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보안 프로그램 ‘안티치트’가 PC방 업계에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다양한 게임들이 고루 구동돼야 하는 PC방 환경에서 안티치트의 오작동이나 안티치트 간 충돌은 치명적인 문제를 야기한다.

무고하게 제재를 당한 게이머가 PC방을 더 이상 찾지 않거나 부정적인 소문을 퍼뜨릴 수도 있고, 심각한 경우 하드웨어 밴(해당 PC에서 그 게임을 더 이상 접속할 수 없게 하는 것)을 당해 PC방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과거 국산 안티치트 프로그램인 ‘N프로텍트’가 오작동을 일으켜 하드웨어를 고장낸 사례도 있는 만큼, PC방 업주들은 안티치트 문제에 대해 경계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 논제에 가장 먼저 불을 지른 것은 라이엇게임즈의 <발로란트>에 사용되는 안티치트 ‘뱅가드’다. <발로란트> 출시 당시 뱅가드는 다양한 오작동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 하드웨어에 오류를 일으켜 관리프로그램 업체에서도 정상적인 대응이 불가능했다.

또한 PC방 점유율이 가장 높은 <리그오브레전드>의 안티치트 ‘데마시아’ 역시 여러 오작동 사례로 인해 논란이 발생한 바 있다.

이런 안티치트 오작동 문제는 특히 여러 게임의 안티치트가 동시에 실행될 때 그 위험성이 커진다. 안티치트는 보안을 위해 PC의 일부 취약요소에 관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안티치트가 서로를 해킹툴로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PC방은 프리미엄 혜택이 적용되는 유료 게임을 동시에 실행할 수 없도록 설정해 온라인게임 간에는 이런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적지만, 문제는 유저가 직접 설치하는 패키지게임이나 해외 게임의 경우다.

예컨대 최근 서비스를 개시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원신>의 경우 일부 PC방에서도 공식 서비스 되는 동일 개발사의 게임 <붕괴3rd>와 서로 충돌하는 등 불안정하다는 보고가 있으며, 이외에도 <레인보우식스: 시즈>나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같은 경우 ‘배틀아이’나 ‘페어파이트’ 등 강력한 안티치트를 채택해 이로 인한 부작용 우려가 있다. 특히 <콜오브듀티: 모던워페어>에 쓰이는 안티치트는 무고 밴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악명이 높다.

한편, 긴 매칭 시간 동안 대기하는 중간에 <리그오브레전드>와 안티치트를 공유하는 <전략적팀전투(TFT)>를 동시에 실행하는 경우도 많다.

안티치트 문제에서 업주들을 가장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업주가 이 일련의 상황에 대해 전혀 손 쓸 도리가 없다는 사실이다. 각 게임사 혹은 보안 업체들은 PC방 환경에 대한 1차적 고려조차 없는 상황에서 개인 PC만을 상정하고 보안 프로그램을 만들기 때문에, 안티치트 문제는 PC방 업주들은 물론 노하드솔루션 업체나 관리프로그램 업체에도 풀어야 할 숙제다.

비록 라이엇게임즈 등 일부 대형 게임사들이 PC방에서 겪는 문제를 인지하고 이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안티치트를 운영하는 모든 게임사들이 라이엇게임즈처럼 PC방을 염두에 둘 가능성은 낮아 안티치트는 앞으로도 PC방의 골칫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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