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4일 중국 정부기관 10개가 합동으로 가상화폐에 칼을 빼들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을 비롯한 가상화폐 거래를 본격적으로 단속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채굴 수요가 하락하며 그래픽카드 가격도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탐스하드웨어 등 외신들이 중국의 가상화폐 본격 단속에 그래픽카드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가상화폐 단속 소식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지는 않지만, 이번 규제로 중국 채굴업자가 그래픽카드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 2주간 이베이에서 판매된 그래픽카드 가격은 엔비디아 지포스 RTX3060 699달러(약 82만 원), AMD 라데온 RX6600XT 584달러(약 69만 원)였다. 두 제조사의 최신 라인업 가운데 가장 많이 판매된 것은 지포스 RTX3060Ti(1,643개), RX6600XT(727개)였다. 엔비디아 그래픽카드는 총 판매량이 16% 감소했고, AMD 그래픽카드는 10% 증가했다.

국내 그래픽카드 시장의 사정도 해외와 크게 다르지 않다. 가격비교사이트에 따르면 이엠텍 지포스 RTX 3060 STORM X Dual OC D6 12GB 모델은 최저가 90만 원대에 판매되고 있고, XFX 라데온 RX 6600 XT QICK 308 BLACK D6 8GB 모델은 최저가 82만 원대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이는 채굴업자의 그래픽카드 사재기와 더불어 반도체 수급 부족으로 시장에 제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외신들은 중국의 가상화폐 규제가 그래픽카드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아직은 그 영향력이 미비하다고 분석했다. 가상화폐는 중국의 규제 소식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도 1년 전보다는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또한 채굴락(LHR) 기능에 대한 해법도 속속 공개되면서 그래픽카드 제조사의 채굴 제한 정책이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도 가격을 안정시키지 못하는 요인 중 하나다.

탐스하드웨어는 현재 시점에서 게이머들이 최신 그래픽카드를 구입한다면 라데온 RX6600XT 정도가 권장소비자가격(MSRP)과 가장 가까운 제품이라고 언급했다. RX6600XT의 MSRP는 349달러(약 41만 원)로, 가장 저렴한 XFX 라데온 RX 6600 XT SWFT 210 CORE D6 8GB(약 79만 원) 제품도 MSRP보다 90% 이상 비싼 상황이다.

영업이 제한되는 시간 동안 가상화폐 채굴을 하는 PC방에서는 더 나은 효율을 위해 GTX1060 3GB 그래픽카드보다 높은 성능의 그래픽카드를 필요로 한다. 하지만 비싼 가격에 더해 원하는 수량을 구입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그래픽카드 가격은 중국의 규제 발표에도 한동안 고점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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