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3월호(통권 364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애타게 기다리던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코로나19 종식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됐지만 힘겨운 봄 비수기가 함께 시작돼 어깨를 짓누른다. 이제는 PC방 업계도 코로나19 출구전략을 수립하고 실행에 옮겨야 때가 됐다.

지난달 26일 오전 9시를 기해 전국 보건소와 요양병원에서 국내 첫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이 일제히 시작됐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1년하고도 37일만의 일이다.

국립중앙의료원과 수도권 코로나19 환자 치료병원 종사자는 국제백신공급기구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도입된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며, 오는 20일 1차 접종이 완료된다. 1차 접종 이후 곧바로 2~3차 접종이 시작되기 때문에 코로나19 종식을 위한, 일상으로의 복귀를 향한 첫 걸음이 시작된 것이다.

이달 중순부터 적용될 예정인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은 다중이용업소에 대한 영업제한 방역수칙 강화보다는 개개인의 방역수칙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져 그동안 너무나 힘겨웠던 PC방 업주들의 마음을 한결 가볍게 하고 있다.

또한 이달부터는 전국 학교들이 일제히 새 학년 신학기를 시작한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1∼2학년, 고등학교 3학년은 매일 학교에 가고, 나머지 학년은 격일·격주 등으로 등교한다.

일부 교육청에서는 학교가 특정 학년을 매일 등교할 수 있도록 결정하는 자율권을 부여했다. 매일 등교 대상이 아닌 경우는 지난해와 비슷하게 일주일에 2∼3회 학교에 가거나 격주 등교, 3주 가운데 2주가량 등교하게 될 전망이다.

3월은 전통적으로 PC방 봄 비수기가 시작되는 시점이나 이미 쪼그라들 대로 쪼그라든 PC 가동률에 학생들의 개학은 역설적으로 호재일 수 있다. 집에만 있던 학생들이 등교한다면 오히려 PC방을 찾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3월에 들어서도 여전히 고통스러운 부분들이 PC방 업주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맞춤형 피해지원 대책’ 예산처리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고, ‘보상 대 지원’이라는 당정의 시각차가 대립하고 있는 이 시간에도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은 존망의 기로에 서있다.

장사를 접는다고 코로나19로부터 완전히 도망칠 수도 없다. 역병을 겨우 피했더니 이제는 역병보다 더 무서운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다.

폐업하는 자영업자를 노리는 ‘점포 사냥꾼’들에게 가장 배부른 먹잇감이 PC방이다. 4억 원짜리 가게를 단돈 5천만 원에 꿀꺽하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최근 서울시 상가의 공실률이 절반에 육박하다보니 돈을 더 얹어주고 양도하는 마이너스피 현상까지 등장했다.

권리금과 매매가를 후려치는 것은 기본이고, ‘여기 아니어도 널린 게 PC방’이라며 무권리금을 제시하는 업자들이 역겨워 폐업절차 및 비품정리를 하나에서 열까지 손수 처리하려고 하니 여간 고역이 아니다.

눈앞의 피해만 문제가 아니다. 다중이용업소에 대한 무분별한 비난과 현실을 호도한 영업중단 조치 등으로 대중의 인식 속 PC방은 이용하기 꺼려지는 심리적 장벽이 생겨난 상태다.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끝날지 아직 모른다. 이 장벽이 빠르게 허물어지지 않는다면 집객의 어려움은 종식 이후도 계속된다.

위기가 끝나도 새로운 도전이 찾아온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니 봄이 찾아와도 긴장감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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