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PC방을 비롯한 소상공인 폐업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아이러니하게 PC방 창업 문의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PC방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지난 1~2개월 사이 창업 문의가 조금씩 늘고 있다고 밝혔으며, 다른 업종들의 커뮤니티에도 PC방으로의 업종 전환을 고민하고 있다는 게시물이 자주 올라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PC방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부와 방역당국의 과도한 방역정책과 영업제한 조치 등으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업종 중 하나로, 평균 30% 이상 매출이 하락하면서 높은 폐업률을 보이고 있는 현실과 정반대의 흐름이다.

이런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PC방 창업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 이유는 폐업이 많아 경쟁이 덜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과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제가 줄어든 점, 그리고 광풍에 가까운 암호화폐 이슈 속에서 채굴을 통해 수익을 내고 있다는 점 등이 꼽힌다.

물론 ‘선수’라고 불리는 기존의 베테랑 업주들이 “위기가 곧 기회”라며 폐업 직전의 PC방을 인수해 매장을 늘리는 사례가 일부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PC방 프랜차이즈를 통한 창업 문의나 타 업종 커뮤니티에 업종 전환을 고민하는 게시물들은 PC방 업계의 현실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신규 창업 희망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대해 PC방 업계의 한 전문가는 “예전부터 진입장벽이 높지 않은 업종이라는 인식은 많았지만 베테랑 업주들도 고전하고 있는 마당에 신규 창업 문의가 늘고 있다는 것은 의외”라며 “PC방 업계의 현실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영업이나 암호화폐 채굴 수익 등 단편적인 면만 보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폐업이 많아 경쟁이 덜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기존 PC방들의 PC 가동률과 매출 상황을 살펴보면 답을 찾을 수 있고, 다른 업종에 비해 규제가 완화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이는 코로나19 사태 추이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또한 많은 PC방이 채굴로 적지 않은 부가수익을 내고있지만 그 구조상 불안정할 수밖에 없고, 암호화폐 열풍은 오히려 그래픽카드 품귀 현상과 PC 부품 가격 인상을 야기하면서 PC방 PC 시스템 1대당 가격을 코로나19 사태 이전 대비 2배 가까이 올려놓은 상태다. 신규 창업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결과적으로 PC방 이용자가 절대적으로 감소한 상황에서 업계의 현실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 신규 창업자의 진입은 당사자는 물론 기존 업주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암호화폐 채굴로 인한 수익은 매우 불안정할 뿐만 아니라 PC 부품 가격이 크게 올라 창업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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