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 활용한 신작 CCG
CCG 장르, PC방에선 ‘부진’

PC방의 지존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의 개발·서비스사 라이엇게임즈가 기존 IP를 활용한 CCG인 <레전드오브룬테라(이하 LOR)>를 정식 출시한지 한 달가량 지났지만 아직까지 PC방에서의 흥행 성적은 요원한 상태다.

CCG는 TCG의 하위 장르로, 카드를 수집하되 유저 간 거래가 허용되지 않는 카드게임이다. <LOR>이 PC방에서 부진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CCG가 PC방에서 즐기기에 적합한 장르가 아니기 때문이다. 고사양 PC를 요구하지 않고, 시스템상 PC방 프리미엄 혜택을 주기도 애매하다. <LOL>처럼 친구들이 모여서 즐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게임 특성상 소액을 지속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것도 문제다. <하스스톤> 유저들이 ‘카드팩’에 열광적인 반응을 보이듯이 CCG 유저에게 게임과 관련된 돈은 단 100원이라도 “이 돈을 좀 더 모으면 카드팩을 살 수 있는데”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PC방에서 쓸 돈으로 카드팩을 하나 더 구매하는 것이 CCG 유저들이다.

하지만 전체 순위가 아닌 장르별 순위에서는 <LOR>이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2019년 중순에 한국 서비스를 개시한 <궨트: 더 위쳐 카드게임>이나 19년 말에 정식 발매된 <매직: 더 개더링 아레나>, 혹은 그 전부터 매니아 층을 모으고 있던 <섀도우버스>등과 비교해 PC방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이는 <LOR>의 PC방 접근성이 높아지면 전체 순위에서도 반등의 여지가 있다는 의미다.

<LOR>의 PC방 접근성을 낮추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받는 것은 클라이언트 문제다. 동사의 <전략적 팀 전투(이하 TFT)가 인기게임 <LOL>과 클라이언트를 공유하여 <LOL> 플레이 중 부담 없이 한판 씩 할 수 있는 것과 달리 <LOR>은 별도의 클라이언트를 사용한다. IP를 활용한 만큼 기존 <LOL> 유저들을 끌어와야 하지만, PC방 유저들은 랭크 올리기에 바쁘기 때문에 두 개의 클라이언트를 사용해가며 굳이 카드게임을 할 여유가 없다.

<LOR>이 재미있는 게임인 것은 분명하다. 수많은 인플루언서들이 방송이나 영상을 통해 <LOR>을 언급하고 있고, 많은 게이머들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결국 <LOR>이 PC방에서 유독 부진한 것은 PC방에서 <LOR>을 플레이할 메리트가 없기 때문이다.

<LOL>이 오픈 초기 막강한 PC방 혜택으로 많은 유저들을 끌어 모았듯 <LOR> 역시 추후 PC방 혜택으로 유저들을 끌어 모을 가능성도 있다. 라이엇게임즈 프리미엄 PC방 서비스 대상 중 <LOR>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CCG 유저들의 성향과 <LOR>의 경제구조를 고려하면 사소한 보너스만 있어도 많은 유저가 모일 가능성이 있다.

라이엇게임즈는 최근 대작 FPS <발로란트>의 출시와 동시에 경쟁작들보다 강력한 PC방 혜택을 예고한 바 있으며, 따라서 많은 유저들이 <발로란트> 출시 당일부터 PC방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일이 <LOR>에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으며, PC방 업주 및 관계자들은 그 때를 대비해야 할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관심을 가져보자.

저작권자 © 아이러브PC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