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2월호(통권 375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인텔 코어 12세대 앨더레이크 프로세서는 시리즈 최초로 성능 담당 P코어와 효율 담당 E코어로 구분한 하이브리드 아키텍처가 가장 큰 특징이다. 인텔은 운영체제를 통해 P코어와 E코어가 적절한 작업에 배정돼 동작하게 만드는 ‘스레드 디렉터’ 기술이 PC 성능을 새로운 정점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PC방에서 가장 수요가 많은 라인업은 E코어가 없는 X400 모델로, 현재 시장에는 내장그래픽 탑재 여부로 나뉘는 i5-12400 프로세서 2종이 출시돼 있다. 상위 제품인 i5-12600K 모델의 경우 같은 수의 P코어와 함께 E코어도 4코어 4쓰레드 구성으로 탑재돼 있는데, 다른 하드웨어가 모두 같을 때 이 두 CPU 기반의 PC 성능이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테스트해 봤다.

관건은 부스트 클럭과 E코어의 협업 여부

테스트에 사용한 두 CPU는 쓰레드 숫자와 동작 속도가 모두 다르다. 12400F는 6코어 12쓰레드 구성이고, 12600K는 12400F에 없는 E코어 4개가 더해져 총 16쓰레드로 구성됐다. 동작 속도는 12400F가 기본 2.5GHz, 최대 속도는 올코어 4.0GHz, 싱글코어 4.4GHz다. 12600K는 기본 3.7GHz, 최대 속도는 올코어 4.5GHz, 싱글코어 4.9GHz다.

쓰레드 별 속도만으로 보면 12600K의 당연한 승리다. 하지만 게임에서 모든 쓰레드를 사용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균형이다. 게이밍 PC에서는 상한선보다 하한선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GPU 성능을 CPU가 따라가지 못해 병목현상이 생기지만 않으면 된다.

1월 25일 현재 가격비교사이트 최저가 기준 12400F의 가격은 22만 원, 12600K는 37만 원이다. 가격 차이만큼의 성능 차이를 바라는 사람은 없겠지만, 60%의 가격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성능의 경계가 보여야 한다. 테스트를 통해 두 CPU 기반의 PC 게이밍 성능을 알아보자.

테스트에는 GIGABYTE Z690 AORUS MASTER 메인보드, 써멀라이트 프로스트 커맨더 140 블랙 CPU 쿨러, V-color DDR5-6200 CL40 RGB 골든아미스 32GB(16×2) 메모리, ZOTAC GAMING 지포스 RTX3060 AMP D6 12GB White LHR 그래픽카드, 250GB SSD, 마이크로닉스 캐슬론 M 브론즈 750W 파워서플라이를 사용했다. 운영체제는 윈도우 10 64bit다.

멀티쓰레드 성능 차이는 최소 23% 이상

두 CPU의 성능 차이는 그래프와 같이 측정됐다. CPU-Z 테스트 결과 12600K의 싱글쓰레드 성능은 12400F보다 약 14.5% 더 높고, 멀티쓰레드 성능은 약 39% 더 높다. 시네벤치 R23 테스트에서 두 CPU의 격차는 더 커진다. 싱글쓰레드 점수 차는 12.1%, 멀티쓰레드 점수 차는 40.4%로, 12쓰레드와 16쓰레드의 격차를 실감할 수 있었다.

3DMark의 CPU 프로파일 테스트 점수도 최대 쓰레드 점수는 12400F 6,039점, 12600K 8,063점으로 약 33.5%의 격차를 보인다. 또한, 쓰레드 개수 별로 진행하는 테스트 점수에서도 4쓰레드 점수 차는 22.7%, 8쓰레드 점수 차는 24.2%로 나타났다. E코어 4개를 포함하고는 있지만 올코어 부스트 속도가 0.5GHz 더 빠른 12600K는 현재 판매가격을 감안해도 제값을 한다고 볼 수 있다.

CPU-Z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

게임 플레이 테스트 결과는 ‘박빙’

최근 에픽게임즈 스토어에서 <툼레이더> 리부트 시리즈 3부작을 무료로 배포했다. 이 게임은 3부작 모두 벤치마크 툴을 제공해 아직 플레이해보지 않은 3편의 벤치마크 툴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두 CPU 기반 시스템 모두 그래픽 옵션을 ‘보통’, ‘가장 높게’ 두 가지로 진행했다. ‘가장 높게’ 옵션은 텍스처 필터링 8X 비등방성, 앰비언트 오클루전 HBAO+ 등이 적용되고 각종 효과를 모두 켠 상태로 진행된다.

테스트 결과는 ‘보통’ 옵션에서 12400F가 평균 163FPS, 12600K가 160FPS로 오히려 12400F 기반 PC가 좀 더 높게 측정됐다. ‘가장 높게’ 옵션도 12400F 평균 146FPS, 12600K 평균 147FPS로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가장 높게’ 옵션에서의 CPU 렌더링 FPS는 12600K가 평균 269로 12400F(평균 255)보다 다소 높게 측정됐지만, 결과적으로 전체 프레임레이트는 두 시스템이 비슷하게 측정됐다.

최적화가 잘 돼 있지 않아 프레임레이트를 뽑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는 <메트로: 라스트라이트>도 테스트를 진행해 봤다. 테스트 결과 최대 프레임은 12600K가 379.65FPS로 12400F(368.73FPS)보다 약 2.9% 높았는데, 오히려 12400F 시스템이 평균 176FPS로 12600K 시스템(평균 169FPS)보다 높게 측정됐다.

‘보통’, ‘가장 높게’ 옵션 테스트 결과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메트로: 라스트라이트> 테스트에서 두 시스템의 차이가 보였는데, 약 170초 간의 테스트 진행에서 12600K 시스템의 프레임 변동률이 좀 더 컸다. 12400F 시스템은 22.91FPS를 포함해 최저 프레임이 측정된 구간이 1~2군데에 불과했는데, 12600K 시스템은 셀 수 없을 만큼 최저 프레임과 평균 프레임이 요동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12600K의 성능이나 게임 플레이 시 평균 프레임이 다소 높을 수는 있으나, 지속적인 게임 플레이에서의 안정성은 오히려 12400F 시스템이 더 나을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PC방에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는 게임 중 고사양을 요구하는 <배틀그라운드>도 테스트에 활용했다. 이 게임은 별도로 벤치마크 툴을 제공하지 않는데, 게임을 실시간으로 플레이하면서 진행하는 테스트는 같은 조건을 만들 수 없다. 이에 4×4km 사녹 맵에서 솔로 플레이로 한 라운드를 진행한 뒤, 리플레이를 통해 프레임을 측정했다.

결과는 12400F 최저 184FPS 및 평균 243FPS, 12600K 최저 191FPS 및 평균 252FPS로 약 3.7%의 차이를 보였다. RTX3060과의 조합임을 감안하면 그래픽 옵션 조절을 통해 QHD 144/165Hz 모니터까지 커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별개로 두 시스템 모두에서 가능한 비슷한 경로로 나아가면서 게임을 진행해보기도 했는데, 크게 체감되거나 눈에 띄는 수준의 차이는 없었다.

<메트로: 라스트라이트> 테스트 결과에서는 프레임 변동 차이를 볼 수 있었다. 

차상위는 의미 없음 성능 향상 위해서는 i5→i7
i5-12400F와 i5-12600K는 CPU 성능을 더 많이 활용하는 프로그램을 구동할 경우 명확한 성능 차이를 보이지만, 게임 플레이에 있어서는 사실상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텔이 12세대 프로세서에서 처음으로 코어를 2종류로 나눠 PC 운영 효율 향상을 도모했는데, 게이밍 PC에서는 E코어의 중요도가 많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가격 차이에 따른 실질적인 성능 차이는 그 효과를 보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된다. 개인이 아니라 PC방 입장에서 50% 더 비싼 CPU를 장착했는데 성능 향상 효과가 5%에 불과하다면 의미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일부 프리미엄 좌석을 위해 고사양 시스템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애매한 차이보다는 i7, i9 라인업을 통해 모델명을 활용한 마케팅 효과까지 더하는 것이 좀 더 유리할 수 있다.

차상위 모델 CPU가 PC방 시스템에서 큰 의미가 없다는 결과는 게임 제작사들에 대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패키지 게임, 온라인 게임을 불문하고 현재 PC방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들은 대부분 출시된 지 짧게는 2~3년, 길게는 10년 이상 지났는데, 멀티코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다중 그래픽카드에 대한 향수는 차치하고서라도 CPU 쓰레드 사용량을 높여 좀 더 쾌적한 게임 환경을 만드는 것은 PC방뿐 아니라 게임 개발사들에게도 하나의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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