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7일, <카카오 배틀그라운드>의 PC방 상용화 일정과 내용이 공개됐다. 그런데 여타 게임들의 PC방 상용화 전례와 달리 PC방 업주들은 카카오게임즈에 대해 의아할 정도로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PC방 업주들이 모이는 인터넷커뮤니티는 <카카오 배그> PC방 상용화 이슈로 열기가 뜨겁다. 현재 PC방에서 비중이 가장 큰 게임이 PC방에 과금을 시작한다는 소식에 PC방 업주들의 관심이 온통 쏠려있다는 사실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게시물과 댓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PC방 업주들의 게시물과 댓글에서는 <카카오 배그>에 대한 호의가 묻어난다. 상식적으로 게임사의 PC방 상용화에 대해서는 PC방 업주들의 거부반응이 나와야 정상적이지만 <카카오 배그>는 정반대의 양상을 띠고 있는 것이다.

PC방 업주들은 그동안 여타 온라인게임들이 진행한 상용화 행보와 <카카오 배그>는 전혀 달랐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카카오게임즈에 대한 호감까지 드러내고 있다. 게임사와 사이가 안 좋기로 유명한 PC방 업주들의 입에서 ‘상생 게임사’라는 칭찬까지 나오고 있어 낯설기까지 하다.

일단 <카카오 배그>는 유래를 찾기 힘들 정도로 PC방 무료 프로모션 기간이 길었다. 장장 5개월에 걸친 무료 프로모션 기간은 겨울 성수기와 맞물려 PC방 업주들에게 청량감을 선사했고, 최저임금 폭등의 부담감도 상당히 덜어줬다.

<배틀그라운드>는 카카오게임즈가 <카카오 배그> 서비스를 시작하기 이전부터 PC방 인기 순위 1위에 올라설 만큼 흥행 보증수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C방 무료 프로모션을 장기간 적용했다는 점이 업주들의 호감을 산 것으로 풀이된다.

한 PC방 업주는 “게임사 입장에서도 이런 확정적 캐시카우를 무료로 풀어준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카카오게임즈의 내부 사정 때문인지 PC방 업계를 고려해서 그런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어쨌든 지난 다섯 달은 즐거운 기간이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카카오게임즈는 PC방 요금 책정 부분에도 업주들의 환심을 샀다. <카카오 배그>의 PC방 정량시간 가격은 표준 요금을 기준으로 시간당 194원이다. 이는 카카오게임즈가 PC방에 퍼블리싱하는 <검은사막>, <이카루스>, <아키에이지>와 동일한 수준이며, <배틀그라운드>의 이름값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라 할 수 있다.

더욱이 여타 게임사들 중에서도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가면서 신작 게임과 인기 게임에 프리미엄 가격을 적용하는 사례가 수도 없이 많았고, 이런 정책에 시달려온 PC방 업주들에게 <카카오 배그>의 상용화는 속칭 ‘혜자 상용화’로 인식되고 있다는 평가다.

한편, <카카오 배그> 상용화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과금 우선순위 설정이다. PC방과는 별개로 패키지를 구매해 개인 접속 권한을 가진 게이머가 PC방에서 <카카오 배틀>에 접속할 경우는 과금하지 않는다. 패키지 라이선스를 PC방보다 우선하는 과금 순위는 글로벌 타이틀들에서 나타나는 특징으로, PC방 업계가 국내에서 사업하는 외국계 회사들을 상대로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사항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카카오 배그>는 ‘인게임 PC방 혜택’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PC방 업주들의 반발도 없다. 인게임 혜택은 PC방의 집객 요인이라 PC방 업주 입장에서는 아쉬울 법도 하지만 자칫 게임의 룰을 헤치는 불공정 요소가 될 수 있고, <배틀그라운드>는 이 공정성이 특히 중요하는 공감과 인식이 깔려 있어 반발이 크지 않은 것이다.

PC방 협단체 관계자는 “F2P 온라인게임은 무가치한 PC방 혜택을 마련해 놓고 이를 근거로 PC방에 과금을 하는 경우가 많았고, B2P 게임은 PC방 과금을 개인 계정을 구매한 사용자보다 우선하는 등 몰상식한 경우가 태반이었다. 그러나 <카카오 배그>의 PC방 상용화는 딱히 불합리한 부분이 없다”라며 “<카카오 배그> 상용화와 관련해 PC방 업주들이 호의적인 이유는 카카오게임즈가 특별히 잘 해서라기보다 기존 게임사들의 부당한 정책에서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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