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부도설이 언급된 PC방 프랜차이즈 A사가 용산 PC 납품업체 여러 곳에 큰 생채기를 남긴 것으로 드러났다.

A프차는 지난해 10월 PC 납품업체들에 대금을 지불하지 않는 등 사실상 부도 상태에 놓였다. 피해 내역을 공개한 납품업체들의 피해 규모만 13억 원이 넘고, 전체 피해 규모는 2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A 프차는 의무사항인 공정거래위원회에 정보공개서 등록을 포기해 결과적으로 PC방 가맹 사업 영업도 중단됐다.

대금을 받지 못한 납품업체들 가운데 일부는 채권단을 구성해 A 프차에 대금 반환 청구를 진행 중이고, 한 곳은 사기 혐의로 형사고발을 준비 중이다. 또 다른 한 곳은 당장의 영업에 치중해야 하는 까닭에 사실상 소송전을 포기한 상태다.

피해 업체 B사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에 A 프차 임원이 찾아와 어음 발행으로 PC 납품을 요청했다고 한다. 은행권에 확인해보니 당좌거래정지나 지급 지연이 한 차례도 없던 터라 승낙했고, 9월까지는 별 문제 없이 거래가 이뤄졌지만 9월 말에 문제가 터졌다.

그런데 이 무렵 이미 A 프차는 2차례나 세무조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중견기업 규모도 아닌 소규모 PC방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2차례나 세무조사가 진행된다는 것은 흔치 않은 일로, 매우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런 내용은 새로 납품을 요청받은 업체들 가운데 한 곳도 듣지 못했다.

여기에 기업보고서에 따르면, A 프차는 같은 시기인 지난해 7월 종업원 2명이 퇴사하고 익월 11명이 퇴사하면서 정규직 종업원은 한 명도 남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난다. 임원만 남은 상태였던 셈이다.

A 프차 박모 대표는 현재 가족과 함께 외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국내 입국 계획은 알려진 바 없다. 박모 대표는 국내에 오피스텔 건물을 소유하고 있지만, 한 지방은행으로부터 공시지가보다 더 큰 규모의 담보대출이 걸려 있어 사실상 PC 납품에 관련된 채권 회수는 불가능한 상황으로 파악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지난 여름 A 프차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 강도 높은 세무조사가 연거푸 이뤄지게 됐고, 종업원들은 전원 퇴사했다. 임원만 남은 상태에서 세무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새로운 납품 업체를 섭외, 어음발행을 통해 십수억 원의 미수를 깔았고, 그 납품 대금을 지급하지 못해 가맹 영업도 중지되기에 이른 것이다.

A 프차는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과정에서 가맹점들에 부가세 조기환급금을 가맹본부에 제공할 것과 로열티 미납금 회수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해 가맹점주들로부터 공분을 사고 있다.

부가세 조기환급금은 최종 부가가치가 발생하는 단계 및 최종 구입자에게 전이되니 PC방 업주가 납세를 하고 그만큼 환급받는 것이며, 계약서에 이를 가맹본부가 제공받는 형태의 내용이 담겼다면 불공정 계약에 해당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로열티는 가맹본부가 해체되기 전까지는 납부해야 한다.

A 프차 가맹본부는 가맹점주로부터라도 자금을 끌어 모아 채무 일부를 상환하고, 이를 근거로 채무 상환 기한을 연장해 회생절차를 이어가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이번 사태로 PC방 프차의 재무건전성과 납품 대금 지급 방식,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가 세상에 그 민낯을 드러내게 됐으며, 연쇄 대금 미납에 따른 어려움이 역병처럼 용산 유통가 전반에 퍼지고 있어 해당 PC방 프차 부도로 인한 후유증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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