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손님의 PC 이용 형태에 깊은 관심을 갖는 업주들은 손님들이 설치하는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기 마련이다. 손님이 별도의 프로그램을 설치한다는 것은 PC방 PC에 손님이 원하는 콘텐츠가 준비되어 있지 않다는 반증으로, 기민한 업주는 손님들의 이러한 취향을 파악해 매장의 경쟁력으로 삼으려 하기 때문이다.

게임서버와의 연결 상태를 가장 최적화시키는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지금도 여전히 중요하게 여기지는 부분으로 과거 온라인게임의 레이턴시(latency)가 형편없던 시절에는 쾌적한 플레이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고, 최적화 프로그램은 일부 PC방 업주들의 영업 노하우로 활용되기도 했다.

또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애드온(Add-on)이 집객의 수단이 된다는 사실을 부각시켰다. 애드온은 유저가 원하는 인게임 기능을 추가하는 일종의 UI 커스텀으로,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유저라면 자신만의 애드온 셋팅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에 발빠른 PC방 업주는 런처에 유명 애드온 셋팅을 등록해 손님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도 했다.

PC방 점유율 1위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 역시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 챔피언 및 와드 스킨을 언락(unlock)하거나 중립몬스터 리젠 타이밍을 알려주는 등의 편의 기능을 제공해 일부 <LOL> 유저들은 필수 프로그램처럼 사용하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PC방 업주의 입장은 극명하게 나뉜다. 어떤 PC방 업주는 <LOL> 서비스사인 라이엇게임즈의 정식 승인이 없다는 이유로 불법프로그램으로 간주하는 반면, 어떤 PC방 업주는 라이엇게임즈의 미온적 대처를 거론하며 암묵적인 승인이 아니냐고 반문한다.

라이엇게임즈는 이와 관련된 유저들의 질의에 대해 “기본적으로 게임 클라이언트에 영향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제재해야 하지만 스킨 언락 기능은 다른 유저에게 적용되지 않으므로 처벌하지 않겠다”는 답변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이 답변을 곰곰이 살펴보면 해당 프로그램이 사용자 외에 다른 유저에게 영향을 주거나 더 나아가 승패에 영향을 준다면 규제하겠다는 의미도 우회적으로 내포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중립몬스터 리젠 타이머 기능은 규제를 받은 사례가 있어 이러한 정책 노선을 방증케 한다.

해당 프로그램은 고객이 먼저 찾고 있으며, 서비스사가 이에 대한 적극적인 반대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는 만큼, 자기만족형 스킨 언락 프로그램은 충분히 도입할 수 있다. 다만, 해당 프로그램의 또 다른 기능인 리젠 타이머는 승패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유저가 제재를 받을 수 있다.

때문에 PC방 업주가 나서서 사용을 권장하기 보다는 구비하되 규제 대상이 될 소지가 있는 프로그램은 미리 선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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