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들이 나서서 PC방을 오픈하는 소식이 잇달아 들려오고 있다. 게이밍 기어 업체에서부터 e스포츠 업체에 이르기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과거에는 컴포넌트 업체들이 PC방 업주와 협력해 매장의 일부를 전용 공간으로 선보였다면 이제는 아예 브랜드 이름을 내걸고 PC방 자체를 오픈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

로지텍은 지난 8일, ‘로지텍 G PC Cafe’라는 이름으로 서울 잠실에 PC방을 오픈했다. ‘로지텍 G PC Cafe’ PC방은 게이머 손님들이 로지텍의 게이밍 기어 브랜드 ‘로지텍 G’를 체험할 수 있는 전용 공간으로, 즉석에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매장은 유명 e스포츠 선수들의 핸드 프린트로 인테리어를 꾸며졌고, 실제 경기처럼 6:6토너먼트 플레이가 가능한 ‘G 아레나’도 마련됐다. 또한 로지텍 G 제품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체험존’, 스트리머가 되어 직접 방송해볼 수 있는 ‘스트리밍 존’, 무선 게이밍 기어만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와이어리스존’,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제품으로 구성된 ‘어드밴스존’ 등 로지텍 G의 감성이 반영된 다양한 공간으로 세분화됐다.

로지텍 측은 “로지텍 G PC Cafe는 게이머들에게 제품을 홍보할 수 있는 시그니처 매장을 PC방이라는 형태로 꾸며,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는 차원이지 PC방 프랜차이즈 사업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젠지는 PC방 업계의 신성 긱스타와 손잡고 e스포츠 브랜드 PC방 ‘젠지 PC방’을 지난 7일 오픈했다. 양사는 지난 3월 체결한 파트너십을 통해 양사의 브랜드를 강화할 수 있는 협업 활동을 예고한 바 있다.

서울 신촌에 위한 150석 규모의 ‘젠지 PC방’은 젠지 및 긱스타 브랜드를 응원하는 팬을 위한 공간으로 꾸며졌다. 매장 내 게이밍 기어 역시 긱스타 브랜드로 채워진 것이 특징이며, 오프라인 행사나 팬미팅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젠지 측은 “보다 많은 팬과 아마추어 선수들이 e스포츠의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매장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전했고, 긱스타 측은 “PC방을 통해 고객과 팬들 모두가 의미 있는 경험을 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기가바이트는 자사의 프리미엄 게이밍 기어 브랜드 이름을 건 ‘어로스 게임 스타디움’ PC방을 지난해부터 오픈하고 있다. ‘어로스 게임 스타디움’ 역시 메인보드, 그래픽카드, 키보드, 마우스, 메모리 등을 전부 어로스 제품만으로 구성했다.

‘어로스 게임 스타디움’의 특징적인 부분은 라이엇게임즈의 ‘라이엇 PC방’, 로지텍의 ‘로지텍 G PC Cafe’, 젠지의 ‘젠지 PC방’과 다르게 시그니처 매장 한 곳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PC방 전문 업체와 협력해 전국에 4곳의 매장을 오픈했고, 10호점을 1차 목표로 지점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어로스 측은 “초기에는 PC방 업계에서 어로스 PC방을 따가운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하지만 어로스 직영점이 아니라 브랜드 간판을 내건 개인 PC방일 뿐이라는 점이 알려졌고, 요금 인하를 무기로 상권에 분쟁을 초래하지 않다보니 인근 사장님들과 불화도 없다”고 전했다.

ASUS도 PC방이 있다. 다만 ‘ROG존’이라는 형태로 기존 PC방에 입점하는 고전적 형태를 취하고 있다. 라이엇 PC방에 ‘ROG존’을 구획하는가 하면, 체험존 PC방을 모집하고 게이밍 기어 대여 서비스도 선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ROG존’이 아니라 ‘ROG PC방’ 론칭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ASUS가 이미 해외에서 ‘ROG PC방’을 운영하고 있고, ‘ROG존’에 대해 폭넓은 지원도 공언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편, 기업들의 PC방 오픈은 매장들의 스펙트럼을 넓힌다는 긍정적 측면과 영세 자영업자를 몰아낸다는 부정적 측면이 공존한다. 때문에 PC방 업주들은 그동안 기업들의 PC방 오픈에 적대적인 반응을 보여왔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런 분위기가 상대적으로 덜한 것도 사실이다. 프랜차이즈 사업이 아닌 제품을 홍보하는 시그니처 매장 혹은 PC방 업주와 계약을 통해 매장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형태를 취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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