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카드 품귀현상이 극심한 가운데, 모텔 객실에 비치된 PC에서 고가의 신형 그래픽카드를 빼고 자신이 가져온 구형 그래픽카드를 장착해놓고 달아난 범인이 붙잡혔다.

대부분의 모텔에는 인터넷 검색 등 투숙객의 편의를 위해 PC를 비치하는 경우가 많고, 일부는 고사양 온라인게임이 가능한 사양의 PC를 갖추기도 한다. 현행법 위반 여부를 떠나 투숙객의 편의 차원에서 무료로 제공되어 왔다.

그런데 그래픽카드 품귀현상으로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모텔에 비치된 PC에서 그래픽카드를 빼내는 절도 유형까지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모텔과 같은 숙박업의 경우 그 특성상 객실 내에는 CCTV 등을 설치하지 못하기 때문에 잡히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범행을 계획하기 때문이다.

A 모텔 역시 이러한 절도에 노출돼 그래픽카드를 도난당했다. 시건 장치까지 마련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PC 케이스를 열어 그래픽카드를 꺼내고는, 화면 출력은 가능하게 오래된 저사양 그래픽카드를 꼽아놓았던 것이다.

투숙객의 문의에 그래픽카드가 바뀐 것을 뒤늦게 알아챈 업주는 PC 납품 업체와 노하드솔루션 업체에 도움을 받아 이용 시간 내역과 드라이버 관련 로그 등을 교차검증하며 용의자를 좁혀갔다. 보안용 CCTV 및 출입명부 등과도 대조해 결국 범인을 특정 하는데 성공했다.

업주는 경찰에 신고를 하려다가 아직 젊은 청년이라는 점을 안타깝게 생각해 출입대장에 기록된 연락처로 “잘못을 시인하고 바로잡으려 하면 용서해주고 부정한다면 관련 증거와 함께 경찰에 신고할 것”이라고 최후통첩을 전했다.

범인은 잘못을 시인하고 그래픽카드를 가져왔고, 업주는 반성문을 받는 것으로 선처했다.

PC 납품업체 관계자는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는데 여러 방법을 통해 범인을 조금씩 특정할 수 있게 되자 속도가 났다”며 “범인이 출입명부에 연락처를 허위로 작성했다면 빠른 검거가 어려웠겠지만 선처의 기회 또한 없었을 것이며, 바로 경찰에 신고가 이뤄져 형사 처벌을 면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업주의 기지와 PC 납품업체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범인을 붙잡아 피해를 복구했다는 점에서 불행 중 다행이 아닐 수 없는데, 소식을 접한 PC방 업계에서는 남의 일이 아니라며 매장 점검에 반면교사로 삼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오랜 기간 경제 여건이 불안정해 PC방 역시 야간 절도 사건이 종종 발생하는 등 가격이 폭등한 그래픽카드를 노린 절도 범죄가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PC 관리와 보안솔루션 점검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가운데, 특히 야간에 무인솔루션을 운용하는 PC방의 경우에는 보안 장치들과 관제 기능 등에 대해 정기적으로 사전에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진: 훔쳐간 그래픽카드 대신 장착해놓은 제품과 유사한 모델(지포스 GTX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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