해석되는 등 오해의 소지도 다분하다. 이는 상업적인 의도와 계산이 깔려 있다는 업주들의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한국인터넷PC방협동조합은 MS의 PC방 O/S 정책이 불합리하다며 집단 소송을 준비 중이다. 최승재 이사장은 모든 법적, 물리적 수단을 동원해 MS에 대응하겠다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으며, 협동조합 홈페이지(www.cpik.or.kr)에서는 MS로부터 고소고발을 당했거나 부당한 처우를 받은 PC방 업주들의 사례를 모집하고 있다.

   
 

▲ 꾸준히 PC방에 발송되고 있는 공문, 수신인이 문화체육관광부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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