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9월호(통권 262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손안의 유비쿼터스라 해도 과언이 아닌 스마트폰은 이제 생활 필수품이 되었다. 대한민국 스마트폰의 1,000만대 보급이 이뤄진 것이 불과 지난해 3월인데, 벌써 스마트폰 보급이 2,300만 대에 달할 만큼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그 만큼 스마트폰은 우리 생활 속 깊숙이 들어왔고, 그 영향력과 실용성은 더욱 더 커지고 있다.

IBM에서 1992년 사이먼(Simon)을 개발해 이듬해인 1993년 공개하면서 스마트폰의 개념을 정립한 이래, 1996년 노키아에서 HP의 PDA와 결합시킨 세계 최초의 스마트폰을 개발해냈다. 2002년 RIM에서 출시한 블랙베리는 스마트폰의 여명기를 열었고, 2007년 애플이 발매한 아이폰은 스마트폰의 보급을 본격적으로 견인했다. 

이후 2009년 스마트폰은 전성기에 접어들어 MID 시장을 과감하게 집어삼켜버렸다. 손안에서 멀티미디어, 인터넷 검색, 게임, 채팅, 이메일, 간단한 사무까지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쯤되자 산업계 전반에서는 스마트폰이 유비쿼터스의 한 축이 될 것이며, PC와 인터넷의 대여업인 PC방은 쇠퇴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실제로 지난해 초부터 PC방 업계에서는 이용자 가운데 라이트 유저의 재방문 비율이 낮아지는 것이 체감되기 시작했으며, 이는 통계에도 그 추세가 반영되기도 했다.

‘2011 게임이용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가운데 PC방 이용 비율은 26.1%로 전년도의 29.8%에 비해 3.7%포인트 감소했다. 방문 횟수도 2009년 6.4회에서 2010년 6.1회로 감소했고, 2011년에는 5.8회로 더 낮아졌다.

당시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안형환 의원은 “이는 모바일 유비쿼터스의 실현으로 고사양이 요구되는 게임 등의 목적 외에 PC방 이용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고 풀이했다.

 

   

대작으로 증명된 콘텐츠의 중요성, 스마트폰은 결국 게임화의 일부
하지만, 스마트폰으로 인해 PC방이 쇠퇴할 것인가에 대한 답은 우선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분명 스마트폰으로 인해 인터넷 서핑 및 메일 검색을 위해 방문하던 라이트 유저의 방문이 급격히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PC방 영업에 미친 부정적 효과보다는 우수하지 못한 콘텐츠만 제공되었던 탓이 더 컸다.

PC방 손님 가운데 대다수가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으며, PC를 이용하면서도 스마트폰을 틈틈이 이용하는 것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그만큼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도가 큰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관심있게 봐야할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PC방의 PC 앞에 앉아있다는 사실이다. 스마트폰이 라이트유저 일부를 감소시키는 작용을 한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PC방 영업에 가장 큰 위협을 제공하는 존재는 아니라는 사실을 방증하는 사례다.

일례로 2009년을 정점으로 PC방수는 점차 줄고 있지만, PC방 업계의 총 보유 PC대수는 소폭 감소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PC방 수는 2009년 21,547곳에서 2011년 1월에는 19,679곳으로 감소했고, 2012년 8월 현재에는 16,860곳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에 반해 총 보유 PC수는 2011년 1월 133만여 대에서 2012년 8월 현재 122만여 대로 감소했다. PC방 수가 14.325% 감소한데 반해 총 보유 PC수는 8.271%만 감소한 것이다. 이는 요금인하 등 출혈경쟁이 가열되고 있지만, PC방을 방문하는 이용자의 수는 소폭만 감소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스마트폰이 전성기를 맞은 2009년부터 PC방 PC 가동률과 집객이 감소한 것을 어찌된 일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할 만한 콘텐츠가 없어서다.

한때 PC방의 1위였던 <아이온>이 발매된 2008년 이후, <리그오브레전드>가 발매된 2011년 12월까지 <아이온>에 버금가는 인기를 얻은 게임은 단 하나도 없었다. 통상 신규 게임이 론칭되면 3개월에서 길어도 6개월 뒤부터는 소폭 하락세를 보이며, <아이온>처럼 PC방 이벤트가 아예 없는 경우에는 PC방 이용률 증가는 없다. 실제로 올해 초에 <서든어택>과 순위경쟁을 하면서 PC방 이벤트를 처음으로 진행하자 PC방 이용률이 증가한 사실은 이에 대한 적나라한 반증이다.

당연히 온라인게임만을 킬러콘텐츠로 활용하고 있는 PC방으로서는 2008년 말부터 PC방에 걸출한 콘텐츠가 새로 공급되지 않자 이용자가 하나둘 떠나게 된 것이다. 반대로, 2011년 12월에 <리그오브레전드>가 등장하면서 <아이온>-<서든어택>-<리그오브레전드>의 3파전을 통해 PC방 이용자가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고, <디아블로3>가 발매되던 지난 5월에는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고의 PC방 가동률이라는 신기록을 세우며 온갖 기록들을 갈아치웠다. 더욱이 <디아블로3>가 다양한 문제들로 인해 잠시 주춤할 즈음에는 <블레이드앤소울>이 출시되어 유저들을 PC방으로 인도했다. 현재 PC방의 주요 콘텐츠인 온라인게임에 다양한 선택지가 마련되고, 그 선택지 하나하나가 모두 걸출한 콘텐츠이다보니 집객이 늘어난 것이다.

이제는 스마트폰이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유저에게 뭔가 다른 재미를 더해주는 추가요소로서의 역할이 더 커졌다. 현실상의 친구들과 커뮤니케이션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카카오톡을 한다던지, 게임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고도 문득 생각난 동호회 카페를 간략하게 둘러본다든지, 알트탭의 번거로움에서 해방되고자 웹게임은 스마트폰으로 한다든지 하는 기능으로 말이다.

크로스플랫폼과 클라우드 게임 효과도 한 몫 해
이제까지는 스마트폰이 어떤 형태든, 어느 정도 규모든 PC방에 부정적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꼭 그렇지만도 않은 상황이 되었다. 이미 떠나갈 라이트 유저는 벌써 떠났고, 스마트폰의 고성능화로 인해 스마트폰이 크로스플랫폼과 클라우드 게임의 일부로 합류하기 시작했다. 이는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도출하게 된다. 크로스플랫폼과 클라우드를 태생으로 한 게임이 걸출한 인지도를 얻어준다면 게임의 저변이 확대되고, 야외에서는 스마트폰으로, 동네에서는 PC방으로 발길을 옮기게 된다. 게임 인구가 많아지고, PC방을 방문해야하는 이유가 하나쯤 더 생기게 된다면 그만큼 PC방 생태계는 활발해지게 될 것이다.

이제 변화를 시도해야할 단계
이와 더불어 킬러콘텐츠를 넓힐 필요가 있다. 크로스플랫폼이 대세가 되어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대중적으로 보편화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이고, 보편화된 시점에서도 콘텐츠는 다양할 수록 좋은 법이다.

일상과 PC방의 교집합을 만들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환영할만 하다. 우선 스마트워크센터를 통해, 사무와 놀이를 한 공간안에 녹여 근로와 문화의 경계를 낮추는 노력도 큰 의의가 있다. 크로스플랫폼과 클라우드 게임 환경에 보다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 집객 효과를 높이고 이용자 만족도를 높이는데도 지대한 관심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이제 스마트폰을 막연하게 악재로서 배척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영업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매개체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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