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을 에고 뼈를 깍는 PC방 업계의 요금인하 경쟁은 외부음식물 반입을 제한하고 먹거리 상품 판매로 수익을 올리는 모델을 만들어냈다. 이런 실정은 PC방 좀 안다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미 상식이지만 이제는 이런 수익모델 마저도 옛말이 되고 있다.

먹거리 업체로부터 상품을 들여올 때의 가격이 오르면서 고객들에게 먹거리를 판매해도 PC방 업주들의 지갑에 들어오는 마진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PC방 먹거리 유통업체들은 일제히 가격을 올렸다.

햄버거와 과자 등 PC방 인기 먹거리들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적게는 200원에서 많게는 500원까지 치솟았다. 600원이던 햄버거 가격은 800원으로, 1,000원이던 과자는 1,500원으로 몸값이 높아졌다.

여름 시즌 매출의 청량제 역할을 해주는 음료수도 단가가 500원을 훌쩍 뛰어넘고, 콜라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9%나 인상됐다. PC방을 상대로 운영하는 먹거리 쇼핑몰들은 냉동 간편식 제품의 가격인상도 검토 중이다.

초등학교 상권에서 PC방을 운영하는 A씨(39세)는 “우리 손님들은 PC 요금 100원 차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애들이다. PC방에서 파는 1,500원짜리 햄버거와 2,000원짜리 과자는 너무 비싸 안 팔릴 것인데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먹거리 유통업체도 사정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롯데와 코카콜라 등 대기업에서 가격을 올려버리는데 영세한 유통업체에서 어떻게 할 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일부 업체에서는 가격 인상의 여파를 재고로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PC방 먹거리 쇼핑몰 U를 운영하는 조성인 대표는 “매일 PC방에 배송을 나가다보니 PC방 사장님들의 이런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런데 우리 도매업자도 최근 판매장려금이 사라져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A 업주는 “올해는 최저임금 폭등만으로도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인건비 뿐만 아니라 임대료까지 오르고 먹거리 가격마저 올라 너무 괴롭다”라며 “치솟는 물가 때문에 경제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데도 소비자물가에 대한 정부 발표는 매번 낙관적이라 화가 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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