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e커머스 업체 쿠팡이 지난 17일 로켓와우로 그래픽카드 RTX3090 슈프림과 GTX1660 SUPER 그리고 GTX1650 SUPER 등을 특가로 판매해 오프라인 유통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한때 용산전자상가를 위시한 일부 오프라인 소매점에서 500만 원이 넘는 가격에 판매했던 RTX3090 슈프림은 이날 240만 원대에 판매되며 순식간에 매진됐다. 여기에 스윗스팟에 해당되는 GTX1660 SUPER와 GTX1650 SUPER도 각각 26만 원대와 22만 원대에 상당히 많은 수가 풀렸다.

현재 RTX3090 슈프림은 용산 소매점에서 290만 원 전후에 판매되고 있어 50만 원 가량 저렴하게 판매된 것이다. GTX1660 SUPER와 GTX1650 SUPER의 경우 오픈마켓에서 각각 52만 원대와 42만 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특히 게이밍용으로 많이 판매되는 GTX1660 SUPER는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용산 소매점에서 70만 원(신용카드 결제 기준)에 근접한 가격에 판매되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번 쿠팡의 특가판매는 신제품 출시가 아니라는 점과 오프라인 소매점과 현격한 차이를 보일 만큼 저렴한 가격에 상당히 많은 수량이 판매됐다는 점에서 기존과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로켓와우는 직매입 방식이라 소매점이 임의로 가격을 책정할 수 있던 기존 오픈마켓에서 흔히 보여지던 ‘저가 등록 - 취소’나 ‘취소 - 고가 재등록 - 판매’ 등 소위 가격 흔들기가 없다는 것이 핵심이다.

수입사와 유통사 그리고 유통업계가 그간 쟁여놓았던 재고를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직매입 체계에 대량 투매에 나선 것으로 보여지며, 지난해 9월 RTX30 시리즈 출시 당시 e커머스 우선 공급 정책으로 시작된 유통 체질 개선 움직임이 좀 더 본격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PC 유통업계에서는 RTX3080 Ti 공개 직전에 소매점 등에 그간 쟁여놓았던 RTX3080, RTX3070 등을 수량 단위로 밀어내는 사례들이 보고된 바 있어 이러한 정황들을 방증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e커머스를 우선하는 유통이 확대되고, 소비자는 이미 e커머스를 통해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기회가 자주 마련된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받아들였다는 점이다.

더 이상 ‘물건이 없어 비싸진 것’이라는 말에 현혹되지도 않고, 과도하게 낀 거품을 받아들이는 일도 거의 없어졌다. 유통 체계에 적지 않은 변화가 이미 시작됐다는 의미다.

최근 화창한 어느 날 취재에 나섰던 용산전자상가는 지난 1년 사이 가장 한산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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