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자영업자들이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 속에 생존을 위해 고용을 줄이고, 그 인건비로 이익을 보존한 것으로 조사됐다.
PC방 역시 15.4%가 인력을 감축하는 등 노동생산성을 고려하지 않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어 업종별·지역별 차등적용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1월 21일 공개한 ‘최저임금 인상 관련 업종‧지역별 및 규모별 소상공인‧근로자 영향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평균 외부 종사자 수는 전년 대비 0.2명 감소한 1.66명으로 조사됐으며, 전국 모든 지역에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인상 후 종업원 수를 줄였다는 응답이 11.3%인 반면, 증가했다는 응답은 5.8%에 그쳤다. 업종별로 보면 숙박업(23.3%), 인쇄/광고업(18.2%) 등에서는 감소가 상대적으로 높게 조사된 반면, 종업원 수가 증가했다는 응답은 피자/분식/치킨에서 가장 높게 조사됐다.
PC방의 경우 15.4%가 인력을 감축했다고 답했고, 증가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PC방은 24시간 업종으로 외부 종사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만큼 인건비 증가가 더욱 위협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월 평균 인건비는 61.13만 원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업종별로는 수리업이 116만 원으로 평균 인건비 상승 폭이 가장 컸으며, 숙박업이 19.2만 원으로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PC방은 월 평균 24만 원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는 최저임금 인상 비율보다 높게 인상된 수치다.
자영업자들은 현재의 인건비 부담 정도에 대해 66.3%가 ‘매우 부담이 크다(25.8%)’, ‘부담이 큰 편이다(40.5%)’고 응답했다. 특히 PC방은 92.3%가 부담스럽다고 응답해 가중되는 인건비 부담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광주/전라/제주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최저임금 인상 후 인건비가 매우 부담스러운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부산/울산/경남에서는 77.7%가 인건비 부담 정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인건비 지속 상승 시 대응방안으로는 인력감축이 46.8%로 가장 높았고, 1인 및 가족경영(39.3%), 외부종사자들의 근로시간 단축(18.5%)이 그 뒤를 이었다. 사실상 높아진 인건비를 종사자들의 근무 시간을 줄이는 방법으로 대비한다는 것이다.
패스트푸드 업계에서 유래한 주 15시간 미만 채용이 자영업자 전반에 더욱 널리 확산되고 있으며, 노동 집중도가 낮은 시간대는 아예 인력을 채용하지 않는 등 인력감축 분위기도 더욱 짙어지고 있다.
이러한 인력 감축 및 근로시간 단축 분위기는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매출 변화에 기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영업자들의 월평균 매출액은 1,861만 원으로 조사됐는데, 과반에 가까운 44.8%가 전년 대비 감소했다고 응답했으며, 증가했다는 응답자는 6.2%에 불과했다. 더욱이 월평균 운영비용은 1,593만 원으로 전체의 37.1%가 전년 대비 증가했다고 응답했고, 감소했다는 응답자는 16.1%에 그쳤다.
결과적으로 2018년 대비 이익증감 부분에서 증가는 4.8%인 반면, 감소 응답은 50.6%로 과반을 넘긴 데다가 감소율 평균은 18.1%로 조사됐다. 말 그대로 덜 벌고(매출) 덜 쓰고(재투자) 덜 가져간(이익) 한 해였던 셈이다.
설문 항목에는 PC방 업종의 현황을 엿볼 수 있는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끈다. 우선 PC방 업종의 종업원 평균 근무기간은 13.95개월로,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38.68시간으로 조사됐다. 또한, 종사자 관리 애로사항은 높은 임금(55.1%)이 가장 높게 나타났고, 다음으로 잦은 이직(13.2%), 구인 정보 부족(5.5%), 4대 보험 부담(1.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최저임금 인상이 자영업자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고, 나아가 일자리 감축 및 근로시간 단축 등 종사자에게도 일부 부정적인 영향을 낳고 있다는 사실을 재 확인할 수 있는 근거다. 더욱이 24시간 업종인 PC방은 종업원 고용수가 많기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지난해 평균 근무기간과 근무시간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올해는 인력감축 및 야간부분 무인화 등 인건비 절감 아이템에 대한 개발‧보급이 한층 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기사
- 매장 운영이 어렵다면 컨설팅을 받아보면 어떨까?
- 알바 신조어, 메뚜기와 테트리스
- 알바생 80.7%, 2020년 최저임금 “우려스럽다”
- [기획] 2.9% 인상, 2020년 최저임금 8,590원 '여전하지만 무언가 바뀐 최저임금위'
- 또 소상공인 버린 공익위원들, 차등 적용 반대에 주휴수당도 강행
- [PC방탐방] 무인솔루션 도입 3년차 55대 매장의 에세이, 성수동 아이파크 수 PC방
- ‘10% 인상 vs 소폭 인하’ 내년 최저임금 결정 주목해야
- 전 국민 고용보험 의무가입 추진? 가야할 길이지만…
- 최저임금 급등에 코로나19 사태 겹쳐 알바꺾기 크게 확산
- 주 15시간 미만에 1개월만 일해도 퇴직금 지급?
- 상경계 교수 82.7% “내년도 최저임금 동결 또는 인하해야”
- 부당해고 등 근로기준법 위반에 징벌적 손해배상?
- 전 국민 고용보험 2025년 완성, PC방도 대비해야
- 21년 임금인상 1% 수준 전망, 22년 최저임금에 영향 미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