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업계에서 모르면 간첩이라는 ‘스팀’, 게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고 많은 관심이 집중되는 플랫폼이다. 온라인게임 신작 수가 급격하게 줄어든 PC방으로서는 그 어느 때보다 스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들려온 플레이위드의 ‘스팀 PC 카페’ 소식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에 들려온 소식은 2020년 하반기에 접어든 현 시점에서도 오리무중이다.

플레이위드와 소수주주의 분쟁에 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면서 녹록치 않은 상황이었지만, 플레이위드는 올해 1월 2분기 중 론칭을 하겠다고 밝힌 데서 한발 물러나 하반기로 연기한다고 발표한 상태다.

코로나19로 게임 매출이 증가되고는 있다지만, 역으로 새로운 사업아이템 발굴이 제한되는 시점에서 이미 준비된 사업을 뒤로 미룬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특히나 소수주주와의 분쟁으로 매출 증대 및 사업 확장 명분이 필요한 시점에서의 사업 연기는 더더욱 부자연스러워보인다.

7월 23일 플레이위드가 김학준 대표 명의로 내놓은 호소문도 아쉬움을 남긴다. 소수주주들이 검찰 수사의뢰에 소송 그리고 임시주주총회까지 절차를 밟고 있는 것에 대한 아쉬움과 섭섭함이 있기 때문이다. 좀 더 나은 결과를 낼 수 있었을 것이라는 기대에 대한 아쉬움, 그 결정 과정에 소수주주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사후에 공감받을 수 있는 설명이 부족했다는 섭섭함, 아쉬움과 섭섭함을 호소하는 소수주주에 법적 대응을 거론한데 대한 상실감이 오롯이 뒤섞인 결과일 뿐이다.

김학준 대표가 자신의 무죄가 확정되면 해당 주주들에게 법적으로 책임을 묻겠다고 공표한 것에 대해서 소수주주의 아쉬움과 그로 인한 의혹제기를 검찰과 법원이 합리적 의심 혹은 대표소송권의 범위로 볼 것인지는 지켜봐야할 부분이다.

이러한 플레이위드의 내환은 고스란히 서비스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모양새다. 코로나19 때문이라는 설명은 위기가 곧 기회라는 격언을 무색하게 한다. 다른 경쟁사들이 이렇다 할 콘텐츠나 비즈니스 모델을 일체 내놓지 못하고 있을 때 단박에 앞서나갈 수 있는 기회이니 말이다.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심의 문제가 단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한 상황으로, 게임물관리위원회에 어떠한 절차도 진행되지 않고 있는 터라 사실상 현재로서는 국내 스팀 PC 카페 서비스는 불가능하다. 오랜 기간 주가부양에 큰 기여를 해온 스팀 관련 사업이 옴짝달싹 못하니, 주주들과 업계는 불안한 시선을 거둘 수 없는 터다.

여기에 더해, 연기 시점이 막연하게 하반기로 설정돼 체계적인 진행 즉 론칭이 어려운 것 아니냐는 인식이 팽배해지고 있다. 임시주주총회와 검찰 및 법원의 판단이 늦어진다거나, 또 그 이후 다른 고발이나 상고가 이뤄진다면 PC방 업계와 이용자들은 크리스마스 선물 목록에서 스팀 PC 카페를 찾아볼 수 없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때 <라그나로크온라인2>가 연내 공개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 해 마지막 날에 서버를 열었다가 정식 서비스도 해보지 못하고 종료한 일이 재현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 기우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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