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10월호(통권 347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대형화가 대세인 시기가 있었다. 물론 지금도 그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고 대형이 여러 면에서 유리한 면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 더 이상 맹목적인 대형화보다는 입지와 상권 그리고 영업 방침에 따라 투자와 매출 시뮬레이션 등 최적의 조건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더해지기 시작했다.

최근 충북 청주의 한 번화가에서 눈길을 끄는 행보로 주목을 받고 있는 PC.tag PC방을 찾아 그 면면을 살펴보았다.

청주의 번화가, 멀티플렉스에 위치
PC.tag PC방은 충청북도 청주시 상당구에 위치한 씨유멀티플렉스 8층에 자리하고 있다. 멀티몰인 씨유멀티플렉스는 충북 도청 바로 맞은편에 위치해 있으며, 청주시청 제2청사와도 지근  거리에 있다. 이곳은 청주 중앙공원까지 이어지는 길을 중심으로 로데오 거리가 펼쳐져 있는, 말 그대로 청주의 대표적인 중심상권 중 한 곳이다.

씨유멀티플렉스에는 롯데씨네마가 5개 층에 걸쳐 멀티플렉스를 운영 중인 터라 젊은 층의 유동인구가 집중되는 곳이다. 더욱이 엘리베이터 3대와 계단으로 바로 연결돼 있어 영화 상영 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머무르기에, 반대로 영화 관람 후 놀러가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입지만 놓고 보자면 PC방 집객에 더없이 좋은 조건인 것이다.

초대형 아닌 대형? 수요에 맞춘 최적 규모
PC.tag PC방은 총 330석을 갖춘 대형 PC방이지만 공간 자체는 400석까지 채울 수 있을 만큼 넓다. 좌석 배열이 앞뒤 간격은 물론 통로도 널찍해 무엇을 고려했는지 확실히 보였다. 이는 PC.tag PC방을 찾는 모든 손님이 똑같이 느낄 것이 분명하다.

고은호 사장은 “고객의 만족감을 높이기 위해 공간을 구획하고 넓은 공간을 확보했다”고 강조한다. 이어 “더 많은 PC와 좌석을 넣을 수도 있지만, 상권 유동인구를 냉정하게 파악해서 과도하게 많은 PC와 좌석이 설치되는 낭비를 피하고자 했다”는 말로 입지와 상권에 맞는 투자와 매출 시뮬레이션을 고려한 면모를 엿볼 수 있었다.

실제 상권 내 최적의 규모를 갖춘 중소형 PC방 옆에 배 이상 규모의 대형 PC방이 들어섰다가 손익분기를 맞추지 못해 1년 전후로 폐업하는 사례가 종종 들려오고 있어 최근에는 이러한 사전 준비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일손 줄이면서 완성도 높은 먹거리 고민 ‘더큰도시락’, 쉐이크까지?
PC.tag PC방은 먹거리에도 많은 고민을 담은 흔적이 엿보인다. 우선 가장 기본적인 라면은 그 종류만 8종 이상을 갖춰 손님들의 다양한 취향에 대응하는 한편, 자동 조리기 4대를 구비해 동시에 주문이 몰려도 빠르게 내보낼 수 있도록 준비했다.

이외 일손은 줄이면서도 일정한 맛과 완성도를 유지할 수 있는 외부 먹거리로 ‘더큰도시락’을 도입했다. 제대로 된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과 조리 일손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장점까지 더해져 영화 상영 전 혹은 관람 후 별도의 이동 없이 데이트를 즐길 수 있다. 이는 최근 먹거리 고급화와 조리 간편화가 결합되는 트렌드가 그대로 투영된 것이다.

가장 독특한 것은 밀크쉐이크를 판매한다는 것이다. 기기 자체가 어지간한 커피머신 2~3대 가격을 훌쩍 넘기 때문에 PC방에서는 보기 힘든 먹거리다.

고은호 사장은 “기기 가격 문제로 보통 영화관이나 패스트푸드점에서 도입하지만 마침 아래층 롯데씨네마에는 없어 중복되지 않아 도입했다”며 PC방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먹거리라 커플들에게 특히 더 반응이 좋다고 귀띔했다.

현재 PC.tag PC방은 프리얼 쉐이크 머신을 도입해 밀크, 초코, 민트칩, 딸기바나나 쉐이크 등 4가지 맛을 판매하고 있다.

롯데씨네마와 협업, 코마케팅 대표 사례
PC.tag PC방은 사양과 먹거리 등 PC방 내적인 부분 외에도 강점을 갖고 있다. 바로 아래층에 위치한 롯데씨네마와 협업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씨유멀티플렉스가 번화가에 있다고는 해도 거리 끝에 위치해있고 보다 많은 유동인구를 창출하기 위해 상호 협력을 약속하고 공동 마케팅을 펼치기 시작했다. 현재 PC방 내에는 롯데씨네마 광고가, 롯데씨네마에는 PC.tag PC방 광고가 크게 걸려 있으며, 손님의 상호 이동이 원활하도록 다양한 안내를 하고 있다.

양측은 상가 내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해, 또 손님의 상호 이동을 확대하자는데 뜻을 같이하고, 현재 결합상품 기획을 비롯해 다양한 이벤트 공유 등 코마케팅과 리타겟팅 광고 기획에 머리를 맞대고 있다.

PC방 업종 내에서 개별 매장이 같은 문화 산업 사업체와 협업해 상권 내 집객을 높이고 고객 만족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코마케팅을 진행하는 사례는 매우 희귀하다. 청주 PC.tag PC방이 좋은 결과를 도출해낸다면 PC방 업계 차원에서 모범 사례로 케이스스터디를 해볼 가치가 크다.

“만족스러운 공간 만들어야”
고은호 사장은 상권에 맞춰 적정한 규모를 계산하는데 많은 고민을 한데 이어, 예상되는 고객층의 취향을 고려해 만족도를 높이고자 공간을 구획했다.

PC.tag PC방 내부는 크게 프리미엄 좌석인 ‘어로스 배틀 스테이션(이하 어로스존)’, 파티플레이와 단체손님을 위한 ‘5인 파티 그룹존’, ‘일반 좌석’, 연인을 위한 ‘커플라운지’ 등 4개의 유형으로 나눠져 있다. 입지 특성상 커플 손님이 많고, 힙한 트렌드에 민감한 연령층이 주요 대상인 만큼 철저하게 상권 내 유동인구의 특수성을 투영해 설계한 것이다.

시그니처, 어로스 배틀 스테이션
프리미엄 좌석인 ‘어로스존’은 46대의 PC로 구성된 공간으로 기가바이트의 하이엔드 게이밍 브랜드 ‘어로스’ 제품들이 갖춰져 젊은 게이머 층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PC.tag PC방의 시그니처인 만큼 사양도 남다르다. 240Hz 주사율과 0.5ms 반응속도에 G-Sync를 지원하는 AORUS KD25F 모니터를 비롯해 8코어 16쓰레드의 인텔 i9-9900K, 엔비디아 RTX2080 SUPER 등으로 전국 최고 수준의 사양을 갖췄다. 여기에 내부는 모두 AORUS RGB Fusion LED로 깔맞춤해서 AORUS 감성을 한껏 살렸다.

어로스존은 대회 대관 및 자체 대회를 고려하고 있고, 9월말에는 유명 BJ를 초청해 46인 대회를 진행하면서 인터넷 방송을 송출한 바 있다. 사실상 대규모 대회는 물론 인터넷 방송을 쾌적하게 진행할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는 사실을 대외적으로 공표한 셈이다.

인터넷 방송을 한 대의 PC(원컴)로 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높은 사양이 필요하다. 더욱이 <배틀그라운드>와 같은 현존 온라인게임 가운데 가장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게임일 경우는 원 PC로 원활하게 소화하기 위해서는 워크스테이션급 PC 사양이 필요하기 때문에 손님들과 시청자들에게 어로스존에 대한 이미지를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친구들끼리 뭉쳐라! 5인 파티 그룹존
게이머는 그 연령대가 젊어질수록 e스포츠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성향을 보인다. 특히 중고등학생은 친구들끼리 한 팀으로 게임을 즐기는 경우가 흔하다.

공교롭게도 PC방 점유율을 살펴보면 45% 전후를 점하고 있는 <리그오브레전드>의 경우 5인 파티를 기준으로 하며, 이용등급이 12세이용가로 낮아 대중성이 높다. 또 12% 전후의 <배틀그라운드>는 4인 파티인 스쿼드까지가 기본 팀 구성이다. PC방 점유율 57% 이상을 차지하는 인기 순위 1, 2위 게임에 최적화된 공간이 마련돼 있는 것이다.

공간의 특성을 고려해 이곳은 4인 이상이 모여 카운터에 이야기해야 이용할 수 있다.

5인 파티 그룹존 역시 PC 사양은 프로 경기를 진행해도 될 수준이다. 8코어 8쓰레드의 인텔 i7-9700K와 RTX2080/2070을 갖췄고, 모니터는 FHD 240Hz 및 QHD 144Hz에 1ms 사양을 갖춘 기가바이트 AORUS, LG울트라기어, 벤큐 브랜드의 모니터들이 갖춰져 있다.

커플천국! 꽁냥꽁냥♥ 커플라운지
PC.tag PC방에도 여느 PC방처럼 커플석이 있다. 하지만 그 입지 특성상 커플석의 이용 빈도 및 중요도가 남다르다는 차이점이 있다. 그래서인지 커플석 규모도 50대 규모가 넘고 독특한 구성도 눈길을 끈다.

우선 5인 파티 그룹존 정 반대편에 바퀴가 달린 2인 쇼파 좌석이 갖춰진 커플석이 마련돼 있는데, 테이블 옆은 잿빛유리로 가려져 개방성과 폐쇄성을 적절하게 갖췄다.

실제 손님이 적은 낮 시간대에 취재 중에도 여러 커플이 꽁냥 한 스푼을 추가하고 있었고, 여자 친구 2명이 함께 앉아 깔깔거리며 영상을 시청하는 모습도 보였다.

커플석은 주로 연인이 찾기 때문에 분위기가 가장 중요한 요소인데, 최근에는 게임을 함께 즐기는 커플도 부쩍 늘어나 PC 사양의 중요성도 커졌다.

PC.tag PC방 커플석 PC는 인텔 i7-9700K와 라데온 RX 5700XT로 구성해 현존하는 모든 온라인게임에 대응할 수 있도록 충분한 사양을 갖췄다.

특히 고은호 사장은 일부 좌석은 커플이 함께 화면을 보기 편하도록 21:9 울트라와이드 모니터와 커브드 모니터를, 그 외는 <배틀그라운드>나 <오버워치> 등 FPS를 즐기는 커플을 위해서 240Hz 및 144Hz 커브드 모니터를 구비해 놓는 센스를 발휘했다. 커플의 취향에 따라 좌석을 골라 앉을 수 있도록 선택지를 넓혀놓은 것이다.

커플존 벽면에는 ‘#솔로지옥 #꽁냥꽁냥 #우리는 커플’이라는 위트 넘치는 문구가 정체성을 명확히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그 옆에 ‘MANNERS Maketh Gamers’라는 패러디 문구로 이용자들에게 신사적인 매너를 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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