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라인 시장이 새롭게 투입된 RPG로 인해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그동안 RPG장르는 다양한 신규 게임이 쏟아져 나왔으나 시장에 정착하지 못하고 결국 기존에 서비스되던 일부 인기 게임들만이 시장을 이끌어왔다, 이런 상황까지 오게된 배경에는 그동안 출시됐던 RPG들의 퀄리티와 서비스 운영방식 등도 문제였으나, 너무나 정형화된 기존의 게임을 답습했기 때문이다.

RPG의 시작

   
  ▲ TRPG의 신화적인 존재 <던전스앤드래곤스>  
RPG가 처음으로 등장하게 된 시간으로부터 벌써 약 30년의 세월이 지났다. RPG의 근간을 이루는 것은 TRPG(Table talk Role-Playing Game)가 처음으로 만들어냈지만 전 세계적으로 뻗어나가게 된 배경에는 본격적으로 RPG 장르가 PC에 등장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초창기의 TRPG는 여럿이 모여 다양한 역할을 맡아 놀이를 즐기는 형태로 PC로 등장한 RPG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그 이유는 PC로 등장한 RPG의 경우 당시에는 MMORPG의 시스템이 구성되어 있지 못했기 때문에 혼자서 게임을 즐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고 여럿이 즐겼던 RPG가 스탠드 얼론의 형태로 변화하게 된 것이다. 

문제는 PC로 넘어오기 시작하면 RPG 장르는 폐쇄적인 성향이 짙어지게 됐고 이는 MUD 게임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스탠드 얼론 형태를 계속 유지하게 됐다. 하지만 TRPG와 CRPG, MUD, MUG, MMORPG의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고 한다면 바로 판타지를 배경으로 한 게임이 절대적인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그 중에는 판타지 성향을 띠지 않고 있는 게임도 있었으나 아직까지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주제는 여전히 판타지다.

판타지가 RPG 장르에 자리 잡은 배경에는 역시 TRPG의 기초를 다졌던 게임 중에 <던전스앤드래곤스>가 있었기 때문이다. 영화와 소설로 잘 알려진 <던전스앤드래곤스>의 인기는 TRPG 뿐만 아니라 RPG 장르 전체에 강한 영향력을 미쳤고 이는 현재에도 그 형태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시작된 RPG는 현재에 이르러 막대한 네트워크 인프라를 바탕으로 스탠드 얼론 형태를 벗어나 다시금 과거의 모습으로 회귀했다.

각 나라별 특징 있는 RPG
RPG의 시작은 한 곳에서 시작됐지만 전 세계로 전파되어 가는 과정에서 각 나라별 고유의 색깔에 물들어가기 시작한 RPG의 모습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모습이 점차 굳어지면서 정형화된 모습을 띠기 시작했다. 이는 각 나라에서 출시되는 게임 스타일에서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있는데 이는 각 나라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문화가 고스란히 RPG에 묻어나기 시작하면서 생겨난 것이다.

현재에 이르러 ‘한국형 MMORPG'라 불리는 국내 개발 MMORPG의 면면을 살펴보면 각 나라의 여러 스타일을 형태를 게임 내에서 보여주는 콘텐츠의 반향은 한국인의 특성에 맞춰진 상황이다. 흔히 서구식, 일본식으로 나뉘는 RPG 스타일을 면면을 살펴보면 뼈대는 같은 곳에서 출발하지만 표현하는 방식은 매우 차이점이 크다. 특히 특유의 자유도를 내세우고 있는 서구식 RPG는 형식은 가지고 있지만 유저에게 자유로운 플레이를 유도함으로써 판타지에서 표방하고 있는 모험의 느낌을 강조하고 있다. 반대로 일본식 RPG는 자유도가 극단적으로 적은 반면 스토리텔링이 강화되어 있다.

   
  ▲ 지금은 먹튀로 불리지만 한 때 리차드 게리엇의 <울티마 온라인>은 RPG의 교과서로 추앙받기도 했다  

대표적인 예로 자유도를 극대화한 작품으로는 <울티마> 시리즈, <엘더 스크롤>이 있으며 스토리텔링이 강화된 게임으로는 <드래곤 퀘스트>, <파이널 판타지>등을 꼽을 수 있다. 물론 자유도가 높다고 해서 스토리 자체가 허술한 것은 아니다. 세계 3대 RPG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울티마> 시리즈의 경우 스토리 부분도 충실하게 담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울티마> 시리즈는 결국 최종적으로 <울티마 온라인>이라는 형태로 발전하면서 궁극의 자유도를 추구했으나 국내에서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사라지게 됐다. 국내 유저들에게 <울티마> 시리즈는 충분히 검증을 받았으나 온라인 부분에서는 큰 어필을 하지 못했다.

   
 

▲ 일본식 RPG의 명작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

 

그 이유는 <울티마 온라인>의 로컬라이징 부분도 문제가 되었지만 국내 유저 성향이 단순화된 RPG 스타일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었다. 물론 스토리텔링도 마찬가지의 상황의 겪었다. 실제 처음에 등장했던 국내 MMORPG에서 스토리텔링의 존재는 거의 없었다. 큰 줄기만 잡혀있을 뿐 자세한 상황 설명은 철저히 배제되어 있었던 것이다. 결국 이는 한국형 MMORPG의 탄생을 가져왔고 이는 현재에 이르렀다.

하지만 ‘한국형 MMORPG'는 태생적인 문제를 안고 있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특히 다양한 게임이 출시되었지만 개성적인 모습보다는 범용적인 부분만 강조되어 비슷한 스타일의 게임이 양산되는 현상을 빚었기 때문이다.

한국형 MMORPG의 문제는 무엇인가?
‘한국형 MMORPG'는 과연 올바른가라는 문제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 이는 엄연히 국내 유저들이 원하는 최적화된 RPG이기 때문이다. 또 해외에서도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으로도 보인다. 문제는 ‘한국형 MMORPG'의 스타일이 지난 10년과 비교해 봤을 때 큰 변화를 겪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이는 해외 RPG도 마찬가지지만 국내는 특히 이 같은 현상이 심하다.

최근에는 게임 내 콘텐츠를 통해 정형화된 스타일을 벗어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기본은 여전히 ‘전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투, 레벨, 아이템으로 이어지는 기본 콘텐츠는 여전하고 여기에 약간의 변형으로 가공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전투라는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큰 것이지만 게임에서 표현할 수 있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막아버리고 있다. RPG의 기본은 역할수행이다. 국내에서 출시되는 게임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어떠한 직업군을 설정하고 이를 유저에게 선택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결국 유저는 제작사에서 정해놓은 길을 걸어갈 수밖에 없고 이는 유저의 다양성이 지나치게 게임에 맞춰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 일반적인 MMORPG와 다른 형태를 띠고 있는 <마비노기>

 

또 다른 문제로는 퀘스트라는 콘텐츠다. 단순한 MMORPG를 벗어나기 위해 제작사에서 선택한 또 다른 콘텐츠가 바로 퀘스트다. 퀘스트는 NPC가 유저에게 어떠한 과제를 내리고 이를 유저가 풀어나가는 방식의 띠고 있다. 예를 들면 게임 내 아이템을 구하거나, 몬스터를 몇 마리를 사냥해서 돌아오라는 것이다. 퀘스트 역시도 매우 단순하게 구성되어 있는 것이다. 퀘스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지만 퀘스트를 넣는 것에만 치중했지 내용에 대해서는 쉽게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또 게임의 개성을 살리기 위한 노력에 대해서는 현실에 안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3D MMORPG가 유행을 타기 시작하면서 각 온라인 게임사는 너도나도 3D로 구현된 RPG에 매달리고 시작했고 동시다발적으로 출시가 이뤄졌다. 문제는 이와 같이 출시된 게임들이 유저들의 철저한 외면 속에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졌다는 것이다. 물론 전 세계적으로 3D가 대세인 것은 사실이긴 하나 이것을 어떤 방식으로 표현하는가는 엄연히 제작사의 몫이다. 똑같은 3D를 추구하더라도 개성을 부여하지 못한다면 경쟁구도가 심한 게임 시장에서 살아남기가 어렵다.

물론 기술적인 한계점이라는 것과 수익이라는 부분에 있어서 국내의 개발환경이 그리 좋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기술적으로는 분명히 다른 나라에 비해 뒤지지 않지만 기획 단계의 부재와 이것을 구현해내는 센스에는 아직 멀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마치며…
MMORPG가 부활하면서 온라인 게임 시장의 활력소가 되고 있지만 여전한 것은 ‘한국형 MMORPG’가 있는 문제점을 아직까지 완벽하게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에서도 ‘한국형 MMORPG'는 성공을 거두고 있고 유저들도 이에 어느 정도는 만족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무조건 반가워해서는 발전된 방향으로 흘러가기에는 무리가 있다. 분명 <울티마>가 활약하던 시절에서 기술적인 발전은 끊임없이 이뤄져 현재에 도달했다.

특히 그래픽적인 부분의 발전은 눈부시다. 그래픽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한국형 MMORPG'도 해외 게임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게임의 내면은 오히려 퇴보하고 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은 기술적인 부분에 매진한 결과 내용은 오히려 부실해지는 결과를 낳고 있다. 게임 개발에 투자되는 장시간의 시간을 기술에만 한정 지을 것이 아닌 내실을 튼튼히 다질 수 있을 때야 말로 새로운 ‘한국형 MMORPG'의 탄생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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