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가 11월 7일 게임대상 2012 시상식이 진행된 부산 벡스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그동안의 구설수에 대해서 말문을 열었다.

김택진 대표가 기자간담회 등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2008년 이후 4년만이다. 이날 자리에서 그는 최근 국내 게임시장의 변화, 엔씨소프트의 방향성, 넥슨과의 M&A, 야구단 엔씨 다이노스, <길드워2>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기자간담회의 질의응답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Q. 2012년을 한 마디로 정리해달라. 또 간략한 설명 부탁한다.
도전과 위험을 동시에 느낀 한 해라고 할 수 있다. <디아블로3>가 지축을 흔들었고, <리그오브레전드>가 맹위를 떨치는 등 외산 게임들이 강세를 보였다. 한국 게임산업은 위기였다. 이번 대상 수상은 살아남은 엔씨소프트에 대한 격려이자, <블레이드앤소울>에 대한 독려라고 생각한다.

한편, 2012년은 기회의 한 해였고 굉장히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온라인게임 사업은 인터넷으로 맞물린 모든 디바이스를 바탕으로 한다. <삼국지를 품다>는 모바일 디바이스가 부각되는 시장 변화에 상당히 유효한 지표가 될 것이다. 모바일게임의 대거 출시 및 다양한 디바이스의 발전으로 온라인게임시장에 큰 기회가 되어주고 있다

Q. 넥슨과 손을 잡은 것이 엄청난 이슈가 되었다.
넥슨 김정주 회장은 아이디어가 많은 분이다. 나에게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 제안해줬고, 두 회사가 힘을 합쳐 한국 게임산업에 남을 좋은 M&A 추진하자는 것이었다. 당시로서는 8월 발표 예상했는데, 세상일이 뜻대로 잘 되지는 않더라.

지금은 멈춰진 상태라 이렇다 저렇다 얘기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서 별다른 얘기를 하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 게임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추진해야 할 일이다. 외산 게임이 국내 시장을 휩쓸고 있는 상황에서 지혜를 모으고,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할 것이다.

Q. 지분을 매각한 금액이 상당한데 앞으로 어떻게 쓸 생각인가?
개인적으로 쓸려고 했던 것 아니기에 게임산업 발전에 좋은 쪽으로 쓰였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Q. 넥슨과의 협업은 어떻게 진행되나?
구체적인 것은 말하기 어려운 단계다. 세계 진출을 위해 서로의 노하우를 함께해서 더 좋은 게임을 만들고자 하는 입장이다.

Q. M&A건은 아직 유효한가?
시장을 혼란시킬 수 있기에 진행 여부는 더 언급하지 않겠다. 이해해달라.

Q. 엔씨소프트는 앞으로 어떤 게임에 주력하며 발전을 모색하나?
PC 기반 대작 명맥은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해서 “저렇게 발전하고 있구나”라고 느낄 수 있는 게임을 내놓을 계획이다. 또, 급변하는 시장 변화 속에서 엔씨소프트는 이에 맞춰 점점 진화할 것이다.

디바이스가 다양해지기 때문에 PC시장 자체의 전체 규모가 줄어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PC시장이 갑자기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사람들 끌어내는 게임을 만들어내냐가 중요하다. 디아블로3 처럼 굉장히 글로벌하게 웨이브를 만드는 게임은 계속 나오리라 생각한다.

Q. 모바일 전환은 언제쯤 이루어지나.
내년을 엔씨소프트의 모바일 원년으로 삼으려고 한다. 내년 지스타에서는 모습을 선보일 수 있으리라 예상한다.

Q. <블레이드앤소울>이 대상을 수상했다.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
<블레이드앤소울>은 나에게 의미있는 작품이다. 서양 판타지 모방에서 벗어나 동양 판타지 문화를 꽃피운 멋진 제품이 인정받았다고 생각하며, 또 앞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Q. 일부 유저는 <블레이드앤소울>이 기대 이하라고 혹평하기도 한다.
<블레이드앤소울>은 굉장히 훌륭한 게임이고 개인적으로 애정이 많다. 오늘도 개발자와 회의하다가 왔다. 개발이 진행하고 있고, 완성을 향해 진화중이니 더 지켜봐 주셨으면 한다.

<아이온>에 비해서는 수치적으로 낮지만, PC게임의 이용률이 감소하는 것을 대비해서 생각하면 <아이온>과 비슷한 파급력이다. 아쉬운 부분이 없다는 소리는 아니다. 우리 게임은 모두 라이프 곡선이 다 다른데 <블소>는 치고 올라가는 그래프를 그려보자고 한다.

Q. 엔씨 다이노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엔씨 다이노스는 멋진 도전의 희망을 만들 수 있는 구단이 되었으면 한다. 제 10구단을 꿈꿔왔는데 엔씨 다이노스가 일정 역할을 했다는 생각에 뿌듯한 기분이다. 엔씨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에서 김정주 회장과 내가 각각 1루와 3루에서 관전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

Q. 김택진 대표는 완벽주의자이며, 스트레스에 민감하다고 알려져 있다. 지분을 매각한 것은 은퇴를 고려한 것인가?
은퇴를 생각해본 적은 전혀 없다. 더 멋진 일을 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진행한 일이다. 주식 팔아 뭐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한 것이 아니다. 난 게임산업 현장에 더 오래 남아있고 싶다. 진정성을 갖고 게임을 업으로 살아가는 모습 보이고 싶다.

Q. 근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
아내와 떨어져 지내는 일 없이 함께 살 수 있을까 고민한다. 현재 한송이 부사장은 <길드워2> 전후로 북미에서 사업을 지휘하고 있는 중이다. 해외 일 등이 너무 많아 서로 함께 하는 시간이 적다.

Q. <블레이드앤소울> 유저들은 기존 엔씨 유저들과 전혀 다른 연령층으로 알고 있다.
<블레이드앤소울>의 유저들은 기존 유저들과 전혀 다르다. 기존 게임 유저들은 나이를 먹어간다. 그런 의미에서 <블레이드앤소울>은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 트랜드나 게임 플레이 문화가 기존과 전혀 달라서 젊은 층에 어필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특히, 다양한 디바이스를 접하고 있는 젊은 층에 대해 MMORPG에 대한 좋은 이미지 심어줬다는 점에서 크게 만족한다.

Q. 왜 넥슨과의 M&A에서 최대주주 자리를 내놓은 것인가?
양회사가 좋은 도전을 하려고 했었다. 숫자에 대한 테크니컬한 내용은 중요 정보와 연결되는 내용이라 지금 언급 어렵다. 나중에 때가 되면 언급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Q. <길드워2>가 북미와 육럽에서 반응 좋은데, 개인적인 평가는?
<길드워2>는 애정이 많은 게임이다. 개발 과정에서 고심 많았다. 북미와 유럽에서 혁신을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는 것에 기쁘다. 내가 기존에 이런 게임을 하고 있었다니 하고 되돌아봤다는 멘트가 인상적인데 그런 생각들에 감사하고 있다.

하지만 인스턴스 던전으로 대표되는 PvE는 혁신이 아직 덜 되었다. 어느 정도 게임을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유효할 뿐 대중성이 부족하다는 점이 약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야점은 아시아권 진출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Q.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드린다.
오랜만에 만나뵈서 감사하다. 몇 질문은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는 곤란한 질문 향후 웃으면서 다시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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