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카드 신제품 지포스 RTX3080 물량의 대부분이 유통 업자를 거치지 않고 수입사 선에서 쿠팡 등 온라인 쇼핑몰로 향한 가운데, 상위 기종인 RTX3090 역시 같은 방식으로 유통될 기미가 보이고 있어 기존 방식의 PC 부품 시장이 붕괴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최근 일어나고 있는 이 ‘PC 부품 도소매상을 거치지 않고 바로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가 진행되는 현상’은 PC 부품 유통업체 다수가 밀집해있는 지역의 명칭을 따 이른바 ‘용산 패싱’ 이라고 불리고 있다.

특히 이번 ‘용산 패싱’은 PC 부품 중 가장 고가에 속하는 그래픽카드 제품군에서 일어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용산 전자상가에 입점한 상인들은 하나같이 울상을 짓고 있다.

‘용산 패싱’ 현상은 일견 RTX3080의 국내 유통가가 정가에 비해 매우 고가에 책정되며 일어난 것처럼 보인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바가지를 쓰고 살바엔 차라리 해외에서 직구 하겠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자 수입사들이 직접 나서 제품 시세를 안정화 시키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더 깊게 파고들면 그동안 쌓여온 소비자들의 불만이 RTX3080의 출시 가격 때문에 폭발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동안 용산 도매업자들은 부품 제조사가 책정한 권장소비자가에 별도의 유통 이윤을 붙여 고가에 판매해 왔으며, 국내 소비자들은 해외에 비해 유독 비싼 가격을 감수하고 이를 소비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난 수년간 해외 직구는 일상적인 행위가 됐다. 그동안은 단순히 할인이나 프로모션이 진행되는 해외 사이트에서 부품을 싸게 구매하는 정도에 그쳤지만, 최근의 PC부품 가격이 해외에서 직접 구매하면서 관세를 지불하는 것 보다 높게 형성되며 국내 부품 가격은 ‘바가지’라는 인식이 생기자 직구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이다.

결국 많은 소비자들의 해외 직구로 인해 수익이 크게 감소할 위기에 처한 수입업체들이 도매상들을 뒷전으로 미루고 쿠팡 등 온라인 쇼핑몰로 향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선택일 수 있다.

당장의 이런 현상은 그래픽카드 제품군에서만 나타나고 있지만, 향후 용산 도매상 특유의 가격 정책이 변하지 않는다면 다른 부품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만약 실제로 이런 상황이 발생할 경우 그 과정에서 국내 PC 부품 시장이 격변하게 될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향후 PC 업그레이드 계획이 있는 PC방 업주들은 부품 시장의 동향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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