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5월호(통권 378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사)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이하 인문협) 서울지부에 신임 지부장이 선출됐다. 그동안 서대문지회장과 중앙회 이사로 활동해왔던 임수택 후보가 지난 3월 서울지부 총회에서 전임 지부장과의 치열한 선거를 치른 끝에 당선된 것이다. 그동안 인문협 서울지부는 PC방 업계에서 지방 조직으로는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해온 지부다. 역대 인문협 중앙회장 중에는 서울지부장 출신도 있고, 집행부에서 요직을 맡은 경우가 다수다. 이에 임수택 신임 지부장이 운영하고 있는 PC방을 찾아 앞으로의 포부와 PC방 업주로서의 운영전략 등을 들어봤다.

2004년부터 시작된 PC방과의 인연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임수택 지부장의 ‘lev9 PC방’은 현재 운영하고 있는 2개의 PC방 중 한 곳이다. 임 지부장은 2004년 처음 PC방을 오픈한 이후 서대문구 일대를 벗어나지 않았다. 공대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했지만 지인과 함께 변리사를 주업으로 활동하던 중 부업으로 PC방을 창업했다가 PC방이 주업이 된 케이스다.

임 지부장은 “변리사 일을 하면서 150만 원 정도만 더 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부업을 찾던 중 학생 때도 자주 이용하고 전공하고도 맞는 PC방을 창업하게 됐다”며 “하지만 당시 PC방 매출이 예상을 뛰어넘어 10배나 많이 발생하자 변리사 수입이 변변치 않았던 참에 본격적으로 PC방 업계에 뛰어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서대문구에서만 다양한 자영업을 영위해 왔다. 학생층을 주 고객으로 하는 식당을 비롯해 안 해 본 업종이 없을 정도라 이 지역에서는 마당발로 통한다. PC방 역시 서대문구 내 다양한 상권에서 운영해왔고, 협회를 통한 인연으로 지금의 ‘lev9 PC방’을 인수하게 되면서 자리를 잡게 됐다. 협회와의 인연은 출혈경쟁이 발단이다.

지금으로부터 15년 전에도 서대문구 일대 PC방 상권에서는 출혈경쟁이 심각했고, 출혈경쟁을 자제하자며 일대 PC방 업주들을 직접 만나 설득하는 과정에 자연스럽게 지회장에 추대된 것이 인문협 임원 활동의 시작이었다. 이제는 인문협 내에서도 오랜 경력의 임원 중 한 명이 됐고, 최근 서울지부장 선거에 출마해 신임 지부장으로 선출되기에 이르렀다.

임 지부장은 “코로나19는 인문협이 얼마나 무능력한가를 확인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며 “PC방을 계속하는 한 협회는 반드시 필요하고, 협회의 본래 역할을 되찾아야 한다는 회원들의 목소리가 커 앞으로 3년 동안 협회의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생각으로 지부장직에 도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임수택 서울지부장

게이밍 PC 환경은 기본, 입체적인 인테리어
임 지부장의 ‘lev9 PC방’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입점 위치다. 인근 주민들의 주 이동경로에 위치해 유동인구가 매우 많았다. 보통 주택밀집지역은 버스정류장 등이 위치한 큰 대로변을 중심으로 상가가 발달하고, 골목을 하나만 더 넘어와도 주택이 밀집해 있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대로변에서 주택가로 이어지는 이동경로는 지역 거주민이 아니라면 쉽게 알아차리기 어렵다. 서대문구에서만 자영업을 영위해 온 임 지부장의 안목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또한 지하로 이어지는 메인 출입구는 스테인레스 재질로 바닥을 조성하고, 형형색색의 LED 조명을 활용해 사이버틱하면서도 입체적인 인테리어를 구현하고 있다는 점도 독특했다. 이처럼 출입구에 LED로 분위기를 연출하는 기법은 최근 신규 PC방에서 도입해 활용하는 방식으로, 임 지부장은 이런 트렌드가 형성되기 전에 이를 도입한 것이다.

이 같은 임 지부장의 노하우는 공간구성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넓은 공간을 알차게 활용해 고객 니즈에 맞춘 다양한 좌석과 인테리어를 구현해 놓은 것이 특징적이었다. 특히 프리미엄 전용석에는 최신 트렌드에 발맞춰 LED 본체를 상단에 개방해 특별한 공간임을 강조했고, 자체 제작한 철재 구조물을 활용해 공간감을 더하면서 프리미엄 좌석이 단순히 게이밍 환경만 우수한 것이 아니라 특별한 공간임을 강조한 점이 돋보인다.

또한 프리미엄 전용석을 넘어서는 PC방을 홀로 찾는 고객들을 위해 천장부터 바닥까지 구분되는 칸막이를 설치한 1인 전용석을 배치하고, 커플석도 별도 공간에 마련했다. 여기에 더해 노출형 천장에도 프리미엄 좌석 공간에 조성된 철재 구조물을 활용해 자칫 밋밋할 수 있는 곳에 포인트를 주고, 넓은 공간의 벽면들에 서로 다른 인테리어를 구현해 재미를 더한 것이 눈에 띄었다. 게이밍 PC에만 집중한 것이 아니라 인테리어의 완성도를 높인 전략이 인상적이다.

사이버틱한 출입구
프리미엄 전용석
프리미엄 전용석
1인 전용석
커플석

협회 활동과 PC방 운영의 균형이 중요
임 지부장은 서울지부장으로 당선되면서 협회 활동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위치에 섰지만, PC방 운영에 소홀할 생각은 없다고 단언한다. PC방 운영에 필요하기 때문에 협회 활동에 나서는 것일 뿐, PC방을 허술하게 관리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균형을 맞춰 PC방을 운영할 자신이 있기 때문에 서울지부장에 출마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지부장은 “역대 협회장들을 보면 대부분이 PC방 운영에 소홀해지다 보니 현직에서 떠나면 폐업이라는 수순을 밟았다”며 “내가 운영하고 있는 PC방이 망가져 가면서까지 협회 활동에 매진한다는 것은 잘못된 일이고, PC방을 잘 운영하면서도 시간을 내 협회 활동을 할 수 있는 조건이었기 때문에 서울지부장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임 지부장은 24시간 영업 재개 이후에도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lev9 PC방’을 통해서도 24시간 영업이 재개된 이후 새벽시간대 고객들은 소폭 증가했지만, 여전히 낮 시간대 고객이 복구되지 않았기 때문에 회복 시간을 앞당기려면 협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숙박산업의 게이밍 PC 규모가 이미 PC방의 클라이언트 PC 규모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섰기 때문에 PC방 업종 자체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모텔PC방과 VPN 업체들의 뿌리를 뽑아내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PC방 업계에서 인문협 서울지부장으로서의 역할도 여기에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임 지부장은 “lev9 PC방이 잘 되려면 PC방의 경쟁력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협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지만, 그동안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인문협은 협회다운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앞으로는 새롭게 선출되신 김종우 중앙회장과 함께 서울지부장으로서 인문협의 정상화를 도모하고 다양한 정책사업을 통해 PC방 업주들의 권익보호와 이익증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lev9 PC방 전경
lev9 PC방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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