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IT 전문매체들, 메모리 2배 올린 RTX2060 12GB 제품 출시 가능성 시사
반도체 공급 부족과 기존 제품들과 가격 차이 없어 품귀현상 해소에는 한계 있을 듯

지난 9월 13일(현지시간) 비디오카즈, 탐스하드웨어 등 외신들에서 엔비디아 지포스 RTX2060 그래픽카드에 메모리를 기존 6GB의 2배인 12GB로 개선한 신모델이 출시된다는 루머가 퍼졌다. 그러나 불확실한 신제품 출시 소식이 국내를 비롯한 전 세계의 그래픽카드 품귀현상에 대한 해결책은 못 될 듯하다.

외신 비디오카즈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그래픽카드 제조사들에 지포스 RTX2060 12GB 제품의 출시를 예고했다. 이번 루머가 사실이라면 2022년 1월에는 메모리가 2배로 커진 RTX2060 신버전 그래픽카드를 볼 수 있게 된다.

RTX2060 12GB 그래픽카드는 PG161 보드를 사용한다고 알려졌다. 이 보드는 GTX1660Ti에 사용된 것과 같은 보드로, RTX2060의 사양 대부분을 그대로 유지하고 메모리 용량만을 2배로 업그레이드하는 셈이다.

이 루머는 두 가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하나는 엔비디아가 차세대 에이다 러브레이스(Ada Lovelace) 아키텍처 기반의 그래픽카드 양산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 또 하나는 현재의 품귀현상에 대한 대책으로 기존 튜링(Turing) 아키텍처 기반 그래픽카드의 생산을 지속해 수요를 충족하려 한다는 점 등이다. 이 중 차세대 그래픽카드에 대한 문제는 아직 실제 출시 시기가 1년여 가량 남아 있기 때문에 걱정할 만한 요소는 아니다.

문제는 두 번째 요인인 품귀현상이다. 엔비디아는 올해 초 GTX1050Ti, RTX2060을 임시로 생산 재개한 바 있다. 가상화폐 채굴 현장에 그래픽카드 수요가 몰리면서 시장에 물량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자 선택한 임시방편이다. RTX2000 시리즈는 최신 버전은 아니지만 국내 PC방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인기가 높은 라인업이다.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도 RTX2060 사용자가 두 번째로 많다.

또한, RTX2060 12GB 그래픽카드가 직면하게 될 문제는 성능과 가격이다. 라인업을 비교했을 때 12GB 메모리의 RTX2060은 RTX3050이나 RTX3050Ti보다 성능이 좋아야 한다. 그러나 RTX2060의 권장소비자가격은 349달러, RTX2060 12GB과 같은 메모리 용량의 RTX3060의 가격은 329달러다.

메모리 추가 탑재로 인해 RTX2060 12GB 제품의 출시 가격은 부득이하게 349달러보다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 흡사한 성능을 내는 그래픽카드가 더 낮은 가격으로 출시됐기 때문에 경쟁력 면에서 가격과 성능 모두 만족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RTX2060 12GB 그래픽카드에 대한 루머는 그 진위 여부가 국내 PC방 시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미미하다. 메모리 업그레이드 버전이 GTX1000 시리즈 사용 PC방의 교체 수요를 불러일으킬 수는 있으나, 이미 RTX2060의 시장 가격대는 90만 원대 이상으로 높아진 상황이기 때문에 기존 제품의 개선 버전 출시는 사실상 의미가 없다고 봐야 한다.

가상화폐 채굴로 인한 가격 인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더 높은 성능의 신제품이 아니라 더 많은 물량의 공급이 필요하다. 현재 PC방에서 그래픽카드를 교체하지 못하는 이유는 더 나은 제품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래픽카드 물량이 없어서이기 때문이다.

현재 반도체 공급부족 현상은 PC 시장뿐 아니라 IT 산업 전체에서 겪고 있다. 이는 반도체를 필요로 하는 분야별로 물량이 나뉜 탓이라기보다는, 기존에는 사용하지 않았던 분야에서도 기능과 성능 향상을 위해 반도체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반도체 물량 공급이 시장의 수요를 따라가기까지 그래픽카드의 물량 부족과 가격 인상은 쉽사리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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