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3월호(통권 364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지난 3년을 돌아보면 PC방은 생각보다 빠르게 발전했다. 선불결제기의 고도화, 무인솔루션의 발전, PC의 고사양화, 커스텀 PC 케이스의 보급 등 여러 방면에서 상당한 수준의 변화를 겪었다.

이 가운데 커스텀 PC 케이스 트렌드는 고성능 장비나 새로운 네트워크 기술이 도입되는 등의 기술적 발전에 의한 변화가 아니라는 점, 그리고 그 기본 기능은 완전히 동일하다는 점에서 여느 변화들과는 차이가 있다.

이런 이유로 빠르게 확산된 커스텀 PC 케이스의 트렌드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지난 PC방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몇 년마다 새로운 무엇인가가 등장해 PC방에 부분적으로 변화를 야기했다. 앞서 언급한 것 외에도 노하드솔루션, 먹거리, 커브드 모니터, 고주사율 모니터 등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만큼의 큰 변화를 이끈 것들이 꾸준히 있어왔다.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크게 체감할 수 있고 가장 눈에 띄는 것은 PC 사양 업그레이드와 커스텀 PC 케이스다. 한때 원포인트 업그레이드는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로 집약되고는 했지만, 모니터는 이미 커브드, 144Hz, 165Hz 등으로 상향평준화됐고, 키보드 역시 기계식과 완전방수 광축 제품들이 PC방 키보드의 대세가 됐다. 마우스 역시 고사양 센서는 물론, 사이드 버튼과 LED 등이 탑재된 게이밍 마우스 수십 종이 경쟁할 만큼 보편화됐다.

결국 돌고 돌아 이번에는 케이스가 원포인트 업그레이드의 주역으로 바통을 넘겨받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일반 소비자용 케이스에서, ODD 슬롯을 제외한 케이스로, 그리고 하단 매립형에서 상단 매립형으로 유행이 이어지는 과정을 살펴보면 케이스는 시야에서 보이지 않게 숨기는 방향으로 발전해왔다.

하지만 원포인트 업그레이드 파트들이 모두 상향평준화되고, PC 케이스는 발열 문제로 인해 쿨링이 중요해지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됐다. 상단 매립형 혹은 상단 케이스 거치형으로 진화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상단 매립형은 케이스 자체가 필요 없거나 하우징만 있으면 되는 쪽으로 발전한 반면, 상단 케이스 거치형은 말 그대로 케이스를 외부에 드러내야 하기에 시각적 효과가 뛰어난 제품들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즈음부터 또 하나의 트렌드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바로 프리미엄 좌석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커스텀 수냉을 이용하기 시작한 것인데, 커스텀 수냉의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한층 더 고급 단계의 케이스가 본격적으로 PC방에 도입되는 계기가 됐다.

커스텀 PC 케이스는 일단 외견상 눈에 잘 띄며, 색상이나 내부 구조에 따라서는 장식장 분위기도 연출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원포인트 업그레이드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런 까닭에 창업 또는 일명 통갈이 업그레이드 시에 다양한 커스텀 케이스들이 애용되고 있다.

대중적으로 널리 애용되는 보급형 커스텀 케이스
형태도 다양하다. 기본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관리가 편한 큐브 타입이 널리 이용되고 있으며, 뒤이어 헥사고널 컬럼(육각기둥) 타입도 많이 이용되고 있다. 두 유형 모두 시선을 끄는 디자인이면서 미들타워로 분류되는 크기이기 때문에 설치가 편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반면에 ATX 메인보드를 장착할 수 없어 mATX 폼펙터의 메인보드만 이용해야 한다는 단점도 또렷하다.

물론 두 유형 모두 투명 창을 통해 내부가 들여다보이기 때문에 LED 쿨러와 LED 팬을 함께 조합해 쿨링 성능과 시각적 효과를 높이는 과정이 부연된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커스텀 케이스
가성비가 높은 큐브 및 헥사고널 컬럼 타입이 널리 보급되면서 커스텀 케이스에 대한 니즈는 더욱 커졌다. 특히 수냉 쿨러와 LED 공랭쿨러 모두에 잘 어울리는 퀀커 타입 커스텀 케이스가 강렬한 외모만큼이나 시선을 잡는데 성공했고, 마름모꼴의 퀀커 타입 케이스들은 PC방에 가장 많이 도입되는 케이스 가운데 하나가 됐다. 사실상 하나의 장르화된 셈이다.

수입 및 판매사들도 이러한 수요에 발맞춰 보다 화려하고 보다 잘 갖춰진 제품을 선보이게 됐고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공급가도 낮추고 있다. 선의의 경쟁이 이끌어낸 결실이다.
LED 팬은 물론 팬 허브와 그래픽카드 지지대를 함께 제공하는 제품도 등장했고, 최근에는 ‘건담 케이스’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킹덤 브랜드의 ‘GD-78’과 같이 아예 다중 절곡을 통해 로봇이나 투구의 형상을 구현해내는 수준의 외관까지 선보여지고 있다.

이러한 발전은 PC방에게도 상당히 효과적이다. PC방이 커스텀 케이스를 도입하는 이유가 바로 손님의 만족도를 높여 경쟁력을 갖추기 위함인데, 날로 발전하는 디자인 품질은 이러한 기준을 잘 충족시켜주기 때문이다. 물론 이뿐 아니라 여분의 LED 팬을 제공해 유지보수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팬 허브를 통해 ‘깔맞춤’이 가능한 것은 분명한 강점이다.

여기에 공급 증가에 따른 규모의 경제, 즉 공급이 늘어 가격이 낮아진 현상은 대량 구매를 해야 하는 PC방 업계로서는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어 커스텀 케이스에 대한 수요를 더욱 높이고 있다.

“이런 것도 있었어?” 아예 독특하게…
대부분의 상품은 완성도와 가격 경쟁력을 중심으로 발전하기 마련이지만, 간혹 매우 독특한 형태로 눈길을 끄는 제품도 있다. 말 그대로 틈새시장에서 ‘독특함’으로 그 존재감을 과시하는 케이스들이 종종 등장한다.

요트 케이스와 탱크 케이스 등은 크고 무거운데다가 여느 커스텀 케이스보다 가격이 비싸지만 그 독특한 존재감으로 인해 시그니처 디자인 개념으로 활용되는데, 제반 특징으로 인해 대량이 아닌 1~5대 사이의 소량으로 활용되고는 한다.

반면, 일반적인 디자인은 아니지만 대중성을 고려한 우퍼 케이스 등은 일반 좌석의 케이스로 많이 활용된다. 여느 커스텀 케이스만큼 화려하지는 않지만 독특한 외관 디자인으로 인해 매장 인테리어가 어번 모던 스타일일 때 깔맞춤으로 빛을 본다.

필요에 의한 보급, 그리고 효과로 입증
커스텀 PC 케이스가 PC방에 도입된 것은 필요에 의해서였다. 손님의 눈길을 끌기 위해서, 고성능 PC의 쿨링 효과를 위해서 등 이유는 나뉘지만 분명한 것은 마케팅적 필요에 의한 것이었다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물론 커스텀 수냉 PC를 위해 내부가 들여다보이는 개방형 케이스와 이후 가성비로 널리 확산되고 있는 일체형 수냉 쿨러 장착용 케이스가 추구하는 방향은 조금 다르다. 여기에 일반 좌석을 위해 LED팬 탑재 공랭쿨러를 염두한 케이스 역시 약간 다른 결을 갖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PC방 이용객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또 매장 인테리어 효과를 내기 위해 꼭 필요해진 커스텀 케이스는 계속 발전할 것이며, 좀 더 다양한 제품들이 더욱 널리 보급될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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