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에 걸친 개발과 높은 기대를 모아온 <리니지이터널>의 첫 비공개시범서비스(이하 CBT)는 무엇을 남겼을까.

우선 <리니지이터널>은 게임 자체만 놓고 본다면 제법 괜찮게 만들어진 온라인게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니지이터널>은 테스터들과 그들의 영상과 평가를 접한 게임 유저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오래 만들면 성공 가능성↓
게임을 오랫동안 만들면 성공할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사실을 재인식시켜줬다. 6년에 걸쳐 개발된 만큼 6년 전에 내다본 미래 트렌드와 현재 유저의 트렌드가 맞아떨어질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개발기간이 길어진다는 데에 기인한 기대감이 커진 부분도 실망이 커진 결과로 이어졌다.

이제 고사양, 뛰어난 체험성이 중요해진 온라인게임
기술 발전도 한 몫 한다. DirectX 9.0c 기반은 <리니지이터널>에 큰 족쇄가 됐다. 윈도우10 자체가 없던 6년 전과 윈도우10이 게이밍 PC의 과반을 초과한 현재는 엄연히 다른 현실이다.

유저에게 소위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달라진다. 당연히 ‘게임 내에서 할 수 있는 체험성’도 달라진다.

유저 혹평에 주가 총액 6,800억 가까이 증발
신작 공개 소식임에도 불구하고 3일 연속 주가가 하락세를 보였고 4년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주가 총액이 하루 만에 5천억 원 넘게 하락했고, 1차 CBT 시작 직전인 11월 29일과 비교해서는 12월 5일에는 6,778억 원 가량 감소했다.

1차 CBT에서 주가에 이만큼 영향을 준 것은 흔치 않은 사례다. 그 만큼 오랫동안 개발된 데다가 이름값에 의한 기대도가 높았다는 방증이다. 반대로 유저의 취향에만 맞출 수 있다면 소위 ‘대박’을 낼 수 있는 유저풀이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추억은 강하다
최근 게임사들이 기존 인기 문화 콘텐츠의 IP를 확보하는데 혈안이 된 배경과 궤를 같이 한다. 추억과 감성을 팔겠다는 것인데, 이게 의외로 효과가 크다. 지난 지스타2016에서 스타워즈, 레고, 아톰 등의 IP를 활용한 신작들이 큰 반향을 일으킨 것처럼, 한국형 MMORPG의 기본형이라 할 수 있는 <리니지>에 대한 향수는 의외로 짙다는 것이 확인됐다. ‘옛날 생각난다’는 테스터들의 평가가 많아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지금이 매수 기회’라는 역발상도 나오는 만큼 여전히 기대와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이제까지 탄탄한 성공 신화를 써온 엔씨소프트이기에 3차도 아닌 이제 1차 CBT에서 예단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개발팀은 인터뷰를 통해 한국 게임 시장 흐름과 온라인게임이라는 키워드에 좀 더 집중해서 체감성을 높여나갈 의중을 내보였다. PC방을 통한 유저 커뮤니케이션과 마케팅의 중요성도 인지하고 있다. 진정한 기회와 위기는 다음 2차 CBT에서 어떤 콘텐츠를 들고 나오는가, 또 어떤 마케팅 스탠스를 취하는가에 따라 명확히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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