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비대위 분향소 설치 시도에 경찰 병력 대거 투입해 저지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공동대표 김기홍, 이하 비대위)가 최근 잇따라 극단적인 선택을 한 자영업자를 추모하기 위해 9월 16일 오후 2시 국회 앞에 분향소를 설치하려고 했지만, 경찰이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을 근거로 병력을 대거 투입해 분향소 설치를 가로막았다.

자영업비대위는 자체적으로 접수한 제보를 통해 경영악화 등의 이유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자영업자가 전국에 22명에 달하며,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사례를 포함하면 그 이상의 자영업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에  자영업비대위는 9월 16일부터 18일까지 2박3일 동안 합동분향소를 설치해 김기홍 대표가 상주하며 분향소를 지킬 예정이었다. 그러나 극비에 부쳐졌던 분향소의 위치는 국회 정문 앞이었고, 경찰은 병력을 대거 투입해 분향소 설치를 막아섰다.

이날 투입된 경찰병력은 5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며, 분향소 설치를 위해 자영업비대위가 준비한 차량의 앞뒤를 가로막고 움직이지 못하도록 봉쇄했다. 결국 경찰의 제지로 분향소를 설치하지 못한 자영업비대위는 철수를 결정했고, 늦은 오후에 상징적인 장소에서 다시금 분향소 설치를 시도하기로 했다.

이날 분향소 설치 예정 장소였던 국회 앞에는 경찰병력 뿐 아니라 많은 언론사 기자들이 취재를 위해 찾았다.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한 김기홍 대표는 “사전에 서울시와 분향소 설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최종적으로 서울지방경찰청에 불허 결정이 났다”며 “당장은 철수하지만, 늦은 오후 시간대 다시금 서울 내에서 합동분향소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김 대표는 분향소조차 가로막는 정부의 자영업 정책노선에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김 대표는 “지금 정부는 자영업자가 추진하려는 모든 일들을 하지말라고 막고 있다”며 “이제는 생계가 어려워 극단적인 선택을 한 자영업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설치하려는 합동분향소마저 감염병 예방을 위해 하지말라고 하니 답답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분향소 설치가 예정된 국회 앞에 경찰병력이 투입됐다
분향소 설치를 위해 자영업비대위에서 준비한 차량을 경찰이 봉쇄하고 있다
김기홍 대표가 분향소를 설치하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현장을 정리한 김기홍 대표가 16일 오후 분향소 설치를 재시도하겠다는 기자회견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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