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4월호(통권 377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개인 PC의 저장장치는 이제 운영체제는 SSD에, 대용량 데이터는 HDD에 맡기는 것이 일반화됐다. PC방의 경우 SSD 단계를 뛰어넘어 서버에서 데이터를 전송받아 사용하는 노하드솔루션이 보편화됐지만, 성능상의 이점으로 인해 본체에 SSD를 장착하는 VOG 방식을 사용하는 PC방이 빠르게 늘고 있다.

PC방에서 SSD를 활용한 VOG에 관심이 높아진 이유는 노하드솔루션과는 달리 부팅 속도와 게임 로딩 속도에서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인데, 최근에는 PC뿐만 아니라 게임 콘솔 PS5 역시 PCIe 4.0 플랫폼의 M.2 NVMe SSD를 장착해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웨스턴디지털이 출시한 ‘WD 블랙 SN770’ 역시 최대 5,150MB/s 속도로 게이밍 PC의 체감 성능을 높일 수 있는 저장장치다.

이 작은 드라이브가 최대 2TB
WD의 SN770 시리즈 SSD는 250GB, 500GB, 1TB, 2TB 등 4가지 용량으로 출시됐다. 크기는 모두 2280 규격으로, 길이 80cm에 무게는 5.5g에 불과하다. 일반적인 USB보다 얇고 가볍지만 PC에 설치하면 무서운 힘을 발휘하는 작은 고추가 된다.

SSD 성능의 지표인 순차 읽기 속도는 250GB가 4,000MB/s로 가장 느리고 1·2TB 제품이 5,150MB/s로 가장 빠르다. 쓰기 속도 역시 4개 용량 제품이 모두 다른데, 저용량 제품부터 순서대로 2,000MB/s, 4,000MB/s, 4,900MB/s, 4,850MB/s다. SATA 인터페이스의 일반 2.5인치 SSD의 읽기 속도보다는 8배 이상 빠르다.

이번에 테스트한 1TB 제품은 읽기 속도가 스펙보다 좀 더 빠른 5,221.05MB/s로 측정됐다. 설치된 게임을 불러들일 때의 속도는 이보다 빠를 수 없다고 느낄 정도다. 쓰기 속도 역시 최대 4,988.64MB/s로 측정돼 SN770이 PC 시스템 속도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WD 블랙 SN770은 8cm 길이의 2280 규격이다.

PCIe 4.0 ×4 인터페이스, 메인보드 확인 필수
SN770은 현 세대 그래픽카드와 같은 PCIe 4.0 인터페이스를 사용한다. PCIe 4.0의 1레인당 속도는 약 16GT/s로, SN770은 4레인 64GT/s를 지원한다. 아쉽게도 PC방에서 주로 사용하는 인텔 H510이나 H610, AMD A320이나 A520 칩셋 메인보드 중에서는 PCIe 4.0 ×4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는 제품이 없다. 때문에 SN770의 성능을 제대로 끌어내려면 인텔 BX60 칩셋 이상, AMD는 BX50 칩셋 이상의 제품이 필요하다.

다만 하위호환을 감안해 PCIe 3.0 인터페이스로도 만족한다면 H610 메인보드 중에서는 PCIe 3.0 ×4를 지원하는 제품이 많다. PCIe 3.0의 1레인당 속도는 8GT/s, 4레인 속도는 약 32GT/s로 속도가 절반으로 떨어진다고 보면 된다. 그러나 반토막이 난 속도라 해도 일반 SATA SSD보다는 빠르다.

테스트에 사용한 GIGABYTE Z690 AORUS MASTER는 M.2 SSD 장착부의 상·하단에 발열 제어 솔루션을 지원한다
크리스탈디스크마크로 테스트한 SN770의 읽기 속도는 최대 5,221.05MB/s로 측정됐다

PC방에는 오버스펙? 후일을 도모하려면…
관리의 편의성으로 노하드솔루션을 적극 도입했던 PC방에서도 M.2 SSD의 높은 성능 때문에 VOG를 사용하는 곳이 다시 늘고 있다. 다만 개별 PC의 성능보다는 관리 편의성을 중요시 여기는 PC방이라면 운영체제와 주력 게임들을 SSD에 설치해 부팅 및 로딩 속도에서 이점을 보는 것이 크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노하드솔루션에서 경험하는 부팅 속도와 게임 로딩 속도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일반 SATA 방식의 2.5인치 SSD보다 데이터 전송속도가 훨씬 빠른 M.2 NVMe SSD를 장착한 PC의 처리속도는 노하드 PC가 따라가기 어려울 만큼 빠른데, PC방을 자주 찾는 게이머라면 이를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다. PC의 성능이 곧 PC방 매출이라고는 단정할 수 없지만, 적어도 몇 초 이상의 차이를 만드는 것은 분명하다.

PC방에서 SSD는 작지만 분명한 차이를 만드는 하드웨어다. 개인용 PC는 물론 PC방에서도 시스템 속도가 더 빨라지는 것을 거부할 이유는 없다. 문제는 가격인데, 운영체제와 주요 게임들을 설치하려면 250GB로는 부족하고 500GB 이상이 필요하다. SN770은 500GB 제품 10만3,000원, 1TB 제품 18만6,000원이다. 더 나은 시스템을 위한 투자 여부는 업주의 몫이자 선택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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