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만 강제할 게 아니라 차라리 최저요금도 정부가 정하라”

오랜 출혈경쟁에 지친 상황에서 최저임금 폭등으로 과도한 지출 압박까지 더해진 PC방 업계에서 터져나오고 있는 하소연이다. PC방 요금도 최저임금마냥 하한을 정하자는 목소리가 현재 느끼고 있는 어려움을 있는 그대로 투영한 목소리다.

물론 이는 명백한 현행법 위반으로 실현 불가능한 이야기다. 다만 소상공인인 PC방 업주들이 느끼는 현실의 무게가 그러하다는 것이니 가벼이 흘려들을 이야기는 아니다.

이처럼 정부가 요금에도 개입해달라고 읍소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과당경쟁이다. 최저임금 폭등 전부터도 종종 흘러나온 얘기인데, 지난해부터 연이어 최저임금이 폭등해 24시간 업종인 PC방 특성상 인건비 지출이 커져버린 것이 기폭제가 된 것이다.

과당경쟁의 원인은 경기침체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히고, 사전정보 없이 진행하는 무분별한 창업, 임대료 인상, 인건비 지출 증가 등을 빼놓을 수 없다. 임대료 인상 및 임대 기간에 대한 문제는 지난해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연이어 국회를 통과해 크게 해소된 반면, 경기침체를 비롯해 무분별한 창업과 인건비 문제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심지어 최저임금발 아르바이트 고용 축소가 소비 위축을 부채질하는 빈곤의 악순환 고리를 잇고 있다.

실제로 서울대와 연세대의 경제학 교수들은 대책없이 최저임금만 올리는 것 보다는 신산업 발굴과 중소기업을 육성해 양질의 일자리를 확대하는 것이 자영업 과당경쟁을 해소하는 근본대책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여전히 과당경쟁을 막기 위한 요금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대한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업계 협단체가 강제력 행사가 아닌 영업자료 분석과 그에 따른 권고안을 제시하는 형태는 일종의 컨설팅 개념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물론 소비자 물가 동향, 원가 분석 및 연동 등 선결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협단체를 비롯해 업계 종사자들이 함께 머리를 모아야 하는 노력도 요구된다.

즉 ‘올해는 소비자물가가 몇 % 인상됐고, PC방에 주요 지출요인 중 몇 항목이 몇 % 인상됐으니 기준 요금을 몇 % 인상한 얼마로 산정해야 손익분기를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는 등의 현실적인 권장요금을 권고하는 방식은 필요하다.

강제력은 없으니 반드시 따라야만 하는 것은 아니기에 담합에 해당되지 않을뿐더러, 마케팅이나 경영 정보에 취약한 소상공인들에게 지출과 마진을 계산해주는 일종의 컨설팅 형태가 되기 때문에 소상공인의 생존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수 있다. 나아가 소비자에게도 출혈경쟁의 현실을 알리고 적정요금이 어느 정도인지 인지시키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저작권자 © 아이러브PC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