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릴 것 올리고, 내릴 것 내려야

경기도 하남시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광복절 극우 개신교단체 집회에 참석한 35번 확진자가 나흘 연속으로 지역 사우나 시설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나 수백 명에 달하는 접촉자가 생겨났다.

또한 강원도 춘천시의 경우 동일 집회에 참석한 유증상자가 지역 사우나 시설을 장시간 이용한 뒤 확진 판정을 받아 해당 시설은 물론 인근 업장들이 연이어 폐쇄되는 피해를 입었다.

아울러 부산 해운대 온천센터의 경우 근무 중이던 세신사가 양성 판정을 받으며 부산시 공식 추산 600~1,000명에 달하는 접촉자가 발생했을 것으로 보여 부산시 건강정책과에 비상이 떨어졌다.

사우나 및 목욕탕 시설들이 연달아 코로나19 확산의 온상이 되는 와중에 비말 및 접촉 위험이 극단적으로 높은 해당 시설물들이 아직까지도 고위험시설군이 되지 않은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많다.

특히 이미 고위험시설로 지정된 ‘실내 집단운동시설(헬스장 등)’과 목욕탕‧사우나를 비교할 경우 방역당국이 제시한 고위험시설 분류기준에서 일치하는 부분이 많아 기준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공지에 따르면 목욕탕‧사우나는 ‘방역수칙 의무화 시설’로, 집합 제한이 적용되는 한편, 마스크 착용 등의 핵심 방역수칙 준수가 의무화되는 등 강화된 방역수칙이 적용되는 시설이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수분과 접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다가, 특히 사우나의 경우 많은 땀을 흘리거나 음식물을 섭식하는 경우가 많아 사실상 방역수칙 준수가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최근 발생한 확진 사례를 보면 집합 제한 역시 정상적으로 지켜지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PC방 등 현재 고위험시설들이 ‘방역수칙이 준수되지 않는다면 매우 위험하다’는 평가를 받고 고위험시설로 분류된 상황에서, 특정 시설들은 ‘방역수칙이 준수된다면 안전하다’는 이유로 아직까지 고위험시설로 분류되지 않는 것은 고위험시설 분류 기준 적용에 일관성이 없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PC방의 경우 확진자가 PC방을 방문한 사례는 있어도 PC방을 통한 대규모 확산은 없는 것에 반해 목욕탕과 사우나는 수백 명 단위의 밀접접촉자가 발생하는 사례가 다발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해당 시설의 재분류에 대한 이야기가 없는 것은 분류 기준, 더 나아가 방역당국 전체의 신뢰도를 하락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수도 있다.

종교시설물과 목욕탕 등 통제되지 않는 다중시설이 끊임없이 나타나는 가운데, 방역당국의 일관적이고도 합리적인 새로운 위험시설 분류 기준 수립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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