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이슈가 게임 업계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을 가릴 것 없이 온통 확률형 아이템을 수익 모델로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게임을 즐기지 않는 기성 세대 뿐만 아니라 게임 유저조차 우려와 비판, 그리고 냉소를 보내고 있다면 현재의 확률형 아이템은 분명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게임 유저들 사이에서는 0.14%나 0.02% 등 우연히 알려진, 혹은 추정되는 확률 정보에 대해 분노에 가까운 반응을 보이고 있고, 외부의 시선이 아닌 소비자들의 반응이란 점에서 언제든 소비자에게 버림받을 수 있는 위기에 처해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 시장 모두에서 해외 게임들이 상위권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확률형 아이템의 문제는 크게 두 가지에서 비롯된다. 하나는 확률형 아이템 속에서 획득할 목표 아이템이 없으면 게임 진행이 매우 어렵거나 불가능하도록 게임을 설계한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확률형 아이템의 구성품에 대한 확률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후자는 불확실성에 의한 사행성이 도박에 가까운 수준에 이르러 사회적 문제로까지 지적되고 있는 실정이다.

게임 업계는 자율 규제라는 대응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실효성은 물론이고 정작 문제가 되는 확률 공개 문제에는 접근 조차 하지 않고 있다. 캡슐 속 캡슐까지 등장해 사실상 목표 아이템의 확률이 철저히 베일에 쌓였고, 심지어 일부 모바일게임은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조작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을 만큼 문제가 심각하다.

자율 규제라는 근본적인 문제만이 아니다. 과거 문화체육관광부가 고포류 게임의 사행화 방지 시행령을 준비할 당시 게임업계는 문화부와 협의해 자율규제안을 마련키로 합의했다가 게임사들의 입장만을 담은 자율규제안을 단독 발표해 불신을 조장한 전적이 있다.

더욱이 국산 모바일게임 산업은 게임성이 아닌 확률형 아이템을 통해 매년 고도의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키우는데 한몫하고 있다. 모바일게임은 온라인게임에 비해 인게임 결제가 쉽고 핀테크와 결제 보안 시스템 등 허들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사행성 조장 우려가 더 크기 때문이다.

자율심의와 맞물려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오명을 걷어내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구성 아이템 전체의 확률을 공개해야 할 필요가 있다. 큰 그림에서 자율규제가 옳은 방향이지만 지금까지 게임사들의 면면을 보자면 결코 사행성 문제가 해결되기 어려워 보인다. 제대로 된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게임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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