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3월호(통권 364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디아블로2: 레저렉션> 연재 출시를 발표함과 동시에 한국 PC방에 대한 시장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블리자드는 지난달 20일 열린 블리즈컨라인에서 30년에 걸친 오랜 시간 동안 함께해온 전 세계 커뮤니티의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한편, 자사 프랜차이즈 게임들에 대한 최신 소식을 발표했다.

이번 블리즈컨에서는 블리자드를 대표하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디아블로>, <하스스톤>, <오버워치> 등 다양한 IP에서 새로운 정보를 마구 쏟아냈다. 이 중에서도 주인공은 단연 <디아블로>였다.

<디아블로2>의 리마스터링 버전인 <디아블로2: 레저렉션>을 시작으로, 최신 넘버링 신작 타이틀 <디아블로4>과 모바일게임인 <디아블로 이모탈>까지 총 3종의 타이틀을 동시에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알렌 브랙 사장은 인터뷰에서 한국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PC방 시장에 대한 깊은 관심을 드러내면서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이에 최근 국내에서 블리자드의 위상이 다소 주춤한 형세를 만회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전설이 리마스터로 부활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찬사를 받는 타이틀 <디아블로2>가 지옥과 함께 돌아온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액션 RPG라는 장르를 정의한 <디아블로2>와 확장팩 ‘파괴의 군주’를 리마스터한 <디아블로2: 레저렉션>을 공개했다.

블리자드는 <디아블로2: 레저렉션>을 발표하면서 경험 많은 기존 플레이어는 물론, 새로운 세대의 플레이어까지 아우르는 게임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유의 사악하고 암울한 스토리 라인, 스릴 넘치는 전리품 사냥 및 본능적인 핵 앤 슬래시 전투를 최신 게이밍 하드웨어를 통한 현대적 비주얼로 재탄생시킨다.

<디아블로2: 레저렉션>은 2D 스프라이트 기반(2D sprite-based)의 원작을 전면적인 3D 물리 기반 렌더링(full 3D physically-based rendering), 동적 광원 효과(dynamic lighting), 개선된 애니메이션 및 주문 효과(spell effects)를 통해 현대화해 최대 4K 해상도로 선보인다.

정체 모를 어둠의 방랑자(Dark Wanderer)의 여정을 그려 내는 총 27분 분량의 시네마틱 영상도 장면 하나하나 처음부터 다시 제작된다. 성역에 울려 퍼지던 악몽 같은 음향 효과, 그리고 모두의 기억 속에 자리 잡은 사운드트랙 역시 돌비 7.1 서라운드 사운드(Dolby 7.1 surround sound)를 지원하도록 리마스터된다.

<디아블로2: 레저렉션>은 게임의 오디오 및 비주얼 수준을 끌어올려 오늘날까지 전 세계 플레이어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깊이 있는 게임 플레이와 특유의 디자인을 선보인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20년 묵은 추억을 쌔끈하게
신규 플레이어도 겨냥하고 있지만 기존 플레이어도 염두에 둔 타겟 설정도 흥미롭다. 과거의 추억에 잠기고 싶은 플레이어들을 위해 언제든지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최신 그래픽과 원작 그래픽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디아블로2: 레저렉션>은 겉으로만 보면 완전히 새로운 게임처럼 보이지만, 특유의 게임플레이와 시스템은 그대로 보존하는 동시에 공유 보관함 등 플레이어의 요청이 많았던 편의성 개선 사항들을 추가한다.

플레이어는 위험천만한 성역을 탐험하고, 원작 캠페인의 스릴 넘치는 5개의 막을 누비며 지옥의 군대에 맞서 싸우게 된다. 그 과정에서 조언자인 데커드 케인(Deckard Cain)을 만나고, 대천사 티리엘(Archangel Tyrael)과 함께 싸우며 신적인 캐릭터들과 조우하게 된다.

원작에 등장했던 아마존(Amazon), 야만용사(Barbarian), 강령술사(Necromancer), 성기사(Paladin), 원소술사(Sorceress) 외에도 ‘파괴의 군주’ 확장팩에 등장했던 암살자(Assassin)와 드루이드(Druid) 등 일곱 개의 캐릭터 직업 중에서 선택할 수 있고, 높은 수준의 커스터마이징 역시 가능하다. 기술 빌드 선택, 아이템 제작 및 홈 끼우기, 장비 세트 완성, 고유 무기 및 방어구 획득, 룬어 조합 등의 많은 방법으로 각 캐릭터를 원하는 방향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

<디아블로2: 레저렉션>은 가까운 시일 내에 테크니컬 알파 테스트를 진행하고, 연내 정식 출시를 예정하고 있다.

한편, PC방 경력이 오래된 업주라면 <디아블로2>의 부활에서 20년의 세월을 체감할 수 있는 는 부분도 있다. <디아블로2: 레저렉션>은 텅 빈 패키지 박스와 CD키 등의 요소는 사라지고 배틀넷 런처에 등록돼 PC방 최신 게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는 점이다.

블리즈컨라인에서 알렌 브랙 사장은 “디아블로2는 블리자드는 물론, 전 세계 수백만 명의 플레이어에게 있어 중대한 게임이었다. 디아블로2: 레저렉션을 통해 이 고전 명작을 다시 선보이게 되어 설렌다. 플레이어들은 옛 추억을 되살리거나, 시대를 초월하는 게임 플레이를 처음으로 경험할 수 있다”며 “20년 전과 동일한 재미와 흡입력 있는 게임 플레이를 고해상도 오디오 및 비디오로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고향, PC방은 중심”
<디아블로2>는 PC방에서 거대한 족적을 남긴 작품이고, 흥행력도 대단했다. 또한 PC방에서 <디아블로2>에 빠져들었던 손님들은 이제 30~40대 아저씨가 됐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 클래식>이 PC방에 아저씨 손님들을 귀환시킨 것처럼 <디아블로2: 레저렉션>도 집객에 일조할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수습되는 국면으로 접어들고, 현재 공개된 플레이 영상처럼 제대로 된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디아블로2: 레저렉션>이 출시되고, 아저씨 손님들이 PC방을 찾아오기 시작한다면…, 이는 PC방 업주가 상상할 수 있는 최상의 2021년 시나리오일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기대하지 않았던 호재가 하나 더 있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알렌 브랙 사장이 “한국 시장은 매우 중요한 제2의 고향 같은 곳”이라며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장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커뮤니티가 좋아하는 이벤트를 고려하는데 한국 PC방을 중심으로 많이 고려하고 있다”고 직접 발언한 것이다.

블리자드는 최근 몇 년 사이 세계 시장에서, 한국에서, PC방에서 위상이 예전만 못한 것이 사실이다. <오버워치>를 통해 대단한 위세를 구가하기도 했지만 시장 지배적인 위치를 되찾지는 못했다. PC방 점유율을 쥐락펴락하는 영광은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에 내줬고, 이 구도는 여전히 깨지지 않고 있다.

블리자드의 전성기를 열어젖힌 <디아블로2>의 리마스터 버전으로 ‘PC방 넘버 원’의 자리를 탈환하겠다는 계획이라면 이제 코로나19를 털고 일어나야 하는 PC방 업계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디아블로3>가 출시된 2012년 6월에 PC방에 찾아온 아저씨들과 치솟은 가동률을 떠올려보면 커지는 기대감은 어쩔 수가 없다.

아울러 다양한 신작들을 준비하고 있는 블리자드가 PC방을 중심으로 커뮤니티를 성장시킨다면 <리그오브레전드>와 치열한 경쟁을 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PC방 혜택에 극도로 인색했던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드디어 한국 PC방 진출 이후 처음으로 국산 게임사과 비슷한 종류의 혜택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귀추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한술 더 떠 알렌 브랙 사장은 “블리자드는 한국 팬들의 기여를 높게 여기고 있으며, 게임을 운영하거나 의사사결정을 내리는데 한국과 블리자드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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