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전기요금 인상이 발표된데 이어 계약전력 초과에 따른 차등요금 제도가 시행되면서 예상 밖의 전기요금이 부과된 PC방이 많았다. 또한 곧 다가올 여름철에도 유사한 일이 벌여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최근 들어 기온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4월임에도 불구하고 초여름을 방불케 하는 이상 고온 현상이 잦아지고 있어 지금부터 전기요금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12년부터 kW당 5,610원
2012년 1월 1일부터 기본요금이 kW당 5,610원으로 인상됐다. 지난해 요금인상 이전의 기본요금은 요금적용전력에 대하여 kW당 5,280원이었던 것에 비해 6.25% 인상된 것이다. 겨울철로 분류되는 11월 1일부터 2월 29일까지의 전력량요금 역시 kWh당 74.70원에서 83.30원으로 인상되었으며, 여름철로 분류되는 7월과 8월은 kWh당 96.4원이 적용된다.

여름철 전력요금이 봄여름에 비해 무려 60.4%나 높은 요금기준이며, 겨울철보다도 15.7%나 높은 요금이다. 이 때문에 지난 겨울철 전기요금폭탄에 비해 곧 다가올 여름철의 전기요금 폭탄이 한층 더 강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평균 70대, 평균 40kW
대부분의 PC방은 계약전력을 이용하는데, 기존에는 PC 대수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치를 일반적인 용량으로 설정하곤 했다. 즉 PC가 60대인 매장이라면 계약전력을 30kW 정도로 한다.

기존의 형태대로라면 최근 PC방 업계의 평균 PC 보유대수인 70대 PC방의 경우 35나 40kW가 표준인 셈이다. 최근 늘어나고 있는 100대 전후의 PC방이라면 50kW가 이제까지의 일반적인 형태인 셈이다. 실제로 PC방 65~70대인 매장들 가운데 35kW로 설정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PC 1대당 300W 전후
3년 이내에 구매한 PC라면 1대당 소모하는 최대전력이 240~360W 수준이며, 일반적인 게임을 구동하는 상황에서는 200W 정도를 소모한다. 여기에 모니터가 60~90W정도 소비되기 때문에 통상 300W 전후의 전력을 소비한다고 할 수 있다. 70대 PC방에서 전 좌석이 가동된다면 산술적으로 통상 21kW, 최대 31.5kW에 달한다. 여기에 영업용 냉장고가 15kW가량 소비되는 대형 모델일 경우 이것만으로도 통상 36kW를 소모, 계약전력을 넘어서게 된다. 여기에 조명시설과 네트워크장비 등을 감안한다면 언제든 계약전력을 초과할 여지가 산재해있는 셈이다.

15분마다 체크하는 디지털 계량기
앞서 언급한 계약전력 초과는 어떻게 체크되는가 하는 문제부터 알아봐야 한다. 기존 아날로그 계량기는 월간 사용량을 체크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월간, 즉 ‘계약전력×24(시간)×30(날짜)’를 기준으로 누적사용량이 초과되었는지 점검하는 것이 전부였다. 때문에 전력소모가 급증한 날이 있더라도 평소에 전력소모가 적은 편이라면 초과분이 적게 나타나고, 이에 따라 추가 누적분에 대해서만 차등요금이 적용됐었다.

하지만 디지털 계량기는 15분마다 순간전력을 체크하기 때문에 전력소모가 급증한 날이 있다면 수차례에서 수십여 차례에 걸쳐 초과된 내용이 확인된다. 이는 그대로 차등요금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디지털 계량기를 사용하는 곳은 요금이 더 많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급증하는 차등요금
기본적으로 계절에 따라 전력량요금이 변하는데, 봄가을철인 3~6월과 9~10월을 기본으로 여름철인 7~8월이 가장 높게 책정되며, 그 다음으로 겨울철인 11월~2월이 높다. 여기에 여름철과 겨울철은 수요관리요금제도에 따라 시간대에 따라서도 요금에 차등이 생긴다. 여름철과 겨울철에는 11~12시와 13~17시가 최대부하시간대로 분류되어 중간 부하 시 2.2배가, 최대 부하 시 3.8배 요금이 책정된다.

여기에 디지털 계량기를 쓰는 경우에는 초과 사용이 체크되면 초과된 계약전력에 대해 기본요금의 250%를 더 내야한다. 계약전력이 35kW인 PC방에서 한번이라도 45kW까지 상승했다면 올해 기본요금인 1kW당 5,610원을 적용해 10(kW)×5,610×2.5=140,250이 추가로 부과되는 것이다.

계약전력 증설?
그렇다면 계약전력 증설이 해답일까? 증설 비용을 생각한다면 이 또한 그리 녹록치 않다. 한국전력공사를 통해 계약전력을 증설하기 위해서는 전봇대가 지중인 경우 kW당 101,200원, 지중이 아닌 경우 kW당 70,400원이 필요하다. 건물인입선 용량이 수용 가능한 최대전력이 충분치 못할 경우, 내선공사비로 kW당 대략 80,000원의 비용도 추가된다.

여기에 계약전력이 75kW를 넘을 경우 전기안전관리사를 두어야 하는데, 이 비용으로 매월 8~10만 원 정도가 지출된다. 이 비용은 건물주가 해당 비용을 일괄 지불해 주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PC방 업주가 증설을 요청하기 때문에 업주가 부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계약전력이 늘어나면 kW당 기본요금도 늘어나게 된다. 기존 35kW에서 45kW로 증설할 경우 196,350원에서 252,450원으로 매월 56,100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이는 연간 673,200원 규모다.

앞서 언급한 기준들을 토대로 본다면 계약전력이 35kW인 PC방에서 45Kw로 증설하기 위해서는 약 200만 원 가량의 공사비용이 필요하다. 이는 35kW인 상태에서 예년에 비해 초과전력에 대해 월 50만 원을 추가 지출한다면 성수기 4개월, 즉 1년 치 초과비용과 동일한 금액이다. 또한 기본요금이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1년 6개월에 해당하는 셈이다.

당장 이번 비수기를 버티고 다음 성수기기를 맞이할 수 있을지조차 확신이 서지 않는 PC방 업계의 상황으로 비춰볼 때 1년 6개월에 해당하는 비용을 먼저 지출할 여유는 없다. 결국 계약전력 증설은 PC방으로서는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할 뿐이다.

전력소모를 줄이는 노력 필요할 때
PC방에서 광범위하게 운영되는 전기시설의 효율을 개선하는 것도 필요하다. 우선 여름철과 겨울철에 주로 쓰이는 냉온풍기를 가급적 전력효율 1등급 제품 위주로 가동하고, 조명들도 지금부터 교체시기가 올 때마다 LED 제품 등 전력소비가 적은 제품으로 교체하는 것이 필요하다.

900~1,000루멘 전후의 3파장 램프의 경우 1개당 소비전력은 20W인데 반해 900루멘 LED 램프는 1개당 소비전력은 12W 전후에 불과해 램프 1개당 약 8W의 차이가 있다. 실내조명으로 20여 개를 설치할 경우 160W의 차이가 발생한다. 통상 10개 내외를 사용하는 50W 할로겐 포커스빔 램프를 대체하는 LED 램프는 8W에 불과해 420W의 차이가 발생한다.

PC방 조명 전체를 3파장과 할로겐에서 LED로 교체한다면 소비전력이 900W 전후에서 320W 전후로 대폭 줄어들게 된다. 작은 수치일 수도 있지만 여름철과 겨울철에는 계약전력을 초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결코 적은 수치라 할 수 없다.

1년에 성수기는 불과 4~5개월뿐인 PC방 업종에서는 한전에서 안내하는 최대치로 계약전력을 상향하는 것은 분명 실용적이지 못하다. 다만 5kW를 증설했을 때 추가되는 비용과 성수기에 초과되는 전력량에 대한 비용을 면밀히 계산해 증설의 실용성을 따져볼 필요는 있다. 아울러 전력소모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방법들을 적극 모색해야만 수요관리 기준이 강해지는 여름철 요금폭탄을 최소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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