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드 스타즈>는 출시 한참 전부터 한국 게이머들에게 널리 알려진 게임이었다. ‘수일배’로 알려진 진승호 디렉터의 전작인 <밀실탈출: 검은방>시리즈는 지금도 수많은 게이머들이 그리워하는 기념비적인 작품이며, 게이머들은 그가 새로운 게임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을 때 이를 열렬히 환영하며 기다렸다.

그리고 최근 출시된 <베리드 스타즈>는 게이머들의 기대를 배반하지 않았다. 진승호 디렉터의 장기가 ‘군상극’이라는 것을 또다시 증명한 이번 작품은 입체감 있는 캐릭터와 SNS 여론의 잔인함 등을 게임에 잘 녹여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초도 생산 물량이 순식간에 매진돼 품귀현상을 빚는 등 게이머들의 극찬을 받았다.

<베리드 스타즈>는 무너진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무대를 배경으로, 유일한 외부 연락 수단이 협찬받은 스마트워치 뿐인 상황에서 살해 예고까지 받은 이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일종의 ‘군상극’이다. 플레이어들은 오디션 참가자들과 방송 스텝들의 이야기는 물론, 작중 등장하는 가상의 SNS에서 이들의 상황에 대해 나누는 대화를 확인하며 게임을 진행하고 사건의 진상에 다가가야 한다.

콘솔 게임의 불모지라는 인식이 남아있는 한국 시장에서 이런 성과는 이례적인 것으로, 최근 일어난 ‘닌텐도 스위치’ 품귀 현상과 함께 국내 콘솔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데에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레그 스튜디오의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과 시프트업의 <프로젝트 이브> 등 국산 콘솔게임이 개발 중인 상황에서 <베리드 스타즈>의 성공은 해당 작품들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어준다.

한편, 소니측이 자사의 휴대용 콘솔 PS Vita의 지원을 중단한 상황에서 진승호 디렉터가 최초 공개 당시 한 약속인 ‘PS Vita 버전 출시’를 지켰다는 것도 의의를 지닌다. 여러 게임 개발자들이 게이머들을 무시하거나 게이머들과의 약속을 어기면서 개발자들에 대한 불신이 높아진 상황에서,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게이머들과의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한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베리드 스타즈>가 완벽한 게임은 아니다. 출시까지 오래 걸린 점이나 스토리 전개 방식에 대한 호불호, 진승호 디렉터가 실물 패키지로 발매한 첫 게임인 만큼 초도물량을 지나치게 적게 산정하는 등 여러 잡음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것들이 큰 흠이 될 정도는 아니며, 차후 진승호 디렉터가 어떤 길을 걸을지에 대해서도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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