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10월호(통권 347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아이러브PC방은 [기고] 코너를 통해 하나점포 김민수 대표의 PC방 매매동향 및 시장상황 등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해당 기고는 아이러브PC방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짧은 여름방학이 끝난 후 찾아온 다소 강하게 느껴지는 비수기 여파로 9월 들어 자신의 PC방을 양도 의뢰하는 점주들이 상당히 늘어난 상황이다. 언제나 그랬지만 학생들의 방학과 같은 성수기를 앞둔 시점이나 성수기 중에는 높은 수익을 기대해 매도를 꺼려하는 분들이 많다. 성수기 이익을 취한 후 매매를 하게 되면 당연히 금전적 이득을 볼 수 있겠지만 언제나 한쪽의 계획은 생각에 그칠 뿐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다반사다.

PC방 중개 업무를 하다보면 매매의 활성화에 영향을 끼치는 주체는 사업장를 구입하는 ‘양수인’이 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세상의 모든 만물이 그렇듯 사는 사람이 있어야 가격이 형성되고, 이들의 수요에 따라 매매가가 오르기도 내리기도 하는 것처럼 PC방 매매에 있어서도 자신의 계획에 따라 양도 시점과 금액을 정하고 싶다면 양수할 사람들의 입장을 생각하고 그 시기와 금액을 정하는 것이 올바른 판단일 것이다.

만약 본인이 성수기 이득을 취하고 비수기에 사업장을 양도하고 싶다면 비수기를 맞아 가동률과 매출이 떨어진 매장을 제값 주고 사야하는 양수인의 입장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예측을 해봐야 한다. 또 한 가지 생각해볼 것은 양수하는 측은 매매 시장에 나온 수많은 PC방 중에서 고를 수 있는 입장이기 때문에 선택의 폭도 넓다는 것이다.

실제로 비수기 때 매매가 이뤄지는 PC방들은 매출이 떨어져 매매가가 아주 낮아지거나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높은 매출을 유지해 사업성을 인정받아 시세보다 높은 매매가로 매매되는 두 가지의 경우로 나뉜다. 이런 점을 감안해 매매 시기를 정하고 합리적인 거래를 진행하는 현명함이 점주들에게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최근 PC방 매매 시 매매가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상권 내 이용요금이다. 시간당 낮게는 300원, 높게는 2,000원까지 지역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는 PC방 요금은 전국적으로 시간당 1,000원을 기준으로(사실 PC방 요금은 대한민국의 모든 서비스업종 이용요금 중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장기간 하락 후 고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상황), 그 미만을 받는 지역, 초과금액을 받는 지역으로 나뉘어 B급 상권, A급 상권으로 분류한다.

이용요금이 상권의 좋음과 나쁨을 구분하는 절대적 기준이 될 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요금이 높을수록 가동률 대비 매출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하며, 요금이 높다는 것은 해당 상권에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매매 시장에서도 높은 요금제를 유지하는 상권 내 PC방의 인기가 높을 수밖에 없다.

위에 언급한 PC방 이용요금에 관하여 조금 더 이야기하자면 대한민국 모든 서비스 업종 중에서 업종의 탄생 시보다 그 이용료가 낮아진 몇 안 되는 업종이 PC방일 것이다. 오히려 창업 비용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으며, 지출 규모도 과거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늘어난 상황이지만 유독 PC방 요금은 오랜 기간 동안 고정되거나 낮아졌으며, 이는 마치 공공요금처럼 사람들에게 인식되어 적은 요금 인상에도 소비자들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현상이 벌어진 주된 이유는 대형 매장들이 상권 장악을 목표로 한 요금 이벤트를 빈번하게 시행하거나 상권 수요조사 없이 ‘묻지마 창업’을 한 점주들로 인해 경쟁 심화현상이 일반화되었기 때문이다.

노하드솔루션이 PC방에 도입된 후 대형 PC방 창업이 가능해지자 대부분의 프랜차이즈들은 경쟁적으로 주요 상권마다 ‘초대형PC방’을 오픈했고, 이들은 기존 매장들을 몰아내기 위한 가장 단순하고 효과적인 방법인 ‘요금 경쟁’으로 상권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전략은 대부분 예측과 맞아떨어졌으며, 이러한 초대형 PC방 창업의 유행은 수년 동안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 시설 재투자 시기 및 유지관리가 소홀해지는 시점이 도래한 후 많은 초대형 PC방들이 본인들이 만들어 놓은 저가 요금에 따른 수익 악화로 사업을 포기한 채 큰 손해를 감수하며 매매 시장에 PC방을 내놓은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또한 과잉공급이 충분히 예측됨에도 불구하고 일부 몰지각한 프랜차이즈의 설득에 묻지마 창업을 감행했던 점주들로 인해 불필요한 요금 경쟁이 벌어져 기존 매장의 점주들은 물론 본인까지 피해를 보는 상황을 야기한 사례도 부지기수다.

현재 PC방 창업에 소요되는 비용은 어떤 업종과 비교해도 그 금액이 높은 것이 현실이다. 또한 투자대비 수익도 갈수록 늘어가는 신용카드 결제 비율로 인한 카드수수료, 인건비 지출, 그리고 횡포에 가까운 게임사의 서비스이용요금으로 인한 지출 등을 감안하면 PC방이 시간당 1,000원의 요금으로 운영이 가능한 사업인지 의구심을 갖게 된다.

많은 점주들은 이러한 어려움을 돌파하기 위해 다양한 먹거리 개발·판매를 대안으로 찾지만 필자는 우선적으로 PC방 이용요금의 현실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을 통틀어 수백만 원대의 시설물을 냉난방이 완벽한 공간에서 이용하며, 시간당 1,000원의 이용요금만 내면 되는 업종은 PC방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낮은 요금에도 불구하고 많은 손님들은 마치 버스요금처럼 백 원만 인상해도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심지어 일부 지역에서는 PC방 요금 인상을 ‘횡포’나 ‘바가지’에 비유하며 뉴스가 보도되는 등 자본주의 시장 논리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 압박이 이뤄지고 있다. 아주 높은 요금제를 시행 중인 상권이라도 대부분 시간당 1,500원을 넘지 않는 상황에서 점주들의 지출 규모를 설명한다면 ‘바가지’같은 비난을 계속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서비스는 그에 걸맞는 지출이 있어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점주의 높은 투자금과 지출에 맞지 않는 요금을 내며 그들의 손해를 바탕으로 재미를 느낄 수 없다는 이용자들의 자각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리고 점주의 성공을 우선하는 프랜차이즈들의 신규 창업이 따른 다면 PC방 사업은 앞으로도 꾸준히 발전을 이루어 갈 것이며, 소비자들도 양질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점포 대표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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