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8월호(통권 357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최근 PC방에서 벌어지는 사건사고를 살펴보면 흉악하고 다양해지는 경향이 짙다.

흉기를 휘둘러 사람들 다치게 하거나 심지어 알바생을 살해하기도 하고, 여성 손님들과 알바생을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도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매장에 손님이 크게 줄어든 데다 아예 없는 경우도 빈번한 야간시간대는 불안감을 호소하는 알바생이 많다.

우울증 취준생의 묻지마 흉기난동
지난 7월 22일 부산의 한 PC방에서 술에 취한 10대 소녀가 흉기를 휘둘러 일면식도 없는 손님 2명과 종업원 1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PC방에서 흉기를 휘둘러 부상을 입힌 A양(19세)을 특수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오후 7시 30분경 부산 연제구의 한 PC방 흡연실에서 담배를 피우던 중 40대 여성 손님 2명을 흉기로 찌르고, 이를 말리던 20대 여성 알바생에게도 자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공개된 CCTV 영상에서는 40대 여성 손님 2명이 흡연실에 들어간 직후 투명한 유리 자동문이 닫히자 흰색 티셔츠에 형광 반바지를 입은 A양이 격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A양은 흡연실에 들어온 여성 손님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했고, 용감하게 이를 제지하던 알바생의 어깨에게도 상처를 냈다.

이후에도 A양은 흥분이 가라앉지 않았는지 흡연실 내에서 집기류를 마구 파손하며 난동을 이어가기도 했다. 평화로웠던 PC방은 일순간에 슬래셔 무비의 한 장면처럼 공포에 휩싸였다.

영상 속에서 A양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태연하게 흉기에 묻은 피를 티셔츠 배 부위에 닦았다. A양 옆에는 한 남성이 설득하려는 듯 서 있으나 쉽게 다가가지 못했다. 또 A양은 흡연실 주변에 서 있던 남성 손님들에게 무언가 끊임없이 말을 걸면서 흉기를 흔들었고 반사된 천장 조명이 번쩍였다.

천만다행으로 흉기에 찔린 40대 여성 손님 2명과 20대 알바생 1명은 병원으로 옮겨졌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평소 우울증을 앓고 있던 취업준비생 19살 A양은 PC방에 오기 전 인근 주점에서 혼자 소주 1병과 맥주 1병을 마신 사실이 드러났다. 그녀는 술을 마신 뒤 집에 가서 흉기를 챙겨 비닐봉지에 담아 PC방을 찾았다.

경찰 측은 “처음에는 A양이 뚜렷한 범행 동기나 진술하지 않았다. 하지만 조사 과정에서 대학에 낙방한 이후 우울감에 한 달간 약을 복용한 사실을 밝혀냈다”라고 전하며 “피해자들이 이야기하면서 속닥거리는 것에 욱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모두가 행복한데 내 인생만 불행한 것 같다”는 진술을 토대로, 범행 전 언쟁이나 몸싸움 등이 없었다는 피해자 진술을 참고로 불특정인을 대상으로 하는 묻지마식 범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PC방에서 벌어진 흉기난동은 지난 4월에도 있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4월 24일 살인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B씨(40세)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당시 상황에 비춰볼 때 살인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 당초 살인 결과 발생이 불가능했다는 B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B씨는 재차 잘못을 저지를 위험성이 있어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한다. 정신과 질환과 알코올 의존증 치료를 충실히 받고, 이를 보호관찰관에게 정기적으로 제출하라”고 덧붙였다.

또 폭력 치료와 알코올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피해자에게 접근하지 말 것을 명령했다. 아울러 매일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주거지 밖으로 외출을 제한했고, 주거지를 이전할 때는 보호관찰소에 신고하라고 했다.

B씨는 지난해 10월 21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PC방에서 요금 문제로 다투던 아르바이트생과 이를 말리던 손님에게 흉기를 휘둘러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경찰의 제지로 집에 돌아갔다가 다시 PC방을 찾아와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알지? 너도 그렇게 죽여버릴거야”라며 협박한 혐의도 추가로 받았다.

조사 결과 B씨는 미리 소지했던 흉기를 꺼내 아르바이트생과 손님들에게 휘둘렀지만 싸움을 제지하던 다른 손님들에 의해 제압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PC방 알바생의 안전이 위협받는 순간에 정의로운 PC방 손님들이 나서지 않았다면 더욱 끔찍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었던 사건이다.

생방송인줄 모르고 치마 속에 손 넣다가 딱걸려
한편, 지난달에는 PC방 알바 생방송을 하고 있던 BJ의 치마 속에 카메라를 들이밀었던 몰카범이 현장에서 붙잡힌 사건도 발생했다.

경기 시흥경찰서는 BJ 김옥분을 상대로 불법 촬영을 시도한 C씨를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구속했다고 7월 2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C씨는 지난 7월 24일 정오경 시흥시 한 PC방에서 아르바이트하는 모습을 내용으로 생방송을 진행하던 BJ 김옥분이 PC방 좌석을 정리하는 와중에 뒤로 지나가면서 원피스 아래로 휴대전화 카메라를 밀어넣어 몰래 사진을 찍은 혐의다.

당시 생방송이 진행 중인 상황이었고 C씨는 이 사실을 모른 채 범행 장면이 화면에 그대로 잡혔다.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한 시청자들은 “방금 지나간 남자가 빠르게 지나가며 치마 밑으로 손을 넣었다”, “몰카 찍은 게 확실하니 확인해라”라며 제보했다.

당시 BJ 김옥분은 “사진 찍으셨냐”라고 추궁하자 C씨는 “친구들 찾으려고 지나간 건데 오해하셨다”라며 범행을 부인했다. 하지만 생방송 시청자들 증언 외에도 매장 곳곳에 설치된 CCTV 영상에는 C씨의 행동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BJ 김옥분은 침착하고 신속하게 경찰에 신고했고 C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돼 범행을 시인할 수밖에 없었다. 경찰 측은 “이번 사안이 중대하고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C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고, 경찰은 C씨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하는 등 여죄를 수사할 방침이다.

한편, BJ 김옥분은 자신의 채널을 통해 “PC방 평일 알바 자리를 구한다”고 공지, 일하고 있던 PC방을 그만두게 됐음을 알렸다. 그녀는 사건 당시 “점장님으로부터 괜찮다는 위로가 아니라 그러게 왜 원피스를 입었냐? 청바지를 입었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만 들었다고 전한 바 있어 정황상 이유로 보인다.

PC방 여자화장실 몰카 중독자 ‘실형’
PC방 몰카 범죄는 ‘BJ 김옥분 몰카 사건’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PC방 화장실에서 휴대전화로 여성 신체를 불법 촬영한 20대가 법정구속된 적이 있다.

청주지방법원은 성폭력 범죄 처벌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기소된 D씨(27세)에게 징역 4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D씨는 지난해 4월 18일 오후 5시 15분경 청주시 상당구의 한 PC방 여자화장실에서 대기하며 칸막이 아래로 카메라를 설치하고, 용변을 보는 여성의 신체를 불법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은 D씨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3년간 정보공개, 3년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의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D씨는 몰카 상습범이었다. 청주시 서원구 일대 PC방에서 동종 범행으로 기소돼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으며, 유예 기간 중 다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죄질이 매우 좋지 않고 동종 범행으로 집행유예 기간 중임에도 재범한 점,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하면 D씨에게는 이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D씨는 판결에 불복, 항소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치며
PC방 관련 범죄 소식이 잇따르면서 업계에는 안전사각지대라는 오명이 붙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또한 알바생들도 이런 PC방 범죄 뉴스에 불안감에 떨기는 마찬가지다.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는 “PC방은 저렴한 이용요금으로 위험요인을 안고 있는 사람들이 접근하기 쉬운 공간이다. 이들에게 더위와 추위 그리고 노숙을 피할 수 있고 24시간 열려있는 PC방은 더할 나위 없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PC방에서 발생하는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매장 입구에서부터 CCTV를 촬영하고 있음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하며, 안내문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눈에 띄는 곳에 디스플레이를 설치해 실시간으로 CCTV 화면을 보여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또한 각 지자체 구청이나 관내 경찰서 여성청소년계에 신청하면 몰카를 찾아내는 불법 촬영 점검 장비를 대여할 수 있다. 이를 적극 활용해 여자화장실 몰카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수도 있다.

한편, PC방 업주들 중에는 호신용 페퍼스프레이를 카운터에 비치하고, 알바생 교육 과정에서 호신용 어플리케이션 사용법을 알려주기도 한다. 호신용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면 위급한 상황에서 경찰에 자동으로 긴급 메세지와 함께 현재 위치를 전송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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