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9월호(통권 370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최근 국세청이 발표한 ‘100대 생활업종’ 월별 통계에서 올해 5월 기준으로 PC방은 전국에 9,604개로, 전년(9,931개) 대비 약 3.3%(327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업종들이 코로나19 발생 후 수천 개가 폐업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그나마 다행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PC방은 지난 수년 동안 빠르게 규모가 축소됐다. 2000년대 초반에는 3만 개까지 집계됐지만 2010년 이후 2만 개로 떨어졌고, 2020년대에 들어서면서 1/3인 1만 개까지 줄어들었다. PC방 업종은 이미 구조조정이 끝났다는 의미다.

더구나 세무당국인 통계청의 자료도 신빙성이 떨어진다. PC방으로 등록한 사행성게임장 등이 여기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자료를 통해 전국 PC방의 지형도를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는 있다. 이에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이후 PC방의 지형도가 어떻게 변했는지 살펴봤다.

영남권 지고 충청과 호남이 강세
통계청의 ‘100대 생활업종’ 월별 통계를 통해 지난 2019년 12월말 자료와 2021년 5월 자료를 비교해보면 대구, 부산, 울산을 비롯해 경남과 경북 등 영남 지역에서 PC방 폐업이 두드러졌고 충남, 충북, 세종 등 충청 지역과 광주, 전남 등 호남 지역의 PC방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의 경우에는 서울의 폐업률이 두드러졌고 인천이 선방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의 PC방은 오히려 늘어났다. 특히 광역시 단위에서는 유일하게 광주만 PC방이 증가했고, 제주도가 보합을 이룬 점이 특징이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에도 폐업률이 지역별로 편차가 있는 이유는 집합금지나 영업제한 등 방역수칙 강도가 서로 다르고, 새로운 상권개발 등 환경의 변화 때문으로 보인다.

먼저 수도권에서 서울은 경기도와 더불어 PC방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지역으로, 인구 밀집도가 높고 경쟁도 치열한 편이다. 폐업률이 높았던 이유는 PC방의 트렌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데, 대형화 및 고급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임대료가 비싼 대로변 중심으로 PC방 입점 위치가 이동하면서 코로나19로 인한 타격 또한 컸기 때문이다.

이는 그대로 경기도와 인천에 PC방이 늘어나는 효과로 이어졌다. 비싼 임대료와 치열한 상권경쟁을 피해 인접한 경기도와 인천으로 PC방 창업 포인트가 이동한 것이다. 전통적으로 창업이 활발했던 영남 지역의 폐업률도 눈길을 끈다. 대구, 부산, 울산을 포함해 경북과 경남 모두 증감률이 마이너스다.

특히 부산, 경남, 대구의 증감률은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PC방의 대형화, 고급화, 복수운영 트렌드가 가장 먼저 시작됐던 지역이라는 점에서 그만큼 충격이 더 컸을 것으로 보이며, 업종 전환이 빠르게 이뤄진 것도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반면에 충청, 충남, 세종 등에서 PC방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상권의 호재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충청 지역은 광역교통망이 발달하면서 반나절 생활권 지역으로 거듭났고, 이에 따른 도시개발과 상권개발도 활발하다. 다만, 상권이 활성화되는 지역일수록 사행성 게임장도 덩달아 늘어나기 때문에 PC방 업주들이 체감하는 현실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기초지자체 단위에서는 영남이 가장 큰 타격
해당 통계에서 2021년 5월 기준 전국 266개 기초지자체 중 최근 1년 사이 가장 낮은 증감률을 기록한 지역은 충북 괴산과 경남 함양으로, 이 2개 지역은 1년 사이 각각 5개에서 3개로 PC방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증감률은 60.00%로 집계됐다.

PC방 수가 50개 이상인 기초지자체 중에서는 충남 천안시 동남구와 서울 노원구, 부산의 부산진구의 증감률이 가장 낮았다. 충남 천안시 동남구는 2020년 5월 73개에서 56개로 증감률이 76.71%로 나타났고, 서울 노원구는 76개에서 59개로 77.63%, 부산진구는 81개에서 64개로 79.01%의 증감률을 보였다.

반면에 PC방이 가장 많이 늘어난 지역은 경상북도 예천군, 경상북도 청송군, 충청북도 증평군 등의 순이었다. 이들 지역은 2020년 5월 당시 각각 4개, 3개, 6개에 불과했지만, 2021년 5월 기준으로는 8개, 5개, 10개로 증가해 증감률이 200.00%, 166.67%에 달했다.

PC방 수가 50개 이상인 기초지자체 중에서는 충남 당진시, 전남 광양시, 경기 시흥시의 증감률이 가장 높았다. 충남 당진은 32개에서 50개로 늘어나 156.25%의 증감률을 나타냈고, 전남 광양시는 37개에서 50개로 135.14%, 경기 시흥시는 122개에서 160개로 131.15%의 증감률을 보였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기초지자체의 증감률을 살펴보면 서울의 경우 전통적으로 PC방이 가장 많은 관악구가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송파구가 최대 밀집 지역으로 거듭나고 있는 상황이다. 두 기초지자체의 PC방 수 차이는 102개와 101개로 1개 차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지역은 강남으로, 106개에서 86개로 크게 감소한 상황이다.

경기도에서는 시흥시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도 1년 전 122개였던 PC방이 160개로 늘어나면서 증감률만 131.15%로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이다. 반면 고양시 전체 기초지자체와 수원, 안양, 용인 등은 PC방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며, 서울과 인접한 부천은 155개에서 150개로 감소하는데 그치며 여전히 인기가 높았다. 인천은 전체적인 감소 추세 속에서 계양구와 미추홀구에서 오히려 PC방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기초지자체 중 PC방이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 시흥(160개), 경기 부천(150개), 광주 북구(151개), 경기 평택(143개), 경북 구미(142개) 등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강원 영월, 경남 고성, 경남 하동, 경남 함양, 경남 합천, 경북 고령, 전남 담양, 전남 보성, 충북 괴산, 충북 보은 등의 기초지자체는 PC방 수가 3개로 전국에서 가장 적었다.

국세청 ‘100대 생활업종’ 월별 통계를 토대로 PC방 지형도를 살펴본 결과, 전통적인 PC방 밀집지역이 약화되고 있고, 광역교통망 발달 및 신도시 개발을 통해 상권이 활성화되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PC방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고강도 방역수칙이 적용되고 있는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지역에서 PC방이 창업이 두드러지면서 정부의 방역정책이 PC방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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