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1월호(통권 326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황금 개띠의 해, 2018 무술년(戊戌年) 새해가 밝았다.

10간의 다섯 번째 글자인 무(戊)는 큰 산을 의미하고 오행으로 따지면 토(土)에 해당하니 중앙색인 황색(黃色)이다. 12지의 열한 번째 글자인 술(戌)은 개를 의미하고, 사주에서 개는 에너지가 강한 양(陽)의 동물이며 우두머리 속성으로 풀이된다. 중앙의 샛노란 황금과 명랑한 성격에 매사에 열심인 동물 개가 만났으니 PC방이 한해를 시작하기에 이보다 좋은 출발도 없다.

새해의 의미를 짚어가면서 희망을 북돋는 일은 마쳤으니 이제 현실과 마주할 차례다. 2018년 열두 달 동안 PC방이 살아가야 할 세상은 어떤 모습이냐 하면, 끔찍한 아비규환 아수라장이 따로 없다. 일단 최저임금 7,530원 시대가 열리면서 인건비 부담이 한층 무거워졌다.

이외에도 전기요금 인상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고, 여름/겨울 성수기 기간은 짧아져만 간다. 또 PC 업그레이드 압박은 커지는데 부품 가격은 오르고 있고, 흥행 온라인게임의 등장은 드물어지는데 VR과 크로스플랫폼 같은 시류를 따라잡아야 한다.

지난해 겨울 성수기 전후로 중소형 PC방들의 폐업이 많았다는 사실은 냉혹한 2018년의 모습을 미리 보여준 것이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개띠 해인 무술년이 유독 개 같은 것도 아니다. 사실은 2017년에도 그랬고, 2016년에도 그랬고, 2015년에도 그랬고, 그 이전에도 그랬으니까.

2017 정유년은 7.3%나 인상된 최저 시급(6,470원)과 게임물이용등급에 따른 신고사태로 몸살을 앓았고, 2016 병신년은 다년간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의 경영 악화가 최고조에 달했던 한해였다. 2015 을미년은 각종 물가인상과 게임시장 급변으로 PC방 고객 감소가 크게 두드러졌다.

황금 개띠만 아니었을 뿐 PC방의 새해는 언제나 개 같았던 셈이다. 해가 바뀌어도 언제나 같은 PC방의 단면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바로 요금이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하고 뽕나무 밭이 푸른 바다로 변할 시간인데 PC방은 갑절의 시간 동안 요금이 그대로다. 아니 오히려 내려갔다. 이런 흐름대로라면 바위를 잠자리 날개로 스쳐 돌이 닳아 없어질 때까지 요금현실화는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다.

12월 초입에 폐업한 매장과 이번 겨울 성수기가 끝나는 3월초 폐업을 확정한 매장 모두 2018년 한 해가 힘들어 보여서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닐 것이다. 매년 어깨를 짓누르는 현실에 부딪혀서, 또 이런 부담과 무게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서, 이제는 더 이상 힘이 남아있지 않아서 일 것이다.

이렇게 무거워져만 가는 경영 환경을 짊어지고 우뚝 설 수 있는 저력은 현실에 맞는 매출, 즉 이용요금이 현실과 균형을 이루고 있어야 발휘할 수 있다. 이는 자영업자라면 모를 수 없는 잠언이다.

‘서당 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 했으니 PC방도 20년이면 요금현실화를 시도할 법도 하다. 지난 세월 동안 PC방은 출혈경쟁과 요금 동결로 피를 흘려왔다. 그동안 흘린 피가 이제는 목까지 차올랐다. 과다출혈도 이런 과다출혈이 없다. 올해는 붕대를 감아야 하지 않을까? 황금 개띠의 해 무술년이 ‘PC방 요금 현실화’의 원년이 되길 기원해본다.

저작권자 © 아이러브PC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