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12월호(통권 361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0년 한해를 되돌아보면 시간 순이든 영향력 순이든 모든 면에서 코로나19로 시작해 코로나19로 끝난다. 2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사태는 전국 어디든 영향을 받지 않은 곳이 없으며, PC방 업계 사상 처음으로 영업중단 조치가 이뤄지기도 했다. 심지어 매년 PC방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던 최저임금마저도 코로나19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이처럼 올 한해 동안 여러 방면에서 PC방 업계를 관통한 주요 뉴스 10개를 꼽아봤다.

1. 코로나19 대유행
지난해 말 중국 우한에서 창궐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가 국내에서는 2월부터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수많은 감염자가 발생했고, 12월까지 3차례에 걸쳐 대유행이 이어지면서 경기를 침체시켰다. 기업에 비해 경제적 체력이 약한 소상공인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고 PC방 역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실제 소상공인연합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매출액이 90% 이상 감소했다는 응답이 60%에 달했으며, 폐업까지 고려할 만큼 경영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는 응답은 90.7%로 나타났다. 문제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이다.

2. 사상 첫 PC방 영업중단 사태
PC방 태동 이래 사상 처음으로 영업중단 조치가 발효됐다. 지난 8월 16일 PC방이 갑작스레 고위험시설로 분류됐고, 8월 18일 정세균 국무총리가 대국민 담화에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함에 따라 서울·경기·인천 지역 13개 업종 고위험시설의 영업을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영업중단은 19일 0시부터 시작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실제 시행 시기는 19일 18시부터였으며, 일부 지자체에서는 기한을 8월 30일로 한정해 안내하는 등 정부·지자체의 실책이 발생해 많은 PC방이 혼란과 피해를 겪었다.

영업중단 조치는 9월 13일까지 4주간 이어졌으며, 이 기간 동안 절도사건, PC 및 모니터 고장, 식자재 파기 등 많은 문제들이 발생했다. 또한 1인 시위 및 항의 방문을 통해 정부와 지자체가 PC방에 대해 오인하고 있던 정보를 바로잡는 과정도 있었다.

3. 비대면 문화 확산, 먹거리 배달 증가
젊은 소비자층의 비대면 트렌드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전 국민의 생활 트렌드로 확산됐다. 대중이 모이는 자체가 감소했고, 대면 결제 대신 키오스크가 확산되고 비접촉 결제 수단이 증가했다. PC방 역시 선불결제기 이용 비중 증가 및 비대면 결제 시스템 도입이 확대되어 이러한 흐름이 투영됐다.

이와 더불어 먹거리 배달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사회 전반적으로 외출 감소와 비대면 추세로 인해 내방객은 줄고 먹거리 배달은 증가하자 PC방 업계 역시 그간 무관심했던 먹거리 배달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특히 영업중단 조치로 인해 PC방 운영 자체가 막히자 샵인샵으로 먹거리 배달을 도입했던 PC방은 주객이 뒤바뀌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겪기도 했다.

4. PC방 업주들의 단합된 힘 그리고 사회활동
정부가 PC방을 고위험시설로 분류하고 영업중단 조치를 발효하면서 PC방 업계는 왜곡된 사실을 바로잡고 영업중단 조치를 해제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협단체 중심의 특대위,  이미지 쇄신을 목표로 한 업주 위주의 비대위 등이 결성되고, 국회와 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는 한편, 관계 부처 항의 방문을 통해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는데 주력했다. 이후 전대연까지 합류해 집회가 확대되었고, 결국 PC방은 고위험시설에서 빠지게 됐다.

각고의 노력 끝에 업종에 대한 오해를 풀 수 있었던 PC방 업주들은 사회활동의 일환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부족해진 혈액 문제에 힘을 보태고자 헌혈증 기부 이벤트와 청소년 보호운동을 진행하는 등 이미지 쇄신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5. 최저임금 1.5% 인상, 역대 최저 인상률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최저임금제도 개선을 위해 논의되던 각종 안건들이 모두 수포로 돌아갔고,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도 예년보다 늦게 시작됐다. 올해도 어김없이 노사의 견해는 극과 극으로 나뉘었고, 고용계는 소폭 인하를, 노동계는 1만 원 달성을 요구하며 대립했다. 결국 최종 결정의 열쇠를 쥔 위원장과 공익위원은 경기 침체를 감안해 소폭 인상에 손을 들었다. 2021년 최저임금은 올해 대비 1.5% 인상된 8,720원으로 확정됐다. 최저임금제 도입 이후 최저 인상률이다.

6. PC방 업계 출신 최승재 의원 국회 입성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최저임금제도 개헌정 사상 처음으로 PC방 업주 출신 국회의원이 나왔다. 주인공인 최승재 의원은 미래한국당 비례대표로 출마해 제21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현재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포괄하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이며, 국민의힘 소상공인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승재 의원은 PC방 업주의 한 명으로 한국인터넷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구 한국인터넷PC방협동조합)을 설립해 정부의 불합리한 정책과 게임사의 불공정한 정책에 맞서며 웹젠, 엔씨소프트, NHN한게임, CJ인터넷,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코리아 등 게임사로부터 불합리한 약관 개정을 이끌어냈고, 게임사 오과금 문제 해결에도 큰 역할을 했다. 또한 VPN·지피방에 대한 규제를 요청해 약관 개정 및 단속·규제를 상시화하는데 이르렀다. 이외 함께 한국MS로부터 윈도우 라이선스 단속을 캠페인으로 전환해내는 성과도 일궜다.

이후 소상공인연합회 설립에 나서 초대 회장에 선출·재임을 하며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처우개선과 권익보호를 위해 활동했다.

당선 이후에는 소상공인 복지법 1호 법안을 시작으로 10인 미만 사업장 최저임금 차등적용안, 소상공인 근로장려금 제도 개선안 등 소상공인 처우 개선을 위한 입법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정부의 PC방 영업중단 조치에 반대 목소리를 내는 등 PC방 업계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7. 발로란트, 뱅가드 문제
라이엇게임즈가 지난 6월에 출시한 신작 <발로란트>는 게임 자체보다는 안티치트 보안 툴인 뱅가드가 더 유명해졌다. 바로 PC 정상 작동을 제한하면서 많은 충돌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발로란트> 구동과 무관하게 많은 리소스를 차지해 PC방에서는 일부 PC를 발로란트 전용석으로 지정하는 해프닝까지 발생했다. 이후 라이엇게임즈에서 충돌 유형에 대한 패치를 내놓고 PC방 PC 관리업체들이 새로운 관리 방식을 내놓으면서 문제는 크게 감소했다.

뱅가드 문제는 안티치트 보안 툴의 과도한 개입이 PC에 미치는 영향을 잘 보여줬으며, 역설적으로 게임업계에 만연한 핵 프로그램 문제가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방증하는 사례였다. 물론 PC방 인기순위 9위까지 오르며 준수한 성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8. AMD-인텔-엔비디아 걸출한 신제품 출시
올해는 AMD, 인텔, 엔비디아 3사 모두가 걸출한 신제품을 선보였는데, 우선 인텔이 지난 5월 가장 먼저 10세대 코멧레이크 CPU를 출시했다. 이후 엔비디아가 10월에 RTX30 시리즈를 출시했고, AMD는 11월에 젠3 기반 4세대 라이젠을 출시했다.

인텔은 코멧레이크를 통해 처음으로 일반 소비자용 10코어 20쓰레드 제품을 선보이며 게이밍 성능과 멀티코어 성능 모두를 잡아내는 성과를 보여줬다.

엔비디아 RTX30 시리즈는 이전 세대 대비 최대 50% 증가된 성능을 보이며 넘버링을 2계단까지 넘어서는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가격을 동결했다. 여기에 e커머스 우선 공급 정책을 통해 권장소비자가격을 안착시켜 소비자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AMD는 CCX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량한 젠3 아키텍처를 개발·적용한 4세대 라이젠 5000시리즈를 출시했다. 레이턴시가 획기적으로 줄어들어 게이밍 성능이 이전 세대 대비 20% 가량 향상됐다.

9. 패키지게임 PC방 서비스 플랫폼 등장
올해는 패키지게임을 PC방에서 서비스할 수 있도록 구축된 GOD 플랫폼이 본격화됐다. 우선 루니미디어는 자체 플랫폼 루니파크를 통해 여러 패키지게임의 개별 라이선스를 획득해 PC방 베타 테스를 거쳐 11월 1일 상용 서비스에 돌입했다.

플레이위드는 밸브사의 스팀 PC 카페를 지난 10월 PC방 5곳에서 베타 테스트를 진행했다. 베타 테스트 게임은 <위쳐3>, <아크: 서바이벌 이볼브드>, , <레프트4데드2>, <림월드> 등 5종이다.

이러한 GOD 플랫폼은 온라인게임 신작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PC방 업계로서는 새로운 콘텐츠 공급 수단으로 역할이 기대되지만, 설치 용량이라는 새로운 문제에 대한 해법은 숙제로 남아있다.

10. 청소년 기준 통일 무산, 재 입법은 언제쯤?
2019년 8월 국무조정실에서 청소년 기준을 통일하기로 결정하면서 문화체육관광부 박양우 장관이 게임법의 청소년 기준을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문화부는 개정안을 마련했으나 20대 국회가 정쟁에 휩싸여 민생법안을 심사조차 못해 결국 20대 국회 종료와 함께 사장됐다.

문화부는 다시 개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코로나19 사태가 거세지면서 답보상태다. 인문협이 국무조정실과 문화부에 청소년 연령 통일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으나 개정안 재추진은 코로나19 사태가 안정 국면에 접어든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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