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게임사들이 인재 잡기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 내외부에 다양한 시선을 끌고 있다.

대형 게임사들을 필두로 큰 폭의 연봉 인상을 단행하고, 포괄임금제를 폐지했으며,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매월 마지막주 금요일은 쉬는 ‘놀금’ 제도를 도입했다.

직원 복지로 가장 유명한 펄어비스는 가사청소 지원, 반려동물 보험 지원, 회사 인근 거주 시 월 50만 원 지원, 자녀 1인당 월 50만 원 지원 등을 제공하고 있다.

넥슨은 육아휴직 기간을 2년으로 연장하고 산전·산후 휴가 시 급여 100%를 보존하는 기간을 60일에서 90일로 연장했으며, 엔씨소프트는 학자금 대출 지원을 1,000만 원에서 1,500만 원으로 상향했다.

물론 이런 복지가 최근에 갑자기 생겨난 것은 아니다. 이미 십수년 전부터 엔씨소프트와 넥슨 등이 직원 자녀를 위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것은 기본이고, 네오플은 제주도 이전 당시부터 직원들에게 미혼 27평, 기혼 32평 규모의 사택을 제공했다.

하지만 최근 경쟁적으로, 또 급격하게 임금과 복지를 확대하는 것은 인재 확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때 청년층이 딱딱한 업무와 규칙에 얽매이는 기성 기업 대신 게임업계에 발을 들이는 것은 흔했다. 말 그대로 인력풀이 풍족한 편이었고, 사내 프로젝트팀으로 운용하는 것이 일상적일 정도로 인력풀 관리에 소홀했던 것도 사실이다.

게임업계가 불법복제로 인해 매출을 올리기 힘든 PC 패키지게임 시장에서 온라인게임 시장으로 넘어가면서 엄청난 부흥을 이뤄냈고 인력풀 또한 엄청나게 커졌다.

하지만 문제는 의외로 모바일게임 시장으로 전환되면서 드러났고, 모바일게임 시장이 온라인게임 시장과 양분된 뒤 크로스플랫폼 시대로 전환되는 시기가 되자 문제가 더 커졌다.

모바일게임 시장이 국내 게임시장의 과반을 차지할 즈음에는 게임 개발자의 절대 다수가 모바일게임 개발에 전념하고 있는 상태였고, 반대로 국내 게임시장의 과반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던 온라인게임은 라이브팀에 맡겨져 있을 뿐 신작 소식은 소위 스타개발자에 의해 가뭄에 콩 나듯 전해지는 게 전부였다.

시장이 어느 한쪽으로 완전히 기울지 않고 양쪽 모두 막대한 사업성 즉 돈이 되는 상황이 계속되자 크로스플랫폼이 다시 주목받게 됐다. 플랫폼을 구분해서 사업을 지속하는 것에 비해 플랫폼을 하나로 묶으면 유저풀을 단일화해 2중 지출을 막고 콘텐츠의 수명도 크게 연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 역시 보다 높은 체험성을 원하고,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길 바란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2000년부터 시작된 크로스플랫폼이 아직도 주류로 떠오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이종 플랫폼 간의 보안 및 인증 정보 호환, 인터넷 문제 등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각 플랫폼마다 성장세가 급격해 굳이 기술적 부담을 뛰어넘는 노력이 필요치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모바일게임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해졌고 경쟁은 극도로 심화됐다. 온라인게임 시장은 진작에 그런 상태였다.

그러나 단일 엔진으로서의 범용화를 추구한 언리얼 엔진 4 출시로 판도가 뒤집어졌다. 엔진 자체에서 크로스플랫폼을 지원하게 된 덕분에 게임사들이 해결해야 할 부분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이쯤에서 진짜 문제가 나타났다. 수년간 모바일게임 시장으로 게임사의 지원 무게가 크게 옮겨진 상황에서 언리얼 엔진 4를 이용한 크로스플랫폼 경력자가 많지 않고, 그 가운데 포트폴리오가 풍부한 경력자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여기에 언리얼 엔진 4로 크로스플랫폼을 구축하지 않더라도 단일 플랫폼의 블록버스터급 게임 개발은 물론 영화나 CF 분야로의 인력 이동도 상당해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게임사들은 프로젝트팀처럼 운영하던 인력풀을 붙잡아야 하고, 인재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조건을 키워야만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크로스플랫폼은 2000년 12월 21일 드림캐스트로 출시된 <판타시스타온라인>이 1년 뒤인 2001년 12월 20일 PC판을 출시하면서 본격적으로 선보여졌고, <판타시스타온라인>이 크로스플랫폼의 롤모델이 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PC방 업계가 주목해야할 대목은 따로 있다. 시장이라는 단어로 대변되는 소비자의 콘텐츠 소비 패턴과 지출 패턴이 확연하게 변했고, 그 콘텐츠를 개발해 제공하는 게임사들이 이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금까지 ‘게임사들이 PC방에 유용한 게임을 알아서 만들어서 알아서 마케팅해주고 알아서 PC방에 가도록 유도해주겠지’라는 수동적이고도 안일한 생각으로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 성공은 남이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쟁취해야 하는 것이다.

이미 전례도 있다. 모바일게임 앱플레이어 시장을 돌아보면, PC방에서 모바일게임을 서비스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했고, 그 결과 앱플레이어를 통한 모바일게임의 PC방 점유율이 0.8% 가량으로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PC방 관련 프로모션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앱플레이어가 처음 PC방 업계를 노크했을 때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BM을 개발했더라면 지금과는 상황이 많이 달랐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게임사들이 크게 성공하고 나서는 과거 파트너였던 PC방을 등한시 한다’는 푸념을 늘어놓기도 하지만, 이는 반대로 게임사가 소비자의 변화에 맞춰 몇 차례 변신하는 동안 PC방은 변화 없이 정체돼 왔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문화 콘텐츠, 그 가운데 게임을 소비하는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이 변했고, 게임사들은 이에 맞춰 기민하게 변신을 꾀하고 있다. PC방도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게이머들의 게임 소비 패턴에 맞는 운영 체계를 고민하고, 협단체 및 관련 업체들과 협력해 새로운 BM 개발에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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