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11월호(통권 348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킹오브파이터즈’, ‘슈퍼마리오’, ‘버추어파이터’, ‘철권’…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어릴 적 소위 오락실 좀 다녀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게임들일 것이다. 이처럼 오래 전 오락실에서나 즐길 수 있던 추억의 게임들이 최근 다시 부활하고 있다. 고전 격투게임 IP부터 각종 게임기들이 출시되면서 옛 이용자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추억의 오락실 게임 OPEN과 각종 대회까지
올해 국내 게임 업계에 대전 격투 게임과 아케이드게임 같은 레트로(복고) 열풍이 거세다. 밀레니얼 세대의 성장기인 1980~1990년대에 많은 사랑을 받았던 고전 게임들이 최근 모바일로 출시되면서 청장년층들로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아프리카TV는 최근 ‘고인물 게임 대전 시즌6’를 개최, 7080세대 최고의 유흥거리였던 오락실 게임을 통해 이 시기를 추억할 수 있도록 하며 장년층에게 호응을 받는 동시에 청년층에도 관심을 끌었다.

지난해부터 진행된 이 대회는 시즌 1부터 시즌5까지 누적 시청자 수만 약 50만 명을 기록했다고 한다. 이번 시즌6 대회에는 ‘킹오브파이터즈 2002’를 비롯해 ‘슈퍼스트리트파이터2: 터보’ 등 총 4개 종목이 진행될 예정이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할 수 있는 레트로 게임의 부활
레트로 게임기들도 여러 제조사를 통해 꾸준히 출시되고 있다. 오는 가을 즈음에는 격투게임 명가 SNK로부터 허가되어 제작, 글로벌 예약판매를 진행하고 신규 게임기 ‘네오지오 아케이드 스틱프로(이하 아케이드스틱)’가 출시 예정이다.

네오지오 게임기는 지난해 SNK가 창립 40주년을 맞이하면서 이를 기념하여 가정용 레트로 게임기 ‘네오지오 미니’를 출시, 전 세계 청장년층 사이에서도 많은 관심과 인기를 얻었다.

새로 출시될 아케이드스틱은 네오지오 CD의 컨트롤러를 모티브로 만든 게임기로 SNK의 대표 대전격투 게임인 ‘킹오브파이터즈’부터 ‘사무라이스피리츠’, ‘아랑전설’, ‘월화의검사’, ‘월드히어로즈’, ‘용호의권’ 등 SNK의 대표적 게임이 수록돼 있다. 또한 아케이드스틱프로에 네오지오미니의 패드를 연결하면 2인이 함께 대전할 수 있어 이제는 어릴 적 내 나이로 자란 자녀와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세가퍼블리싱코리아도 최근 세가를 대표하는 게임기 ‘메가드라이브 미니’를 발표했다. 국내에서는 1990년대 삼성전자가 ‘슈퍼 알라딘 보이’라는 이름으로 발매했던 메가드라이브는 이번에 20년만의 신작 게임 ‘다리우스’와 ‘테트리스’를 포함하여 게이머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단순 팬심보다 게이머의 마음을 사로잡을 IP 중요
게임계의 노스텔지아라 할 1980~90년대를 추억하는 게이머들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있을 것이다. 또한 게임 업계의 레트로 열풍은 앞으로도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어렸을 때는 단순히 50원 100원만 있으면 즐길 수 있었던 좋은 추억들이 이제는 세대를 불문하고 다른 이들과 손 안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게 큰 매력이다.

특히 추억의 오락실 게임들을 즐기던 이들은 현재 게임업계의 주요 소비층으로 자랐기 때문에 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게임을 선보이는 것이야 말로 국내 게임사들이 살아남기 위해 간과해선 안 될 부분이기도 하다.

이러한 추세를 고려할 때 게임IP(지식 재산권)를 보유한 회사들의 움직임들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대형 게임사들 위주로 상업적 성공을 장담하기 힘든 신규 IP보다는 기존의 유명 IP를 고가에 구입해 신작 모바일게임을 내놓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추억의 게임은 있어도 추억의 온라인게임은 없다
한편, 이런 레트로 열풍에서 아쉬운 부분은 PC방이 빠져있다는 점이다. 레트로에서 핵심은 청장년층의 추억을 겨냥했다는 점인데, 온라인게임은 추억 그 자체만 소비된다. 온라인게임은 특유의 업데이트가 누적되기 마련이고,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초기의 모습을 찾기 힘들 정도로 변화한다.

덕분에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올드 게이머에게 과거의 경험을 다시 더듬어볼 수 있는 기회도 좀처럼 제공되지 않는다. 온라인게임을 주력 콘텐츠로 삼는 PC방이 레트로 게임 열풍을 좀처럼 체감하지 못하는 결정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간혹 기회를 제공하는 온라인게임도 있다. 최근 출시된 <월드오브워크래프트 클래식>이 대표적이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 클래식>은 출시 직후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지만 PC방에서는 점유율 1% 남짓에 불과했다. 시장에서의 반응과 PC방에서의 반응이 제법 온도차가 있었던 셈이다.

지난 2000년 중반 <월드오브워크래프트>가 전국의 PC방 모니터를 싸그리 아제로스로 물들인 점을 감안하면 섭섭한 현실이다. 이 당시 PC방에서 열심히 달렸던, 지금 와재들 추억 속에는 ‘와우’라는 콘텐츠는 있어도 ‘PC방’이라는 공간은 없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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