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1월호(통권 362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11월말 전북 군산에서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전라북도가 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도 방역수칙을 모범적으로 준수한 업소 및 기관 10곳을 선정해 표창을 수여했는데, 코로나19 방역 모범업소 명단에 PC방이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것이다.

당시는 PC방 업종에 적용되던 방역수칙 완화 조치에 대해 비판 여론이 상당했다. 물론 이런 분위기는 지금도 크게 다르진 않지만 PC방 방역에 대한 무조건적 꼬투리 잡기를 불식시킨다는 차원에서 희소식이었다. 이에 방역 모범업소로 선정된 군산 긱스타 PC방을 찾아가 그 비결을 들어봤다.

PC방 업력이 20년에 달하는 노환철 사장은 올해 3월 매장 간판을 고쳐달고 새로운 출발을 계획하던 차에 큰 난관에 부딪혔다. 군산대학교 앞 매장을 긱스타 PC방으로 리모델링하고 추가로 또 하나의 매장 오픈을 준비하던 차에 중국발 코로나19가 손님들을 싸그리 앗아간 것이다. 큰돈을 들여 사업 확장을 계획하던 노 사장에게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될 때까지 영업중단도 고려했지만 매장을 찾아주는 대학생 손님들에게 최대한 코로나로부터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쪽으로 결심을 굳혔다. 노 사장은 매장운영을 책임지는 점장에게 방역과 위생에 최선을 다할 것을 지시했다.

점장의 관리 하에 매장 내 모든 설비를 아침마다 걸레로 닦는 일과가 이어졌고, 이는 표창을 받은 이후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소독한 걸레는 5회 이상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다고 한다. 또한 비접촉 적외선 체온계를 구비해 번거롭지만 출입하는 모든 손님들의 체온을 측정했다.

다중이용업소의 환기 상태가 코로나 예방에 부정적이라는 여론이 부각되고 PC방 업종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초여름부터 대형 환풍기를 24시간 동안 계속 가동했다. PC방의 환기시설은 국내 다중이용업소 중 최고 수준이지만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한자리 띄어 앉기’, ‘마스크 착용’, ‘손 소독제 비치’ 등 방역당국이 제시한 수칙 준수는 두말할 필요도 없었다.

노환철 사장은 “손님들이 짜증을 낼 정도로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켰다”라며 “손님이 절반으로 쪼그라든 실정에 이런다고 나한테 무슨 도움이 되나 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시국이 시국이라 이렇게 했다”라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 초기까지만 해도 확진자가 극소수에 불과했던 전라북도도 전국적인 확산세를 피해갈 수 없었다. 급기야 코로나19는 권 사장의 PC방에도 들이닥쳤고, 확진자들이 방문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역학조사에서 확진자들은 세 차례나 긱스타 PC방에 방문해 수 시간 동안 머물렀으며, QR코드 전자출입명부를 대조하자 실 접촉자가 130여명에 달했다. 방역당국은 PC방 관계자와 600여명의 PC방 손님 전부를 검사했다. 그리고 방역당국의 검사 결과는 감염자 0명이었다. 타 업종과 비교하면 불가능에 가까운 결과다.

노환철 사장은 “확진자가 PC방에 방문한 사실과 PC방에서 감염된 것과는 엄연히 다른 일인데 언론에서는 이런 개념이 없는 것 같다. 참 아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이번 표창 수상은 소소하고 민망한 명예에 불과하다. 방역 모범업소로 선정됐다고 해서 줄어든 손님이 다시 늘어나지 않고, 군산 긱스타 PC방보다 훨씬 방역에 철저한 PC방들이 전국에 셀 수 없이 많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의 감염력을 감안하면 확진자가 방문한 PC방의 관계자 및 이용자 600여명 모두가 감염되지 않은 사실을 단순히 ‘운이 좋았다’고 생각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만큼 이번 군산 긱스타 PC방 사례는 그동안 PC방 업주들이 ‘코로나19 방역에 가장 적합한 환경을 갖춘 업종’이라는 주장을 증명해준 셈이다. 물론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한다는 전제하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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