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비트코인 등 온라인 가상화폐 채굴 열풍으로 인해 PC 교체나 업그레이드에 빨간불이 켜졌다. 가상화폐 채굴을 위한 그래픽카드와 PC방 주력 그래픽카드 모델이 겹치면서 구매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PC방 업주들이 많고, 심지어 창업을 포기했다는 예비창업자까지 등장했다.

온라인 가상화폐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제트캐쉬 등이 대표적이지만 가치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새로운 가상화폐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와 함께 그래픽카드 품귀 현상이 발생하는 원인은 가상화페를 얻는 방법 때문이다. 가상화폐를 채굴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프로그램을 구동해야 하는데, 수억 경 단위의 극히 어려운 수학문제를 풀어야 가상화폐 하나를 얻는 식이다.

특히 이 수학문제를 푸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수일이 걸릴 수도, 몇 달이 걸릴 수도 있고, 채굴에 실패할 가능성도 있을 정도로 불확실하다. 이 때문에 가상화폐를 채굴하는 PC는 높은 GPU 연산을 요구하고, 효율을 더 높이기 위해 많은 그래픽카드를 동시에 구동시킨다.

문제는 이른바 채굴기로 불리는 가상화폐 채굴용 PC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그래픽카드가 심각할 만큼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한 공교롭게도 메인스트림 제품 중 하나인 엔비디아 GTX 1060 수요가 대폭 증가했다. GTX 1060은 PC방 도입이 가장 많은 모델 중 하나인데 가상화폐 시장에서 블랙홀처럼 흡수하다 보니 PC방에 공급될 물량까지 동이 나버렸다.

실제로 최근들어 여름 성수기 영업을 위해 PC 교체나 그래픽카드 업그레이드를 하려던 일부 PC방 업주들은 물량이 없어 애들 태우고 있다. 시점을 놓치면 효과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어렵게 적은 수의 그래픽카드 물량을 확보하더라도 크게 오른 가격 때문에 선뜻 구매하지도 못하는 입장이다.

이러한 PC방의 주력 그래픽카드 GTX 1060의 품귀 현상은 PC방 창업 시장까지 얼어붙게 하고 있다. PC방 커뮤니티에는 신규 PC방 오픈을 준비하던 과정에서 그래픽카드 때문에 PC를 구하지 못해 계약금을 포기하고 임대차 계약을 파기했다는 사연까지 올라오고 있다.

많은 PC방 업주들은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될 경우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당분간 가상화폐 열기가 식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 그래픽카드 제조사들이 생산량을 늘리거나 가상화폐 채굴용 모델을 별도로 분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PC방 업계 관계자는 “가상화폐 열풍으로 인해 일부 PC방 업주들 사이에서는 여유 PC를 활용해 가상화폐를 채굴하려는 움직임도 있다”며 “문제는 신규 창업과 기존 PC방의 PC 교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으로, 당장 뾰족한 해결책이 없기 때문에 창업과 PC 업그레이드 트렌드에 변화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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