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6월 창간 특집호(통권 343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1999년 6월 4일 창간한 ‘아이러브PC방’이 PC방 전문 미디어로 20년 외길을 걸어 2019년 6월 창간 20주년을 맞았다. 그 사이 20세기에서 21세로 세기가 바뀌었고, 강산이 두 번 정도 변한다는 세월이 흘렀다.

PC방의 시초는 인터넷 전용선 여부에 따라 1980년대 말까지 거슬러 올라가기도 하고 1990년대 말을 출발점으로 보기도 한다. 분명한 것은 PC방이 급격하게 생기기 시작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IMF 외환위기가 대한민국 사회 전체를 할퀸 1997년 말 이후다.

한 가정의 가장이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삶의 터전으로 마련한 PC방. 가까운 곳에서 저렴하게 값비싼 PC를 이용할 수 있는 PC방, 안정적인 인터넷 전용선과 네트워크로 IT 산업의 총아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PC방은 그 역할과 목적은 저마다 달라도 그 시대를 살던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신선한 충격이자 가장 가성비 높은 쉼터였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처럼 PC방이 대중 앞에 하나의 업종으로 각인될 무렵 아이러브PC방은 성장하는 PC방 업계와 그곳에 몸을 담은 종사자들 옆에 서서 함께 걸어가기 시작했고, 그 첫걸음을 내딛은 지 어느덧 20년이 됐다.

아이러브PC방이 PC방 전문 미디어로서 겪어온 PC방의 20년 세월은 질곡의 세월 그 자체였다. 지난 20년 동안 셀 수도 없이 많은 PC방 미디어가 PC방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다며 절차탁마의 심정으로 등장했지만, 함께 가시밭길을 걸어주지는 못하고 이내 사라져 아이러브PC방은 언제나처럼 홀로 남겨졌다.

사실 PC방 업계는 별 것 없는 듯 하면서도 매우 특수하다. 보통의 미디어라면 판매자와 구매자, 고용인과 피고용인, 일반 대중의 독자화가 보편적이지만, PC방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그 특수함의 감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최근 정치권이 앞 다퉈 내놓고 있는 소상공인 기본법에 그 해답이 있다. 소상공인들이 십여 년간 목 놓아 염원해왔던 소상공인 기본법은 자영업·소상공인을 노동자나 사용자 어느 한쪽에만 해당되지 않는 특수성과 사회 구성 비중 등을 정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실제로 PC방 업주는 예외적인 소수를 제외하고는 스스로 사비를 들여 일자리를 만든, 자가 고용의 성격을 가진다. 고용인이면서도 노동자에 해당하는 특수성, 개인사업자로 상인이지만 시설임대업 특성상 초기 자본이 들어가다 보니 영세사업자로 보기엔 어려운 면도 있다.

PC방은 어느 한쪽에 오롯이 속하지 못하다보니 온갖 규제와 의심의 눈초리 속에 속앓이를 하며 긴 세월을 보냈다. 단순히 문화 공간이니, 대량 구매자이니, 맛있는 먹거리니 하는 등의 외적인 요소가 전부는 아니었던 것이다.

바다이야기로 통칭되는 불법 도박장으로부터 불똥이 튄 등록제 시행 당시의 집회, 전면금연화 시행 과정에서의 길고 긴 행보, 조금씩 해답을 찾아 법리 싸움을 감내해야 했던 윈도우 사태 등 결코 짧지 않은 시간과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우리 모두가 함께 그 가시밭길을 걸었다. 반대로 PC방 전문 미디어로는 유일하게 소상공인연합회 탄생을 위해 노력했을 때는 외롭지 않았다. 우리가 함께였기에.

앞으로도 아이러브PC방은 지난 20년 동안 그러해왔듯이, 소상공인의 한 축을 맡고 있는 PC방만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그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을 소명으로 받아들여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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