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PC방 출혈경쟁의 대표 도시로 지목되던 대구에서 최근 다시 출혈경쟁이 벌어지고 있어 도시 전체로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최근 대구 일부 지역에서 300원 전쟁이 발발했다. 아직 PC방 2곳의 전쟁에 불과하지만 언제 도시 전체로 확산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대구 지역 PC방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대구는 지난 2008년 상반기 서구에서 첫 200원 PC방이 등장하면서 대구 전체로 200~300원 인하 분위기가 확산돼 매우 심각한 출혈경쟁이 벌어진 바 있다. 이로 인해 대구에 ‘출혈경쟁의 원조’라는 오명까지 남겨졌다.

당시 PC 이용요금을 200~300원으로 책정했던 것은 과열경쟁의 일환이기도 했지만, 운영 수익 대신 매매 권리금으로 이익을 만들려는 일부 권리금 장사꾼에 의해 가격 인하 경쟁이 가속된 경향이 짙다.

이 때문에 당시 생계형 소규모 PC방들에 피해가 집중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고,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PC방 요금 1,000원 마저도 고수익에 비싸다는 잘 못된 인식을 심어주는데 기인하기도 했다.

대구는 그간 가장 출혈경쟁이 치열했던 만큼 이번에 다시 한 번 출혈경쟁이 치킨게임으로 치달을 경우 일부 상권의 PC방은 재기할 경제적 체력이 남아있지 않다는 우려가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 2년간 최저임금인 29%나 상승해 인건비 지출은 늘고 반대로 매출은 줄어든 여파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이런 출혈경쟁이 완치되기 힘든 깊은 상처를 남긴다는 것이다. 대구 지역의 초창기 PC방 이용요금은 1,500원 정도가 보편적이었다. 하지만 2001년 과당경쟁으로 1,000원 전후로 낮아졌다가, 2008년 출혈경쟁 사태를 거치면서 평균 500원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렇게 무너진 가격은 10년이 넘게 지난 지금까지도 1,500원 회복은커녕 1,000원에 근접하게 겨우 회복된 터라 후유증이 얼마나 큰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계속되는 경기침체와 날로 높아지는 인건비 부담 등이 겹치면서 출혈경쟁의 피해는 그 어느 때보다 깊고 예리하게 파고들 수밖에 없는 시기다. 비수기는 더욱 더 그러하다. 소상공인이 경쟁을 피하기는 힘들다지만, 적어도 적자를 감수하는 출혈경쟁은 PC방이 아닌 그 어느 업종에서도 생존하기 힘들다.

특히 PC방 폐업한 자리에 신규 PC방이 들어선다는 격언대로 출혈경쟁은 상권 전체를 붕괴시킬 수 있어 대구 일대에 PC방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008년 대구를 강타한 200원 출혈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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