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9월호(통권 346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 클래식>이 지난 8월 26일 출시됐다. 게임의 역사에서, MMORPG의 역사에서, 또 PC방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작으로 인정받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오리지널 버전이 15년 만에 선을 보인 셈이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가 세상에 나온 2000년대 초반은 PC방의 황금기로 불리는 시기로, 신작 게임들이 수없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MMORPG의 범람으로 PC방 고객들의 체류시간이 길었다. 그리고 그 선봉에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가 있었다.

예전 MMORPG 감성 그대로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지난 15년간 전 세계 1억 4,000만 명 이상이 플레이한 글로벌 대작으로, 7개의 확장팩을 거치면서 수많은 기능들과 콘텐츠가 추가됐고, 게임플레이와 완성도 부분에서 많은 개선이 이어졌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잊혀져가는 과거의 순간을 붙잡으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아재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느린 템포로 진행되는 게임플레이, 모험 요소, 플레이어들 사이의 유대감 등 요즘 신작 게임에서는 느끼기 힘든 부분들`을 그리워하는 분위기가 있다.

특히 MMORPG에서는 이런 경향이 더욱 두드러진다. 클래식이라는 부재를 붙이는 것을 유행이라고 한다면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유행에 한참 뒤쳐진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 게임들하고는 확연히 다르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 클래식>은 최신 빌드인 <월드오브워크래프트: 격전의 아제로스>와는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 플레이어들의 판단력을 중시하고 잘못된 판단을 내렸을 때는 인정사정을 봐주지 않는다.

예를 들어 던전을 진행할 때도 몬스터를 한데 모아 광역 스킬로 소탕하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매즈하면서 각개격파를 시도해야 한다. 플레이어가 체감하는 몬스터의 강력함을 비교하자면 예전 몬스터는 강골 중에서도 강골이라 모이면 감당할 수가 없다.

커뮤니티의 유대감 역시 무엇보다 중요하다. 공격대나 던전 같은 콘텐츠를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플레이어들이 직접 자신들이 속한 서버 내의 다른 플레이어들을 모집해야 하며 가장 높은 난이도의 도전을 완료하기 위해서는 호흡이 잘 맞는 헌신적인 40명의 플레이어들이 모여야 한다.

과거의 영광들이 되살아난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 클래식>은 1.12.0 패치인 ‘전장의 북소리’ 업데이트를 시작으로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현재의 플레이어들이 다시 경험할 수 없던 아제로스의 주요 순간들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여섯 단계에 거쳐 제공될 콘텐츠 중에는 ‘검은날개 둥지’, ‘줄그룹’, ‘낙스라마스’와 같은 상징적인 공격대와 PvP 전장인 ‘전쟁노래 협곡’, ‘아라시 분지’, ‘알터랙 계곡’ 등이 포함된다. 또한 ‘안퀴라즈 전쟁 지원’과 ‘스컬지 침공’ 등 기간 한정 서버 이벤트도 기다리고 있다.

이런 정보들이 하나둘 공개되면서 오리지널 버전을 경험했던 게이머들은 열광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오픈과 동시에 서버는 혼잡, 대기열은 수천 명, 트위치 시청자 110만 등 기록을 세웠다. 국내 팬들 중에서는 블리자드의 홍보가 부실하다며 사비를 털어서 옥외광고를 진행했고, 게임트릭스 및 더로그 등 PC방 통계에서도 강보합을 기록 중이다.

마치며…
하지만 2019년 가을 비수기를 감내해야할 PC방 업주에게 <월드오브워크래프트: 클래식>이 얼마나 유의미할지는 미지수다. 오리지널 버전 <와우>를 ‘PC방에서’ 열광적으로 플레이했던 게이머들이 다시 PC방을 찾아올 것이라는 기대는 다소 비현실적이고, 그렇다고 현재 PC방의 주 고객층인 10대와 20대에게 강하게 어필할 것 같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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