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의 게임쇼인 ‘차이나조이 2009(이하 차이나조이)’가 4일 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지난 7월 26일 막을 내렸다. 아시아 지역에서 펼쳐지는 3대 게임쇼 중의 하나인 ‘차이나조이’는 올해로 7회째를 맞고 있으며 한국을 비롯한 중국 유수의 온라인 게임사들이 참가해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오늘 이 시간에는 ‘차이나조이’를 통해 변화된 중국의 온라인 게임과 함께 국내의 게임쇼와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한다.

   

닮은 모습의 지스타와 차이나조이
아시아에서 펼쳐지는 게임쇼는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 먼저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지스타’와 일본 동경에서 펼쳐지는 'TGS(Tokyo Game Show)', 마지막으로 중국에서 개최되는 ‘차이나조이’를 꼽을 수 있다. 이들 3개의 게임쇼는 각기 비슷하면서도 다른 모습을 취하고 있는데 ‘지스타’와 ‘차이나조이’는 온라인 게임을 주축으로 한 게임들이 주로 시연되는 반면, 'TGS'는 콘솔 게임의 왕국답게 주로 콘솔 게임을 위주로 전시장이 꾸며진다.

   
 

▲ 입구 앞에 위치한 검색대 모습. 최근 신종 플루의 유행으로 인해 관람객의 체온을 측정하는 모습도 눈에 들어온다

 

또 전시회 규모도 차이가 크다. ‘지스타’의 경우 하나의 홀에 모든 게임사가 전시를 하는데 반해 ‘차이나조이’의 경우 3개의 홀을 통해 게임이 전시되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특히 부스 규모도 ‘지스타’와 비교해 뒤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전시장 크기 또한 여타 다른 게임쇼에 비해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관람객 층은 ‘차이나조이’와 ‘지스타’의 차이점은 없다 대부분 청소년을 시작으로 청년층까지 관람을 하기 때문에 국내의 분위기와 큰 차이점이 없다.

   
 

▲ 관람객의 연령대도 지스타와 차이가 없다

 
   
 

▲ 입장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관람객의 모습

 

자랑스러운 국산 게임, 중국 대륙 호령
중국 내에서 국산 게임은 위상은 어느 정도일까? 2009년 7월 1일을 기준으로 게임 검색 순위를 살펴보면 1위에 <던전앤파이터>를 시작으로 3위에 <크로스파이어>, 4위 <아이온>, 10위에 <카트라이더> 등 국산 게임이 많이 포진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게임 다운로드 순위에서도 국산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국산 게임을 위주로 부스를 구성한 세기천성

 

이러한 분위기는 ‘차이나조이’에서도 그대로 드러나 넥슨의 <카운터스트라이크 온라인>과 <카트라이더>, <마비노기>를 서비스하고 있는 세기천성의 부스에는 많은 관람객이 게임에 관심을 보였으며 텐센트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던전앤파이터>에도 많은 유저들이 호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 국내에서도 익숙한 <카트라이더>의 캐릭터 상품

 

이뿐 아니라 국내 개발사 중 하나인 버티고우게임즈와 중국의 아워게임은 3D 대전 격투 게임 <정무세계>를 선보였으며 <군주 스페셜>, <아바>, <아이온> 등도 중국 내 파트너 사를 통해 ‘차이나조이’에 모습을 드러냈다.

   
 

▲ 관람객이 <마비노기>를 즐기고 있다

 

국내 온라인 게임사들이 중국 시장을 겨냥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로 볼 수 있다. 먼저 중국은 현재 대도시를 거점으로 해 네트워크 인프라의 보급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를 꼽을 수 있다. 과거 중국은 2004년을 기준으로 인터넷 보급률이 7.3% 수준이었다. 하지만 2008년에 들어서는 22.6%로 크게 늘어난 모습을 보였으며 인터넷 사용인구도 2억 9천만 명에 달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증가세는 온라인 게임 시장 매출액에도 큰 영향을 미쳐 2008년 기준 한화로 약 4조원에 달하는 온라인 게임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 <카운터스트라이크 온라인>도 많은 관심을 끌었다

 

두 번째로 온라인 게임 인구가 지속적인 증가 추세에 있다는 점이다. 2004년을 기준으로 중국 내 온라인 게임 유저는 1,495만 명으로 집계되었으나 2008년에 들어서는 5,550만 명을 기록 무려 3.5배나 증가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중국 인구수에 비해 그리 많지 않은 수치일지도 모르지만 아직 네트워크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게임 인구가 많지 않다는 점을 가만하면 아직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시장이다.

결과적으로 중국은 현재 온라인 게임사 입장에서는 놓칠 수 없는 거대 시장 중 하나이며 이를 선점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같은 부분을 ‘차이나조이’에서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대놓고 카피 게임 양산하는 중국
‘차이나조이’가 시작되기 며칠 전, 중국에서 웹젠의 대표 MMORPG인 <뮤>의 카피 게임이 개발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게임 업계는 술렁이기 시작했다. <뮤>의 카피 게임으로 알려진 게임은 더나인의 <뮤X>. 이름뿐만 아니라 게임 내에 등장하는 캐릭터, 콘텐츠 등 오리지널 <뮤>와 판박이로 밝혀진 이 게임은 ‘차이나조이’에 버젓이 전시되어 관계자들을 당황케 만들었다. 물론 문제가 된 게임은 <뮤X> 뿐만은 아니었다.

   
 

▲ 이번에 논란이 된 <뮤X>의 부스

 

이번 <차이나조이>에서 공개된 중국 온라인 게임 중 일부는 국내외에서 개발된 인기 게임들과 유사해 논란을 빚었다. 먼저 <던전앤파이터>와 유사한 <명장삼국>을 비롯해 <몬스터헌터>를 카피한 <헌터블레이드>까지 장르를 불문하고 비슷한 게임들이 전시회에 모습을 나타냈다.

   
 

▲ 부스 입구 우측에 보이는 <명장삼국>, <던전앤파이터>의 카피 게임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카피 게임에 대해 게임사들은 여간 민감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특히 국내에서도 카피 게임으로 인해 여러 차례 법정 소송이 진행됐던 만큼 저작권 문제부터 영업 방해까지 법적인 문제를 따지고 들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까지 가게 된다.

그러나 ‘차이나조이’의 경우 카피 게임을 버젓이 부스 메인에 노출하고서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이렇듯 중국의 게임사들의 경우 도덕성보다는 일단 인기 게임이니까 베끼고 보자는 심리가 더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처럼 비춰지고 있다.

차이나조이, 눈요기에만 신경 썼나
‘차이나조이’의 근본적인 문제점이 드러나는 부분은 바로 게임 전시도 문제였지만 행사장을 가득 채운 부스걸의 모습에서도 찾을 수 있다. ‘지스타’의 경우 1회 때부터 현재까지 줄 곳 ‘걸스타’라는 좋지 못한 명칭이 따라다녔다.

   
 

▲ ‘차이나조이’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풍경

 

이 같은 이명(異名)이 붙게된 배경에는 1회 때부터 게임쇼에 참석하는 도우미들이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사실 국내 게임쇼에 이 같은 도우미 문화가 영향을 미치게 된 배경에는 모터쇼에 영향이 크다. 실제 모터쇼의 경우 최근에는 그 수가 줄었지만 과도하게 노출된 의상의 도우미들의 등장으로 인해 수차례 도마 위에 올랐다.

이 같은 홍보수단은 비단 모터쇼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시회에 영향을 끼쳤다. 특히 게임쇼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아시아 지역에서 펼쳐지는 게임쇼의 경우 도우미가 없는 경우를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지스타’는 과도한 도우미 사용을 자제하도록 각 게임사에게 요청했고 이로 인해 5회 ‘지스타’에서는 도우미 수가 급격히 줄어든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도우미 문화를 주도했던 모터쇼마저도 최근에는 도우미 수를 크게 줄이고 있는 모습이다.

   
 

▲ 이 정도는 애교 수준이다

 

하지만 올해의 ‘차이나조이’는 도우미 수가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더 늘어난 모습만 보였다. 특히 중국의 유명 게임사의 경우 부스 내부를 도우미로 채우는 기괴한 모습마저 선보였다.

   
 

▲ 어느 부분에서 게임과의 연관성을 찾아야 될지 모르는 모습

 

도우미 문화가 지탄 받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먼저 게임 전시회라는 취지에 걸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게임쇼의 주인은 관람객과 그들을 맞는 게임이다. 어디까지나 게임이 주인공이 되어야 할 행사장에 도우미만 넘쳐나게 되면 정작 관람객이 만나야할 게임은 다음 순위로 밀려나가게 된다. 특히 ‘차이나조이’의 경우 시연보다는 도우미 쪽에 관람객들이 더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처럼 보여 씁쓸한 모습을 연출했다.

   
 

▲ 노출 수위는 한국보다 한 수 위의 모습을 보여준 ‘차이나조이’

 

두 번째는 모든 연령대가 관람하는 전시회에 어울리지 않는 퍼포먼스를 꼽을 수 있다. 최근의 게임쇼를 살펴보면 게임 내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코스튬을 입고 춤을 추거나 관람객의 눈길을 끄는 것 정도로는 관심을 받기가 어려워졌다. 더욱 자극적이고 눈길을 끌만한 의상이 없다면 관람객은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이 같은 관람객의 심리 때문인지 몰라도 ‘차이나조이’에 등장한 도우미들의 복장은 ‘지스타’보다 한 단계 높은 수위를 자랑한다. 또 퍼포먼스 또한 도를 넘어 ‘봉춤’까지 등장하는 등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도우미들의 모습을 게임쇼에서는 지나치다는 평가다. 특히 최근 국제 게임쇼의 추세도 이 같은 도우미들을 줄이고 보다 관람객이 전시된 게임에 집중하는 것이 목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차이나조이’는 오히려 전시 문화를 후퇴시키는 모습만 보이고 있어 좀 더 성숙한 게임쇼의 모습을 갖춰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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